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쓸 때 배어있어야 할 태도

불특정 다수의 독자에 대한 세심한 배려가 필요하다.

by 박근필 작가

언어는 누군가의 얼굴을 드러내지만, 얼굴을 지우기도 한다.

[,,,] 습관적으로 쓰는 언어가 얼마나 차별적인지 알게 될수록 타자를 치는 손이 무거워진다.

[...] 언어는 또다시 인식과 문화를 형성하고, 제도적 차별의 기반이 된다.

[...] 생각 없이 쓰는 언어가 실재하는 존재를 어떻게 지우는지 알아차린 사람은 쉽게 말을 뱉지 않는다. 나는 이런 태도가 글을 쓸 때도 배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크게 보면 문자 언어도 일부만 사용할 수 있는 특권이지만, 적어도 글을 통해 불특정 다수에게 말을 걸 때는 시대의 감수성에 섬세하게 다가가는 서사와 표현을 고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내 표현이 누구에게 향하는지, 누구의 얼굴을 지우는지, 그 표현으로 누가 사회적 공간에서 밀려나는지 살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편견에 휩싸여 소중한 존재에게 "그러다가 너 맘충돼"라거나 "너 된장녀 같아"라고 말하는 무지한 폭력을 행사할 수 있으니까. 비문이나 맞춤법은 수정하면 그만이지만, 차별적인 언어는 누군가의 상처를 찌르고 눈물샘을 건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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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이 쉽게 쓰일 때면 최은영 작가의 <내게 무해한 사람>을 찾아 읽는다. 특히 마지막 <작가의 말>에 실린 진심을 되새긴다. "내 마음이라고, 내 자유랍시고 쓴 글로 실제로 존재하는 사람들을 소외시키고 그들에게 상처를 줄까 봐 두려웠다. 어떤 글도, 어떤 예술도 사람보다 앞설 순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내가 지닌 어떤 무디고 어리석은 점으로 인해 사람을 해치고 있는 것은 아닐지 겁이 났다. 나쁜 어른, 나쁜 작가가 되는 것처럼 쉬운 일은 없다는 생각을 종종 한다. 쉽게 말고 어렵게, 편하게 말고 불편하게 글을 쓰는 사람이 되고 싶다."


<당신이 글을 쓰면 좋겠습니다>, 홍승은






말보다 글의 힘이 강할 때가 많습니다.

말은 휘발성이 강하지만 글을 오래도록 남기 때문이며,

말은 듣는 사람에게 한정되어 영향을 주지만 글은 불특정 다수에게 영향을 미칩니다.

따라서 말도 조심히 신중해서 해야 하지만 글은 더욱더 독자가 상처받고 외면받지 않도록 신경 쓰고 잘 살펴야 합니다.


저도 누군가의 얼굴을 지우는 글이 아닌

세상에 소중한 존재로 드러나게 하는 따뜻한 글을 쓰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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