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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모 헌드레드는 축복인가 저주인가

100세 또는 그 이상 사는 걸 모든 사람이 반길까요?

모든 사람이 간절히 원할까요?

모든 사람에게 축복일까요?

여러분은 어떤가요?

내가 100세 또는 더 오래 살 수 있다고 가정하면

어떤 기분이 드나요?

즐겁고 행복하나요?

아니면 싫고 두려운가요?

각자 입장과 생각이 다르니 다양한 답이 나올 겁니다.

즐겁고 행복할 것 같다.

아니다,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의견이 갈리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크게 두 가지입니다.

첫째, 단순 기대 수명이 길어지는 건

사실 큰 의미가 없어요.

정작 중요한 건 건강 수명입니다.

건강 수명도 같이 길어져야죠.

예컨대 70세에 중증 치매에 걸렸는데

120세까지 산다고 상상해 보세요.

본인과 가족에겐 절대 행복하지 않은 50년이 될 겁니다.

죽기 전까지 건강해야

길어진 수명의 혜택을 즐길 수 있어요.


둘째, 죽기 전까지 건강하기만 하면

100세, 120세까지 즐겁고 행복하게 살 수 있나요?

아니죠, 반드시 하나가 더 있어야 합니다.

업(業)입니다.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직업, 일이 있어야 합니다.

젊을 때 벌어 놓은 돈과 모아 둔 자산이 많은 극소수 사람을 제외하면요.

우리같이 평범한 사람은 부모 세대보다

최소 이삼십 년 이상을 더 일해야 합니다.

생존을 위한 생존 노동이죠.

50세에 은퇴나 정년퇴직 후 재취직을 못해

백수로 100세, 120세까지 산다고 상상해 보세요.

어떤가요?

끔찍하고 참담하고 불행한 삶이 떠오릅니다.

호모 헌드레드가 모두가 기다리고

모두에게 선물인 세상은 아니에요.

건강하냐 건강하지 않느냐,

계속 돈을 벌 수 있느냐 벌 수 없느냐에 따라

천국이 될 수도 지옥이 될 수도,

행복과 축복이 될 수도 고통과 불행이 될 수도 있습니다.


- <나는 매일 두 번 출근합니다>, 글쓰는수의사 투더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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