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리어를 주도하는 사람이 되기

나를 뽑아주는 곳이 아니라 내가 가고 싶은 곳으로 가기 위해

by 연두초록

지금 하는 일이 물경력이라서 걱정이라면 그래서 본인이 원하는 커리어는 무엇인가? 어찌보면 가장 기본적인 질문이지만 의외로 많이 간과하는 질문이기도 하다. 경력 관리를 잘 해 온 사람이라면 불필요할 수도 있겠지만 물경력이 고민이거나 진로 변경을 원하는 경우라면 꼭 짚고 넘어가야 하는 질문이다.


사실 나는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까지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어릴 때부터 대학원을 졸업할 때까지 나는 직장인으로서의 삶을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원하는 커리어가 있을 리 없었다. 내 꿈은 따로 있고 직장은 단지 생계를 위해 어쩔 수 없이 선택한 길이었다. 그래서 내가 원해서라기보다 내가 할 수 있는 커리어를 만들어가는 식이었다. 직장인으로서 원하는 커리어가 없었으므로 어떤 커리어패스를 만들어야 하는지 모른 채 우왕좌왕했다.


진로가 답답하던 와중에 도전해 보고 싶은 일이 생겼다. 데이터 분석이었다. 다니던 회사를 퇴사하고 데이터 관련 국비 교육을 받았다. 무려 6개월 과정의 교육이었다. 커리어를 전환하기엔 너무 늦은 나이 아닐까 하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나는 같은 반 수강생 중 최연장자였다. 교육 수료 후 입사지원서를 쓰면서 현실의 벽을 뼈저리게 느꼈다. 결국 원하던 데이터 분석 분야로 커리어 전환은 하지 못했지만 데이터 서비스 기획 분야로 이직했다. 관련 분야에서 기획을 하면서 현업에서의 경험을 쌓을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실상은 생각과 너무나도 달랐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커리어 전환을 위한 노력을 지속할 수 있었던 건 원하는 커리어로 전환하겠다는 목표가 명확했기 때문이다. 이전까지는 목표 장소가 없이 낯선 거리를 정처없이 헤매는 느낌에 가까웠다면, 데이터 분석 분야를 목표 진로로 삼은 후부터는 목적지 그리고 내비게이션이 생긴 기분이었다. 물론 목적지까지의 거리나 운전 능숙도에 따라 걸리는 시간은 사람마다 천차만별일 것이다. 내 경우 거리가 가깝지도 않았고 운전도 능숙하지 않았다. 하지만 주행을 멈추지 않는 한 목적지는 점점 가까워졌고, 운전은 점점 능숙해졌다. 조금 돌아왔지만 목적지에 당도했다.


핵심은 커리어의 주도자가 되는 것이다. 심각한 취업난이라는 요즘의 현실 속에서 커리어 주도권을 지키기가 어려운 게 사실이다. 다시 말하면 내가 일자리를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나를 선택해 주는 일자리로 가는 경향성이 크다. 커리어를 주도하는 입장이 되면 불가피하게 자신이 원하던 커리어로 가지 못하더라도 이후의 계획을 세우게 된다. 나는 이 차이가 사실은 삶에 대한 전체적인 태도와도 이어진다고 생각한다.


만약 물경력을 걱정하는 분이 있다면 자신에게 질문해 보았으면 좋겠다. 내가 진짜 원하는 커리어가 뭔지를. 이 질문의 대답이 당신에게 목적지가 등록된 내비게이션을 쥐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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