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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이 바로 그날이네요

by 박근필 작가

우려했던 일이 일어났네요.
최대한 늦게 오길 바랬던 날이 왔어요.
오늘이 그날입니다.

첫째 하교 후 아내와 다 같이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 아내가 제게 이런 얘기를 꺼내놓습니다.

첫째(초3)를 좋아하는 다른 반 남학생이 있는데 오늘 첫째에게 사귀자고 말했고,
첫째는 어~라고 말했다고..

그렇습니다.
드디어 저 말고 다른 남자가 생겼네요 딸에게.. ㅠ

이름이 뭔지 묻고 농담 식으로 걔 좀 만나자고 전달해다오, 학교 찾아가야겠다 하니,
흥칫뽕 메롱 그러지 말라고 하네요.

너 나와 나중에 결혼하기로 하지 않았냐 물으니
내가 왜, 내가 언제~ 이럽니다.. ㅠ

시무룩해진 제가 짠했는지
나중에서야 얘랑 사귀기만 하고 결혼은 아빠랑 한다네요.
엎드려 절 받았습니다 ㅎㅎ

사귀면 어떻게 되는 건데 물으니
그냥 같이 학교에서 노는 거야 그래요.

짜식..
빨리도 큽니다.
둘째도 곧이겠죠.

마음을 비워야 하는데
내려놓아야 하는데
애들은 우리에게 온 손님일 뿐인데..
기분이 요상한 건 어쩔 수 없네요.

딸바보 아빠는 그저 웁니다.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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