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즈음에서 빛과 콘크리트의 거장인 건축가 안도 다다오 이야기를 하고 싶군요. 당신 책에서 안도 다다오를 만날 줄은 정말 몰랐습니다. 그를 통해 무엇을 말하고 싶었습니까?
“불완전함의 미덕입니다. 저는 안도 다다오를 통해 탁월함은 완벽을 추구하는 게 아니라 적절한 불완전함을 받아들이는 과정이라는 걸 배웠어요. 그가 초창기에 지은 집들을 보면 창문이 없거나, 천장이 없이 정원에 노출되어 비, 바람, 눈을 맞는 집도 있어요. 집의 기능을 어느 정도 포기하면서 대신 ‘도시 한복판에서 자연과 교감한다’는 자신의 의도를 달성한 거죠.
안도의 뛰어남은 결함이 필연적이라는 걸 받아들인 겁니다. 그런 자제력이야말로 중요한 품성 기량입니다. 학창 시절 가난하고 성적도 별로였던 안도는 권투 선수가 됐고, 링에서 배운 실전 기술을 후에 건축에 활용했어요. 이기고 싶다면 난관을 돌파해야 했죠. 얼굴을 보호하려면 몸은 노출되도록 두고 맞아야 했어요. 그는 완벽함이 아니라 기꺼이 받아들일 만한 정도를 추구했습니다. 불완전함에서 아름다움을 찾는 와비사비를 찾아낸 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