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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달라졌어요

by 박근필 작가





어제 호냥이(호랑이 같은 고양이)에게 손가락을 심하게 물렸어요.

손톱 일부가 부서지고 살은 파여 출혈도..;;


그런데 이게 중요한 게 아니라 이후 제 태도 때문에 글을 적습니다.


예전 같으면 저도 인간인지라 화도 나고 그 고양이도 미워 보였겠죠.

'하필 왜 지금 내가 이렇게 다쳐야 하나?'라는 답도 없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하며 기분을 더 나쁘게 만들었을 거예요.


그런데 어제 전 그렇지 않았어요.

너무나 태연하게 적절한 소독 및 지혈 처치를 하며 그 상황을 지나갔습니다.

화도, 고양이에 대한 미움도 전혀 없었어요.

정말 전혀요.


'일어날 수 있는 일이야,

어차피 일어날 일이었을 수 있어,

곪지만 않으면 돼.'라고 생각했습니다.


놀라운 건 의도적으로 이런 생각을 한 게 아니라

자연스럽게 생각을 했다는 겁니다.

과거와는 확실히 다른 반응과 태도죠.

제가 달라진 겁니다.


곰곰이 생각해 보니 그동안 읽었던 책들과 문장들 덕분인 것 같아요.

저의 뇌와 마음이 긍정적으로, 제가 원하는 대로 변한 부분이 있나 봅니다.


책은 사람을 만듭니다.

책은 사람을 바꿉니다.

책이 좋습니다.


좋은 책 많이 읽으세요.

그리고 다치지 마세요.



--





다리 하나가 부러졌거든 두 다리가 부러지지 않은 것을 감사하라.

만일 두 다리가 부러졌거든 목이 부러지지 않은 것을 감사하라.

만일 목이 부러졌거든 더 이상 걱정할 것이 없을 것이다.





이미 수천 년 전부터 정해져 있는 대로 모든 일이 잘 진행될 테니 스스로 안달하고 초조해져 자신을 괴롭히지 말라.


일들이 일어난 대로 받아들이라.

나쁜 건 나쁜 대로 기쁜 건 기쁜 대로.

그럼 삶은 순조롭고 마음은 평화로울 것이다.

감정에 흔들림 없이 현실을 수용하라.


어떤 문제가 생겨도 노 프라블럼을 외칠 수 있는 태도.

나아가 그 문제를 초월할 수 있는 태도.

이미 일어난 일에 대해 나쁜 감정을 갖지 않고 자신을 잃어버리지 않는 태도.

그럼 행복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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