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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oto Jan 23. 2020

시월이와의 시간

개농장 구조 믹스견, 시월의 일기

시간이 가는 것의 즐거움을 아니, 상상초월 행복함을 느끼고 있는 요즘이다.

시월이와의 시간은 정말 그렇다.


산책 가방에 어느 정도 익숙해졌는지 줄을 당기면 살금살금 들어와 앉습니다. 지퍼를 잠근 모습
이제는 산책을 즐길줄 아는 용감한 강아지 이시월!!!


산책을 시작했다. 집에서 산책 연습을 하다 목줄을 풀고 도망간 적도 있고 목줄을 이로 잘근잘근 씹어 끊을 번한 적도 있다. 그래서 우선은 집에서 목줄을 하고 시월이와 이방 저 방을 걸어 다닌다. 어느 정도 잘 따라오기 시작해서 이제는 시월이를 안아서 밖으로 산책을 나간다.


어제는 시월이 스스로 걸어서 문밖으로 나가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1층에 내려가 도보 블록도 2-3분 밟았다.

똥을 쌀지 정말 몰랐는데 똥을 싸는 바람에 신이 나서 시월이를 집에 데려다 놓고

똥 봉투를 가져와 똥을 주웠다. 똥 줍는 일이 이렇게 즐거울 일인가?

심지어는 밖에서 닭고기 간식을 먹었다.

니 보통 개들이라면 환장하는 닭고기를 먹은 일이 이렇게 기특할 일인가?

(이제까지 시월이는 밖에 나가면 긴장하고 흥분해서 아무것도 먹은 적이 없었다)


강아지의 똥을 줍거나 강아지가 간식을 먹는 일은 정말 흔한 일이다. 아마도 대부분의 강아지를 키우는 사람들은 경험해 보았을 일이다. 방치된 개농장의 출산 경험이 있는 구조된 강아지를 키우는 나는 산책을 나가고 똥을 줍고 간식을 주면 먹는 이런 일들이 하나하나 다 기록하고 싶은 날들이다.



시월이는 매일매일 과거의 두려운 기억으로 칠해진 어둠을 뚫고 나를 향해 한 걸음씩 다가와준다.

시월이의 세상이 얼마나 어둡고 두려울지 나는 정확히는 알지 못한다.


시월이가 처음 왔을 때,

허리를 펴지 못하고 눈동자를 불안하게 굴리며 만지면 무서워 똥오줌을 싸고

안으면 뒷다리를 바들바들 떠는 모습들로 추측할 뿐이다.

시월이에게 내가, 사람이 두려운 대상이라는 것을.


조언을 받고 있는 훈련사님은 생명이 위협받고 있는 정도의 아주 극심한 두려움 일 것이라고 말씀하셨다.

나는 그 말이 정말 자주 떠오른다.


내가 시월이를 안고 무릎에 올리고 손에 대한 둔감화 훈련을 할 때마다 시월이는 나를 똑바로 쳐다보지 못한다. 그러다 차츰 나를 정면으로 쳐다보는데 “시월아, 미안해 고마워......” 하다 눈물이 쏟아졌다.

생명의 위협을 받으며 이 훈련을 해야 하는 시월이는 얼마나 힘들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단 한 번도 짖지도 물지도 않는 너.


나는 무는 강아지를 무서워하는 데 처음에 시월이의 두려운 눈빛이 나는 나를 물 거라고 생각했다.

아니었다. 시월이는 아무리 아무리 무서워도 나를 물지 않았다.

똥오줌을 그 자리에서 지리는 그런 두려움에도 나를 한 번도 물지 않았다.

나는 무는 강아지에 대한 막연한 무서움이 있는데

이제는 시월이가 나를 절대로 물지 않을 거라는 것을 알고 있다.

내가 시월이에게 신뢰를 쌓아야 하는데 오히려 시월이가 나에게 신뢰를 주고 있었다.

너무 미안하고 고마웠다. 처음에 시월이가 나를 물것 같다고 생각이 들면

나도 너무 무서워 더 만지지도 못했는데,

이제는 차라리 너무 무서우면 날 물어도 괜찮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시월아 너무 무서우면 물어도 돼 엄마는 괜찮아.

나는 정말 너무나도 운이 좋은 사람이야. 시월이을 만나 엄마 아빠는 행운이야.

시월이 같은 강아지를 만나서. 세상 하나뿐인 우리 시월이.


사람과 동물이 만나 가족이 되는 일은 배가 아파 사람 아이를 낳는 일보다는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한 일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한번 가족이 되면 그것은 감히 비교할 수 없는 사랑이다.

처음 엄마 다리에 턱을 아슬아슬하게 괴고 자는 모습 그리고 일주일 정도 지나 엄마 옆에 누워 자게 됩니다.
다리 한짝도 엄마팔에 올려놓는 용감하고 건방진 시월이


시월아, 너무너무 사랑해.





사지 마세요 입양하세요 버리지 마세요

시월이 인스타 계정으로 오시면 매일매일 용감해지는 시월이를 보실 수 있어요


인스타 @october_n_love

유튜브 https://www.youtube.com/channel/UCtKE2fvbsLcDKvp02Sg0kw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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