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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가이아Gaia Apr 07. 2021

[왕비재테크 비밀] 자본주의를 인정해야 한다

My Princess

21.04.07




자본주의를 인정해야 한다




엄마, 그리고 작가 그리고 부동산…

그 외 수 많은 이력 말고 엄마,

엄마 인생에선 이 세 가지,

딱 이 것뿐이다.

훌륭한 어머니

대단하지 않더라도 이루고픈 여류작가

그리고 이 두 역할을 위해 필요했던 ‘돈’,

그 방법 부동산

그렇게 나는 늘 이런 마음으로 살아왔다.





딸, 처음엔 먹고 사는 일에 치여

꿈을 포기하고

유일하게 잘 하는 게 없어서

한 우물만 팠다.

엄만, 정말 엄마가 상상할 수 없었던

이토록 힘들 자리인 줄 몰랐고,

스물 셋에 결혼 할 때를 생생히 기억하면

뭘 알았겠니?

지금 딸 네 나이가 스물 셋인데…

전공을 만든 것도

마구잡이로 돌아다닌 것도

다 돈 때문이었다.





그 때 나를 매료시킨 자리가 엄마였다.

내가 엄마가 된 걸 그렇게 떠벌리고 다녔으니

그렇게 무모하게 엄마가 되고 세상을 배웠다.

바다를 본 개구리처럼

간신간신 딸랑딸랑

엄마 삶은 서글프고 허술했다.

20대 널 낳고

30대 40대 그리고 50대 코앞에서

이런 부족한 글 솜씨로

너에게 삶을 담아 전한다.






엄마보다 많이 배웠고

엄마보다 똑똑한 걸 인정하지만

엄마보다 모르는 게 넌 너무 많을 거야.

그래서 엄마가 스물 셋 너에게 남겨본다.

내 딸,

스물세 살에 꼭 필요한 것들이 뭘까?





엄마 품을 일찍 벗어나

세상 멀리에서 혼자 시작한 서기 연습.

엄마는 널 방치했고

엄마는 널 믿었고

엄마는 널 사랑했다.

지금도 분명하게

말할 수 있는 것들을

이 글에 남긴다.





엄마의 가르침은 독립이었다.

중1, 처음엔 열네 살에

널 떨어트리려 했는데 현실 앞에서 미뤄지고

열여섯에 넌 내 품을 떠났구나.

널 보낼 때 그랬다.

내 장례를 치를 때 만나도 되니

다시 만나지 않아도 되니

이 크고 넓은 세상을 원 없이 살아 보거라.





한심스러운 엄마는

무엇 하나 잘하는 게 없는

그 때 엄마 나이 마흔 셋이었다.

횃불처럼 뜨겁기만 했지

자본주의에 모욕을 당하면서

울타리 안에서 밖에 살지 못하는

내 무지가 부끄러웠다.

지혜도 없으니 무식함에 고집까지 세니

그 삶이 어떠했겠니.

널 가르치기에도 부끄러웠다.





엄마의 충실은

무지한 엄마 곁에서 널 떨어트리는

냉정한 선택을 했고

냉혹한 현실 앞에서도

우린 그렇게 살았구나.





서로 외롭고 외로웠겠지.

마음은 불 꺼진 재처럼

몸은 해골처럼

어설픈 앎으로 무지의 상태로

너에게 무심하려 애썼으니

도저히 어떻게 그리 할 수 있었는지

지금도 인정하는 건

네가 엄마의 스승이라는 것이다.

엄마가 먼 훗날 남기고 갈 교훈이 있다면

바로 이거야.

자식이 스승이고 엄마가 제자라고.

즉, 강한 것은 약하다는 거고

부드러운 것은 딱딱하다는 거지!





이렇듯 승현아,

엄마가 일러 줄게.

스물 셋 꽃봉오리의 꽃이 피어날 땐

이미 뿌리가 자리 잡았을 테고

그 꽃은 앞으로 사시사철을 살 텐데

고목이 되어도 꽃을 피우려면

이것만은 지키고 살아라.

바로 도리라는 거다.





엄마가 이렇게 사는 것

네가 그 자리를 지키는 것

서로에게 부끄러움이 없음이 도리다.

도리란 그 사람의 자리 이름값이다.

개가 인간보다 훌륭할 수도 있고,

인간이 개보다 못함처럼

넌 그런 도리를 다 할 줄 아는

고목을 준비해야 한다.

꽃잎이 떨어질 때 추할 수 있음처럼

넌 늘 젊지 않을 수 있음을 각인해라.





노인이 원해서 늙은 것이 아니지만,

쪼그라든 주름이 부끄러울 만큼

흉악스럽기도 한 늙은이가 있는가 하면

그 주름에서 삶의 경륜이 나이테가 된

훌륭한 주름을 지닌 노인도 있다.

추한 주름과 훌륭한 주름의 시작점은 어디였을까?

때를 놓친 시작이

그 시작의 갈림길이다.





즉 도리란

때를 놓치지 않을 때 지켜나갈 수 있다.

범상치 않은 사람과 별 볼일 없는 사람은

첨부터 부모 씨앗을

잘못 뿌린 것에서 시작 된다.





엄마는 엄마의 부모님에게서 만들어졌듯

넌 내가 뿌린 씨앗에서 나왔다는 사실이지.

엄마는 그래서 상처가 많다.

내 부모님이 그럴 수밖에 없음을 이해하는 건

그 부모님들이 그러셨으니까.

그래서 엄마는 엄마가 참 싫었다.

뼈다귀 살점까지 마음에 들지 않았던

혹독하게 가난했던 엄마의 과거는

아직도 내 옆을 떠돌아다닌다.

쉬이 잘라버리지 못하는 것들이

피라는 걸까.





엄마는 어리석어서

가난한 게 왜 그토록 싫었을까

그건 엄마도 꿈이 있었다는 거지.

꿈을 꾸고도 꿈 근처에도 갈 수 없는

경지에 오면 좁아지지.

전과자가 사기꾼이 손가락질 당하는 것처럼

꿈을 포기한 고등학교 3년은 형벌 같아서

엄마는

세상은 지배와 피지배자로 나뉘는 거라 믿었다.





승현아.

그래서 하찮은 생각은

하수들의 수준이 비좁은 눈이라 그러하니

넌 때를 놓치지 말고 도리를 다해 살아라.

그러면 이치를 간직하게 된다.

이 글이 너의 가슴에 들어가

작은 영향력이라도 되어주길 바라며

그 수많은 위인들의 글에서 영향을 받을 때

넌 가르침을 꼭 받아들여 기록해라.

네가 먼 훗날 엄마가 되면

또 그렇게 종교적 영향과 신앙을 익히듯

배움에 굶주리지 않도록 키워라.





승현아,

엄마는 잔재주 부려 여기 오지 않았다.

억지로 만들어 살지 않았고

영원히 살지 못해도 된다 믿었기에

나를 혹사시켜 얻은 병에 아쉬움이 없다.

너희를 이리 키웠으니

내 병든 몸에 미련이 없다.

단, 오히려 언제 죽을지도 모르기에

의연히 이 글들을 남긴다.





그러니 혹 내 죽음을 듣게 되는 날

넌 안타까워도 말고

그냥 이별이란 슬픈 것이니

어쩔 수 없다 생각해라.

그러나 이것만은 또렷이 기억하고 살아라.

자유를 만끽하기 위해선

허기에 시달려야 하고

도리를 알기까지는

스승의 매를 거부하지 마라.

꼭 그리 살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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