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어른이 되었다 할지라도 인간은 모두 삶 앞에서 무력한 존재이기 때문에 삶의 무게를 함께 나눌 친구가 꼭 필요하다.
특히나 마흔이 넘으면 삶의 여정에서 샌드위치처럼 가운데 끼어 있는 상태로 위와 아래에서 동시에 오는 많은 요구를 감당해야 한다.
집안의 경제를 책임지고 아이들 뒷바라지하느라 허리가 휘지만 사람들은 그것을 당연한 일로 받아들인다.
힘겹다고 말하면 나 스스로 무능함을 인정하는 말처럼 들릴까 봐 어디 가서 한숨도 제대로 못 쉰다.
그러나 사람은 어린아이든 어른이든 노인이든 모두 전지전능한 신이 아니기 때문에 미처 해결하지 못하는 취약한 부분이 있다.
이럴 때면 나에게 버틸 힘을 주는 친구가 더욱 절실해진다.
- <만일 내가 인생을 다시 산다면>, 김혜남.
나도 가끔 그런 친구가 그리울 때가 필요할 때가 있다.
기대고 싶을 때.
위로받고 싶을 때.
하소연, 푸념하고 싶을 때.
그런데 난 아직 친구끼리는 그게 쉽지 않더라.
일종의 자의식의 해체가 덜 된 거일 수도 있겠다.
친한 형이나 아내에겐 뒤늦게 가능해졌다.
나의 힘든 점, 나약한 점, 밖으로 꺼내기 부끄러운 점을
거리낌 없이 털어놓을 수 있는 친구가 단 한 명이라도 있다면 그 사람의 인생은 진정 성공했다 말할 수 있다.
꼭 친구가 아니어도 좋다.
선후배, 형동생, 가족도 괜찮다.
삶의 무게를 함께 나눌 수 있는 존재 자체가 있는 것만으로도 우린 살아갈 힘을 얻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