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애를 저버린 가장은 나쁜 시람일까?




며칠 전 '콘크리트 유토피아'를 봤습니다.

요즘 쉬는 날 일주일에 한두 번

그동안 못 본 영화를 챙겨 보는 게 하나의 낙입니다.


보는 내내 많은 생각이 들더군요.

'나라면 어땠을까.'

상황마다 인물마다 저를 대입하며 봤습니다.


다수를 위해 소수를 희생하는 게 옳은 걸까.

내가 속한 집단, 내 가족, 나를 지키기 위해

타집단, 다른 가족, 타자를 죽음으로 내몰아도 괜찮은 걸까.

모두를 품고 가자니 불 보듯 뻔하게 다 죽을 미래가 보이니,

기준과 자격 요건을 만들어 갈라치기 하고 배척하는 게 과연 어쩔 수 없는 건가.


공리주의에 대해 곱씹는 시간이었습니다.

다수를 위하고 다수에게 유리, 유익하면

소수는 무시되고 소외돼도 어쩔 수 없거나

당연하게 받아들여야 하는 건지..

긴 생각에 잠겼지만 결론은 쉽게 나지 않더군요.


가장 저를 괴롭게 만든 지점은,

만약 나였어도 내 가족을 지키기 위해서는 인류애를 저버릴 수도 있겠다는 생각입니다.

아내와 두 딸이 저를 비정하고 짐승 같은 사람으로 볼지언정,

제 가족이 다치는 건 차마 상상할 수 없고 용납이 안 되더군요.

이런 결론을 내린 제 자신이 썩 좋아 보이지 않아 마음이 찜찜하고 불편했어요.

그래도 어쩌나요.

전 제 가족을 지켜야 할 가장인걸요.


인류애와 집단/가족/개인 이기주의 사이에서 지속적으로 갈등하고 고민하게 만드는 영화였습니다.

이렇게 생각과 질문을 던져주는 영화나 책이 전 좋아요.


아직 보지 못한 분께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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