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경력이 걱정되지만 행동은 하기 싫어

물경력을 한탄할 시간에 뭐라도 하자

by 연두초록

사실 물경력 탈출기에서 가장 전하고 싶은 말은 탈출하고 싶으면 행동하라는 것이다. 구체적인 행동 하나 없이 걱정만 하고 한탄만 늘어놓는다고 상황이 저절로 나아지지 않는다. 물론 이렇게 이렇게 쓰고 있는 나 또한 물경력에 대한 푸념을 늘어놓곤 했다. 하지만 푸념만으로는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았다. 오히려 상황에 대한 불만만 커졌을 뿐이다. 구체적인 행동을 해야겠다고 마음먹고, 내가 원하는 커리어를 만들어가기 위해 행동을 하기 시작하자 걱정에 쏟는 시간이 줄어들었다.


물경력을 탈출하기에 가장 효율적인 행동은 자신이 원하는 커리어를 준비하기 위한 활동이다. 하지만 원하는 진로가 확실하지 않은 경우가 생각보다 많다. 진로를 정하지 못했기 때문에 물경력을 벗어난 커리어를 만들기 위한 첫걸음조차 떼지 못한다. 어떤 준비를 해야 할지부터 갈피를 잡지 못한다. '커리어는 걱정되지만 노력은 하기 싫어' 같은 스탠스도 흔하다. 일자리를 놓고 이토록 치열하게 경쟁하는 지금의 사회가 부조리하다고 생각하지만, 현실을 객관적으로 바라봤을 때 지금 상황에서 자기개발 없이 좋은 커리어를 만들기는 쉽지 않다. 이 경쟁 환경을 돌파할 수 있는 재력, 인맥, 재능을 갖췄다면 모를까 그렇지 않은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가장 현실적인 방법은 결국 '자질을 갖추기 위한 노력'일 수밖에 없다. 이 사실을 납득하고 수긍하기까지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그럼 도대체 어떤 행동을 해야 하는 걸까. 원하는 진로가 있다면 관련 활동을 시작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 어떤 걸 해야 할지 모르는 경우라면 관련 자격증에 도전하는 것부터 시작하는 것도 좋다. 자격증 자체가 엄청난 도움이 된다기보다는 그 과정을 통해 행동의 첫걸음을 뗄 수 있다는 데에 의의가 있다. 마땅한 자격증이 없는 분야라면 해당 분야 키워드를 매일 포털에 검색해 보는 것도 꽤 도움이 된다. 뉴스, 카페 게시글, 커뮤니티 게시글을 보다 보면 그 분야의 흐름에 대해 파악할 수 있음은 물론 간혹 알짜 정보도 얻을 수 있다. 가끔 해보는 게 아니라 루틴 중 하나로 만드는 게 좋다. 초반엔 뭐가 뭔지도 잘 모르겠고 시간 낭비 같은 느낌이 들지도 모르지만 그건 아직 뭐가 중요한 정보인지 파악하는 눈이 없기 때문이다. 꾸준히 보다 보면 흐름이 보이고 무엇이 중요한 정보인지 알게 되기 때문에 점점 소요 시간이 짧아진다. 그렇게 정보들을 접하다 보면 자신이 어떻게 노력해야 하는지 방향 설정을 할 수 있다.


더 어려운 건 진로를 정하지 못한 케이스다. 진로를 정하지 못해서 고민하는 사회초년생들을 주변에서 자주 만난다. 워낙 나이에 따라 꼭 깨야 하는 퀘스트가 있는 것처럼 생각하는 사회여서인지, 많은 사람들이 진로를 신중하게 고민하는 시간을 매우 불안해한다. 종신고용이 옛말이 되어버린 지금 진로 고민은 평생 따라다닐지도 모른다. 경력 n년차가 된다한들 진로 고민은 사라지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니 너무 불안해하고 조급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제대로 고민하는 시간을 갖되 불안에 매몰되지 않도록 경계하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제대로 고민한다는 것은 '진지한 고찰'만이 아니라 행동으로 옮기는 것까지를 의미한다.


현재 하는 일이 물경력이고 진로도 정하지 못했다면 자신이 원하는 커리어패스를 그려보는 것부터 시작한다. 물경력이어서 에너지에 여유가 있을 때 여러 경험을 통해 자신을 탐색해 보자. 내가 무엇에 관심이 있는지, 어떤 적성을 가지고 있는지 알아가기 위해서는 '뭐라도 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자기개발이 가장 보편적인 방법이다. 그중에서도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면 영어를 추천한다. 분야와 사람의 성향마다 다를 수는 있겠지만 영어를 해둬서 기회의 폭이 넓어지는 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입사나 승진을 위한 토익 점수 그 이상으로, 영어 능력은 생각보다 훨씬 더 많은 기회를 준다. 영어에 관심이 없다면 평소에 배우고 싶었던 무언가를 배워보는 것도 좋다. 커리어와 전혀 무관해도 상관없다. 나를 알아가는 시간을 갖는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의미가 있다.


시간을 들여서라도 자신이 어떻게 살아가야 행복한 사람인지를 파악하고, 생계를 위해 어떤 일을 할지 진로를 탐색해 보자. 그 여정을 거쳐 각자가 커리어 주도자가 되었으면 한다. 물론 누군가는 인생에 있어서 직업적 커리어를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때그때 자신에게 중요한 것에 마음을 쓰고 행동하면 된다. 사회초년생 시절의 나는 커리어를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직업 유목민 생활을 거치며 생계를 위한 직업의 중요성을 사무치게 깨달았고 커리어 주도자가 되기로 마음먹었다. 결심했다고 해서 갑자기 대단한 커리어의 소유자가 되지는 않았다. 다만 마음 속에 이정표를 세워두고 행동한 하루하루가 삶의 풍경을 바꾼 것은 확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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