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Pearl Aug 25. 2016

방향성

설득과 실행의 첫걸음

"바꾸긴 해야 하는데 어떤 방향으로 해야 할지..."

"요즘 다른 데는 어떻게 하고 있나요?"

"예산은 있는데 어떻게 구축해야 할지..."

"바꾸긴 해야 하는데 어떻게 설득해야 할지..."

"바꾸면 뭐가 좋아지나요?"


많은 분들이 저를 불러 놓고 하는 말입니다.


기업 또는 기관 등 다양한 조직에서 일하는 직원들이 출근을 해서 처음으로 마주치는 화면.

일반적으로 '기업 포털', '기업 인트라넷', '사내 그룹웨어', '사내 인트라넷'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는 시스템의 첫 화면입니다. (아! 그 앞단에 로그인 화면이 있긴 하죠. ^^)


그 회사(편의상 '회사'로 통일합니다.)의 포털시스템이 가야 할 방향을 왜 저한테 물을 까요?


많은 회사에서 이 포털시스템의 구축과 운영은 IT조직이 담당합니다. 

IT조직은 기획파트를 보유하고 있지만, 이 분들은 대부분 IT시스템의 구성, 솔루션의 선정과 도입 결정, IT 예산계획 등의 업무를 담당합니다. 이 분들에게 포탈시스템을 어떻게 구축해야 할지 방향성을 제시하라고 하면 멘붕이 될 수 밖에 없죠.

포털시스템도 정보시스템의 하나이니 IT기획파트에서 진행하는 게 맞고 그게 뭐 어려운가?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마치 새로운 영업정보시스템 개발의 방향성을 IT 시스템 운영자에게 요청한 것과 비슷한 거죠. 영업사원의 참여 없이 그냥 IT기획파트에서 우리 회사 영업조직만의 영업정보시스템의 방향성을 설정한다면? 아무도 동의할 수 없을 겁니다.

그런데, 포털시스템을 IT기획파트에서 기획한다고 하면 다들 그게 뭐? 당연한 거 아냐?라고 쉽게 말하죠.


포털시스템은 모든 직원이 아침에 출근해서 처음으로 마주하는 화면이고, 각자의 일을 하기 위한 시스템으로 분기하는 첫 화면입니다. 이 화면에 어떤 콘텐츠를 배치해야 하는가? 직원들은 어떤 콘텐츠를 가장 먼저 보아야 하는가? 임원들에게는 무슨 메뉴를 어떻게 제공해야 하는가? 메뉴 순서는 어떻게 결정해야 하는가?


아무도 이런 결정을 어려운 결정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이런 고민을 해야 하는 담당자는 멘붕에 빠지죠. 심지어 그게 뭐 어려운 일이라고? 내가 정해줄게.라고 쉽게 말하기도 합니다. 책임은 져주지 않으면서 말이죠.

쉽다면 쉬운 일이지만 어렵다면 한없이 어려운 일, 그게 바로 우리 회사 모든 직원들이 공통으로 사용하는 포털 시스템의 방향성을 잡는 것입니다.


방향성이 잘못되면 포털시스템을 구축할 예산도 받지 못하고 구축은 또 내년으로 미뤄질 수 있습니다. 예산 배정의 이유가 없는 거죠. 10년 된 시스템을 예산을 못 받아서 그대로 사용하는 회사도 실제 많습니다.

그러다가 결국 최신 브라우저 대응이 안돼서 업그레이드로 방향성을 잡고 최소한의 예산만 확보해서 고도화로 처리하기도 합니다. 방향성 따위는 개나 줘버리고 오로지 IT 이슈 해결의 프로젝트로 진행하게 되는 거죠.


그렇다면, 포털시스템의 방향성은 누가 잡아야 하는가? 딱히 답이 없다는 게 문제이긴 합니다. 그래서 고객들은 저를 불러놓고 난감한 질문들을 합니다.


"다른 기업의 방향성은 무엇입니까? 우리 임원을 설득하게 타사 사례를 제시해주세요."


우리 회사의 방향성을 다른 기업을 보고 결정하는 이상한 현실, 결코 남의 회사 이야기만은 아닙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