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캐, 부업은 선택이 아닌 필수인 시대

N잡러가 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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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의 이름만으로 살아가기에는 이 시대가 너무 불안정합니다. 하나의 수입만으로 버티기에는 삶이 너무 길고, 예측 불가능합니다. 그래서 이 시대를 사는 우리에게는 '부캐', '부업', '다른 정체성'이 필요합니다. 이제는 선택이 아니라 생존의 문제입니다.


예전에는 본업 외에 다른 일을 한다고 하면 '왜?'라고 물었습니다. 지금은 '안 해?'라고 묻습니다. 누구나 직업 하나쯤은 더 갖고 있는 시대입니다. 부캐는 더 이상 가벼운 놀이가 아닙니다. 삶을 지탱하고, 저를 지키는 무기가 되었습니다.


제게 글쓰기는 그랬습니다. 처음에는 단순히 감정을 쏟아내는 공간이었지만, 점차 정체성을 새롭게 만들어주는 도구가 되었습니다. 수의사라는 본캐에, 작가라는 부캐가 붙으면서 제 삶은 하나의 틀 안에 갇히지 않게 되었습니다.


퇴근 후의 글쓰기, 집필 시간은 그저 취미 활동이 아니라 또 다른 출근이었습니다. 수입의 규모를 떠나 자존감이 생겼습니다. 성과는 작더라도 방향이 생겼습니다. 결국, 브런치 작가가 되었고, 전자책을 냈으며, 종이책을 두 권 출간하게 되었습니다.


글을 쓰고, 책을 내고, 강의를 하면서 저는 점점 '작가'라는 또 다른 직업의 옷을 입게 되었습니다. 이제 저는 수의사이자 작가이고, 병원에서 아픈 동물을 돌보며, 책상 앞에서 아픈 사람들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사람입니다.


이중 생활이 피곤하지 않으냐는 질문을 자주 듣습니다. 물론 피곤합니다. 하지만 한 가지 삶만 사는 게 오히려 더 버거웠습니다. 하루 종일 병원에만 갇혀 있다 보면, 제가 점점 기능인이 되어가는 것 같았습니다. '내 삶이 이게 다일까?' 하는 질문이 떠나지 않았습니다.


글을 쓰고, 책을 내고, 저만의 부캐를 만들면서 그 질문이 사라졌습니다. 하루에 두 번 출근하는 삶이 비로소 제 삶에 숨통을 틔워 주었습니다.


'부업'이라는 말이 주는 거부감도 이해합니다. 하지만 지금은 시대가 달라졌습니다. 직장은 제 것이 아니고, 직업은 제 것입니다. 언제든 회사를 잃을 수 있지만, 제가 만든 일은 누구도 빼앗을 수 없습니다.


그렇기에 지금 이 시대를 사는 우리 모두는 '나만의 부캐'를 하나쯤은 가져야 합니다. 그것이 글쓰기든, 영상이든, 교육이든, 무엇이든 좋습니다. 여러분의 또 다른 정체성, 여러분만의 이름표를 하나 더 만들어 두시기를 바랍니다.


지금 시작해도 늦지 않았습니다. 지금 시작해야만 합니다. 이 시대를 살아남기 위해서라도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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