균열

같이, 함께 멀리 갑시다

글이란 걸 처음 쓸 때부터 든 생각이 있다.

일종의 부담, 두려움이다.


내 글을 내가 아는 사람이 보면 어떡하나.

특히 평소 얼굴을 보며 지내는 사람들.


그건 내겐 참으로 민망하고 부끄러운 일이다.

일상적인 이야기나 지식, 정보의 내용이면 몰라도

나에 대한 글, 더군다나 속 깊은 나를 드러내는 글을

그들이 본다는 걸 아직 나는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다.


그런데 이게 나의 한계를 규정하고 있다.

나를 벽 안에 가두고 있다.

나에 대한 솔직하고 진솔한 글을 쓰는 것은 방해한다.


이 벽에 균열이 생겨야 봇물 터지듯 까진 아니더라도

지금보다는 술술 글이 써질 거다.


어쩌면 내가 가장 쓰고 싶어 하는 글일 수도 있다.


그 균열을 과연 내가 낼 수 있을까.

모르겠다.

사실 자신이 없다.


그런데 꼭 내고 싶다.

벽을 허물고 싶다.

그 안에 있는 나를 꺼내 주고 싶다.

그럼 지금보다 훨씬 자유로울 것 같다.


내겐 큰 용기가 필요하다.

그 용기가 최대한 빨리 생겼으면 좋겠다.


아니지,

내가 빨리 용기를 가지길 비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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