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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토리 Jul 10. 2024

꿈은 없지만 하고 싶은 일은 많습니다.

아르바이트편

대학생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해보았을 아르바이트

나는 대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해본 적이 없었다.


아르바이트하며 보내는 시간에 차라리 공부를 해서

장학금을 받으라는 부모님의 권유에 따라

그 시간에 공부를 했고,

대학교 재학시절 4년 동안

성적우수 장학금을 받으며 학교를 다녔다.


그렇게 25살이 되어 졸업할 때까지

내 손으로 돈을 벌어본 경험이 없었다.  


졸업 후 소속감을 잃어버린 나는

스스로의 힘으로 돈을 벌고 싶었다.


그래서 아르바이트가 하고 싶었다.

다른 친구들이 보면 배부른 소리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부모님의 지원을 받아 공부하는 일은 감사하면서도

죄스러운 일이었다.


소속감이 없는 취업준비생, 수험생들이

자주 느끼는 감정일 테지만

답답하고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가득한 기분


이 기분을 없애기 위해 시작했던 첫 아르바이트

그렇게 독서실 총무 아르바이트를 시작하였다.




첫 아르바이트를 통해

내가 사람 만나는 것을 좋아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1년 단위의 수험기간 동안 작아진 모습에

친구들도 만나지 않을 때였는데

아르바이트를 하며 사람을 만나는 것은 즐거웠다.

독서실에 오는 사람들은 모두 상황은 다르지만

하나의 목표를 위해 달려가는 사람들이었다.


그 사람들과 만나 이야기할 때

어떤 날은 위로를 받았고

또 어떤 날은 응원을 받기도 했다.  


특히나 독서실에 오시는 40대, 50대의 어른들은

나에게 또 다른 응원이 되었다.


아르바이트를 하느라

끼니를 제대로 챙겨 먹지 못한다고 간식을 사다주시고,

당신이 챙겨 온 식사를 나눠주시기도 하였다.

그들이 건넸던 따뜻한 말,

마음은 여전히 내 기억에 생생히 남아있다.


단순히 내 손으로 생활비를 벌고 싶은 마음에

시작한 첫 아르바이트였음에도

사회에 첫 발을 내디딘 순간

좋은 어른들을 만날 수 있는 시간이었다.  


독서실 총무 아르바이트를 했던

그 해 임용을 포기하게 되었다.  

임용을 포기한 후 일반 취업을 하기로 마음먹고

6개월 정도 부모님께 말씀드리지 못했다.

나 자신도 확신이 없는 채로

부모님을 설득할 자신이 없었기 때문이다.




두 번째 아르바이트는 취업준비 기간 동안 했던

프랜차이즈 카페 아르바이트이다.

취업을 하기로 마음먹은 후

알바몬 공고를 열심히 확인하던 그때

집 근처 카페에서 채용 공고가 올라왔다.


그렇게 시작한 카페 아르바이트는 재미있었다.

손님응대, 재료정리, 음료제조, 홀 정비, 홀 청소 등

업무도 다양하고

손님을 대면하는 업무는 나에게 생각 이상으로

 큰 기쁨이었다.


이 아르바이트를 통해서 서비스업이 체질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고객에게 음료를 추천하는 것도,

새로운 레시피를 연습하고 숙지하는 것도,

나를 보면 반가워하는 단골손님들이 생기는 것도

모두 기쁨이었다.


그러다 취업을 한 후 카페 아르바이트를 그만두었지만

그때 느꼈던 기쁨은 여전히 생생하게 기억난다.



아르바이트를 돈 버는 수단 그 이하, 이상도 아니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겠지만

나에게 있어 이 두 번의 아르바이트는

스스로 돈을 벌 수 있다는 자부심을 느끼게 해주었다.


그리고 멋진 어른들을 만나며

나 역시 그런 어른이 되고 싶다는 꿈을 꾸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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