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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oto Mar 13. 2022

모두에게 이해받고 싶은 그 마음

나이 서른, 생각보다 인생이 쉽지 않다.
최근에 생각한 것은 아니지만, 서른 즈음이면 분명 좋아질 거라 막연히 믿었다.
당황스러운 상황을 유연히 지나가는 방법이나 나를 모르는 사람들에게 단호히 선을 긋는 방법 같은 거.
어느 상황에서나 자연스럽고 멋지게 잘 대처하는 방법을 시간이 지나면 터득할 것이라 막연히 믿었다.

물론, 한편으로는 나는 죽기 전까지는 이렇게 어렵고 피곤한 인생을 살겠구나. 생각하지 않은 것도 아니다.
그냥 좀 더 쉽고 행복하게 살고 싶어서 희망을 걸었었다.



결혼하고 나서 오랜만에 쓰는 글이라 아무도 보지 않는 이 글이 누군가에게는 오해가 될 수 있으니 미리 말하자면, 내 결혼생활은 아무 문제가 없는 걸 넘어 정말이지 행복하고 사랑스럽다. 행복한 결혼 생활의 이야기는 추후 다른 글에서 해보면 좋겠다.

언제나 두서없는 글을 쓰고 있자면, 나는 정말 성인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장애, 심리학에 관심 있다면 알만한 ADHD가 아닐까 종종 생각한다. 뭐 그게 내 인생에 문제일지는 나중에 검사해봐야 알 일이겠지만.


다시 본론으로 들어가자면,
1년여 정도만에 내가 다시 브런치에 글을 쓰는 이유는 역시나 나와는 절교할 수 없는 내 인생의 친구, '우울감'이 몰려오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내 경우, 글쓰기 준비물 중 필수품으로 '우울감', '외로움' 등)

사회생활도 쉽지 않고 오래 알고 지낸 친구들과의 관계도 석연치 못하다. 친정 식구들과도 이틀에 한번 꼴로 사소한 상처를 주고받는 일이 이어지고 있다. 쓰자니 심각해 보이지만 사실은 그저 남들 다 있는 평범한 보통의 날들이라 생각한다. 남들 다 있는 아주 사소한 일들로 나는 큰 실망과 상처를 반복한다.
그러던 와중에 문득 그런 생각을 했다.

'모두에게 사랑받을 수 없다는 것을 분명히 알고 있으면서도, 
나는 왜 자꾸 누구 하나에게라도 이해받지 못하면 상처 받고 실망하고야 마는 걸까?'
상처를 지나 내 마음 바다의 심연에서 조용히 이 의문 한 줄기가 천천히 떠올랐다. 도대체 나는 왜 모두의 이해를, 모두의 사랑을 받고 싶어 하는 걸까. 누구나 사랑받고 싶어 하지만 사랑받지 못한다고 나만큼 흔들리고 슬퍼하는 사람은 내 주변에(내가 알기로)는 없다.

나는 더 이상 나를 탓하고 싶지 않아 졌다. 나는 나약해, 내가 문제야 라며 나를 탓하며 진지한 이 질문의 답을 회피하며 살았다. 짧지만 긴 30년. 충분히 괴로웠고 외로웠다.

분명, 스스로도 답을 알고 있었겠지만. 때로는 누군가의 입에서 들어야만 하는 말이 있다.
나는 언제나 정직하고도 잔인하게 답을 주는 남편에게 질문했다.
"어릴 적, 엄마는 모두가 인정할 만큼 언니를 많이 편애하고 그래서 나는 내가 모두에게 사랑받을 수 없다는 사실을 어릴 때부터 충분히, 뼈저리게 경험하며 자랐는 데. 왜 나는 아직도 모두의 이해와 사랑을 갈구하는 걸까?"
"그랬기 때문이야. 애정결핍인 거지."
단호하고 정직한 대답이다. 언제나 군더더기가 없다. (자닌해)

스무 살 이후로는 엄마를 이해했고 그랬기에 용서했고, 사랑했고 여전히 사랑한다. 사실은 용서할 것도 없이 완전히 이해했다. 반려견 두 아이를 가족으로 맞이하며 아픈 손가락이 있다는 것을 직접 경험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릴 적 받은 상처는 제대로 치유가 되지 못한 걸까. 아니면 치유가 되었어도 나는 이미 그런 사람이 되어서 고칠 수 없는 걸까.

모두에게 사랑과 이해를 받을 수 없다는 것을 모르는 어른도 있을까? 분명히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누구 하나에게라도 이해받지 못하면 내 마음에서 '쿵'하고 무언가 떨어지는 소리가 들린다. 그리고 하루 종일 그 일이 신경 쓰인다. 아마추어 주치의 남편이 내린 내 병명은 '애정결핍'. 실제로 그럴지는 당연히 전문의와의 상담이 필요하겠지만, 나는 나의 인생과 남편을 위해 서라도 상담을 받고 치료에 적극적으로 응할 것이다.

(매번 외부에서 상처를 받고 와서 집에서 치유를 하는 아내를 가진 남편에게 미안하다..)

그저 나는 유리 멘탈이야, 내 멘탈은 쿠크다스야 하며 내 인생을 방관하고 방치하지 말자.

내 인생에 반복적으로 일어나는 상처는 분명 원인이 있을 것이다. 어떤 문제를 발견했다면 최대한 객관적으로 상황을 바라보고 이성적으로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지, 이 반복적인 상처를 어떻게 하면 끊어낼 수 있을지, 내 인생을 아끼고 사랑하는 만큼 진심으로 열정적으로 해답을 찾아가야 할 것이다.

물론 한 참을 돌고 돌아,
이제야 나의 문제 앞에 서서 대면하는 나지만.
가까운 이의 사랑과 이해를 넘어 먼 친척, 이웃에게까지 사랑과 이해를 받고 싶어 하는 나와 같은 사람들이 혹시나 이 글을 본다면. 나와 함께 이 문제를 해결하고 더 행복한 인생을 살자. 

행복해지자.


이 글을 끝까지 읽어줬다면 같은 마음이라 확신하기에 
응원하겠습니다.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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