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그로쓰 퍼실리테이터 박근필 May 11. 2024
며칠 전 '콘크리트 유토피아'를 봤습니다.
요즘 쉬는 날 일주일에 한두 번
그동안 못 본 영화를 챙겨 보는 게 하나의 낙입니다.
보는 내내 많은 생각이 들더군요.
'나라면 어땠을까.'
상황마다 인물마다 저를 대입하며 봤습니다.
다수를 위해 소수를 희생하는 게 옳은 걸까.
내가 속한 집단, 내 가족, 나를 지키기 위해
타집단, 다른 가족, 타자를 죽음으로 내몰아도 괜찮은 걸까.
모두를 품고 가자니 불 보듯 뻔하게 다 죽을 미래가 보이니,
기준과 자격 요건을 만들어 갈라치기 하고 배척하는 게 과연 어쩔 수 없는 건가.
공리주의에 대해 곱씹는 시간이었습니다.
다수를 위하고 다수에게 유리, 유익하면
소수는 무시되고 소외돼도 어쩔 수 없거나
당연하게 받아들여야 하는 건지..
긴 생각에 잠겼지만 결론은 쉽게 나지 않더군요.
가장 저를 괴롭게 만든 지점은,
만약 나였어도 내 가족을 지키기 위해서는 인류애를 저버릴 수도 있겠다는 생각입니다.
아내와 두 딸이 저를 비정하고 짐승 같은 사람으로 볼지언정,
제 가족이 다치는 건 차마 상상할 수 없고 용납이 안 되더군요.
이런 결론을 내린 제 자신이 썩 좋아 보이지 않아 마음이 찜찜하고 불편했어요.
그래도 어쩌나요.
전 제 가족을 지켜야 할 가장인걸요.
인류애와 집단/가족/개인 이기주의 사이에서 지속적으로 갈등하고 고민하게 만드는 영화였습니다.
이렇게 생각과 질문을 던져주는 영화나 책이 전 좋아요.
아직 보지 못한 분께 추천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