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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가이아Gaia Nov 09. 2022

[가이아(Gaia)의 부자의비밀] 엄마가 주는 철학 I

위대한유산

저자 권선영 (Gaia)






엄마가 주는 철학 I 




엄마는 어느 경상도 안동이란 시골에서 태어났다

내 아버지는 성공과 거리가 멀었고

교육을 받지 못한 어른이셨다

내 어머니는 어떤 분이셨는지 모른다

왜 두 분이 사랑을 했고 나를 왜 낳았는지

단 한번도 묻지 못했다

그건 내 어머니가 나를 남기고

27살 나이에 저세상으로 가버렸기 때문에.

따라서 나는 그렇게 태어나면서부터 시련이었을지 모른다.

어린 엄마는 바로 할머니 손에 넘겨졌고

결핵으로 돌아가신 엄마처럼

엄마는 그렇게 가난한 아이로 홀로된 조모 손에 자라야 했다.    





어렸을 적엔 몰랐다

나의 모든 주변 사람들을 다 자기 살기 바빠서

나에게 관심도 없었고

내 아버지도 도시로 돈벌러 나가

나는 철저하게 고립되었다

가장 중요한 어린 시절

가장 중요한 교육을 받지 못했다

글을 못 읽으시는 할머니를 대신해

조금은 똑똑해야 했던 것들과

친인척 집을 찾아다닐 때 길눈이라도 밝아야

사탕 하나라도 더 얻어먹거나 칭찬받을 수 있었다.    





그리고 열한 살 되던 해 알게 되었다

내 새엄마가 나를 사랑하지 않은 이유를

그렇게 엄마는 자기연민에 빠졌다

주변의 다른 친구들에 비해

엄마는 상대적 비교와 더불어 열등감을 심하게 얻게 되고

그렇게 어린아이의 분노는

자신의 지적 성장을 위해 써야 할 시간을

어른들의 권력과 권위에 저항하다 미운 오리 새끼가 된다.    





엄마는 자기 안에 반항을 어떻게든 표출할 수 없게 된

16살에 집을 나오게 되는거지

그건 이런 일화들이 쌓여서였다

예로 어릴 때 방학 과제물에 탐구생활이란 숙제가 있는데

내 부모님은 숙제할 책을 가게 포장지로 뜯어버리셨고

3천원 주고 산 김소월 시집을 냄비받침으로 쓰실 땐

정말 진지하게 억울했다

나의 사회성도 탐구능력도 인지능력이나 커뮤니케이션능력

이런 걸 키워주셔야 할 내 부모님께선

가난하다는 이유로 허구한 날 다투셨다.

방목, 방임, 방종 그냥 방치당했다

엄마의 주어진 재능은 학교 마치고 아동노동에 다 바쳐야 했고

왠지 계속 이렇게 끊임없이

부모따라 식당 일에 떡방앗간 일에

부모직업따라 끌려다니는 나는 발작할 만큼 싫었다

그래서 정신병자처럼 내 부모의 심기를 거슬렀지.    





그렇게 지옥을 나온 삶의 또 다름은

끊임없는 인생의 불구덩이였고

돈도 없는 16살 소녀는

시가 쓰고 싶어 책이 읽고 싶어 희곡을 배우고 싶고

문학 비평책을 손에 들어 수필 책을 사 모았지

그런데 책값이 부모님 주머니 훔친 것으론 모자라서

돈 벌고 공부할 수 있다는 산업체를 가게 된다

그곳의 삶은 역시

비루했고 비참했고 어수선하고 혼란스러웠다.    





내 공간이라곤 딱 반평도 못될 공간에

이불을 펴 촛불 켜 책을 읽고 글을 썼다

끼니로 주어진 돈으로 책을 사고

그다음은 피아노 학원엘 등록했다

월급 9만 8천원으로 입에 들어가는 돈을 머리에 바쳤지.

혼자 헤쳐 나가야 했다, 끊임없이.

익숙하지 않은 내적외적 성장에

엄마는 펜팔에 의존해서 사랑을 갈구했고

내면의 모순을 껴안으려 돈을 모으기 시작했지

돈을 모으다 보니 정말 비루한 청춘의 희망이랄까?    





사회성을 길들여야 하는 공동생활에서

수많은 친구 선배 후배

살아온 이유도 여기있는 이유도 그 사연들을 목격하며 얻은 게

나는 여기를 탈출해야 한다

극도로 고독했고 극도로 밝았다 그래야 했다

공부하고 먹고 쓰고 읽고 책을 사랑하고

이런 건 조금은 재수없는 공동체에서 혐오스럽지 않기 위해

때론 순수도 분실하며 함께 어울려야 했지.    

늘 사건사고가 몰아치는 여자들만의 기숙사 생활은

늘 한밤중에도 일어났다

때론 경악스럽기도 때론 무가치하다는 느낌, 실망

모르겠다

그 안에 있는 엄마도 그 구성원이었으니

그래서 삶은 혼란과 두려움이란 것이 전염병과 같아

자기의 강한 자아마저도 굴하게 하더구나.    





그때 커피를 배웠다

50원짜리 자판기 커피.

오 주여, 나를 구원해주소서

그렇게 기대하며 Pen을 잡았지.

전능하신 주여, 기도하며 교회를 다니게 된다

훗날 엄마의 사상과 철학이

이때를 경험하며 비롯된 것이 적지 않다

그건 중년에 접어든 지금까지도

나를 불편하게 하는 적당히 비참한 시절이니까.    





엄마는 어떻게 3년의 그 시절을 건넜을까

자기의 꿈을 포기한 소녀가

자신의 본성에 내재한 목적을 궁극적으로 이루어 내기 위해

로마시대 검투사처럼 콜로세움에서 늘 맹수들과 싸웠던 시절.

그 격투의 시간은 그 전투가 끝났음에도

죽지 않고 멈추지 않더란 거지

아마 평생 아킬레스처럼 말야.    





그렇게 자신의 어린 생각이 주는 유일한 방법으로

세상을 이해하려 애썼다.

어쩜 글을 쓸 수 있어 책이 있어 자살하지 않았다.

사람에 싫증나서 사랑에 싫증난 건

사람 같은 사람 만나본 적도

사랑 같은 사랑 받아본 적도 없으면서

홀로 스스로 물에 빠져서 허우적거리던 시절

그런 시절을 살아서 어쩜 끊임없이 지금을 살 수 있다.    





그러니 승현아, 수현아

지긋지긋한 삶을 살면 안 된다

절대로 무의미한 시간을 보내면 안 된다

무조건 이 의미를 전하고자

너희에겐 무의미한 엄마의 시절을 들여주는 이유다.





항상 다음은 없다, 기억해라

너희는 너희의 인생만 살아야 한다

다람쥐 쳇바퀴는 삶의 부조리란 것이지

남들처럼 살지 마라

자유를 얻어야 한다

그래야 한다.    





엄마가 살아온 시간을 거슬러

그런 삶은 로그아웃해야 한다

긴 엄마의 이야기는

너희에겐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

즉 너희 인생도 그 누구에게도 의미 없는 무가치다

그러니 너무 의미를 따지지 말고

너희의 인생을 살아라

집착하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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