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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소스 코드'

디지털 포렌식으로 풀어보는..

by 이웃의 토토로 Dec 22. 2015

 “과거에 접속해 미래를 구하라”  

2011년에 개봉한 제이크 질렌할 주연의 영화 ‘소스 코드’는 최첨단 기밀 시스템으로 과거에 접속해 대형 테러를 막는다는 독특한 설정의 SF 액션 블록버스터이다. 영화 속에서 미래를 바꾸는 시공간 이동 프로그램을 지칭하는 소스 코드는 사실 컴퓨터 소프트웨어와 관련된 용어이다.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소스 코드는 디지털 기기의 소프트웨어 내용을 프로그래밍 언어로 나타낸 설계도라는 의미이다.  

이 영화를 선택한 이유는 컴퓨터 소프트웨어 용어를 사용했기 때문이 아니라 과거로 돌아가서 증거를 확인하는 과정이 보안의 디지털 포렌식과 닮아 있기 때문이다. 디지털 포렌식(Digital Forensics)이란 디지털 정보를 저장하는 모든 단말기의 정보(증거)를 복구하고 분석하는 과학 수사 기법의 일종이다.   

영화 소스 코드는 시카고 외곽에서 유니언역으로 향하는 통근열차가 폭발하여 탑승객이 전원 사망하는 사건에서부터 시작된다. 주인공 콜터 스티븐스 대위는 이 사건의 폭발물과 범인을 찾기 위해 폭탄이 터진 시점부터 8분전 시간의 사건 현장에 투입된다. 그를 사건 현장으로 보내주는 시스템이 바로 ‘소스 코드’인데, 희생자 중 한 명의 기억 속에서 마치 그 현장에 있는 것처럼 행동하면서 폭탄을 찾고 범인을 잡는데 애쓰게 된다.

그리고 8분이 지나면 폭탄은 시카고 유니언역에 진입하면서 폭발하게 되고, 폭탄과 범인을 찾을 때까지 다시 8분전으로 되돌아가게 된다. 폭탄이 숨겨져 있을 장소를 수색하고 의심스러운 사람들을 한 명씩 조사하면서, 어리둥절해 하는 일행까지 챙겨야 하는 주인공은 매우 바쁜 8분의 시간을 반복적으로 보내게 된다.


소스 코드는 보안 이슈가 발생했을 때 현장에 투입되어 디지털 증거를 수집하고, 이를 분석해 내면서 악의적인 침입의 흔적과 활동들을 파악하여 어떠한 침해사고가 발생했는지 타임라인을 완성해 가는 디지털 포렌식의 과정과 동일하다.  

영화에서 콜터 대위는 폭탄을 제작, 운반, 설치 할 수 있는 범인을 찾아야 하기에 의심스러운 행동과 배경을 근거로 범인을 특정해 보지만, 번번히 실패하게 되는데, 결국 폭탄을 설치한 장소를 찾아내고, 그곳을 출입한 사람들과 다양한 가능성 등을 종합하여 범인을 잡게 된다.

디지털 포렌식도 위와 같은 방법들을 거치면서 타임라인을 완성하게 되는데, 의심스러운 접속, 패킷, 로그인 흔적, 시간대, 사용자, 접근 목록, 외부 통신 및 다운로드 등의 정보를 종합하여 해킹하고자 하는 목표물과 방법을 찾아가는 활동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영화 소스 코드에서 이 프로그램을 가동하는 최종 목적은 열차 폭발 사건을 되돌리기 위해서가 아니라 범인이 계획하고 있는 2차 공격을 막기 위해서이다. 디지털 포렌식도 마찬가지이다. 디지털 포렌식은 침해 사고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투입되지만 궁극적인 목적은 기업이 가지고 있는 취약점이 2차, 3차 피해로 이어지지 않게 예방하는 관점으로 봐야 한다. 영화 속 소스 코드 프로그램 책임자의 “과거를 바꾸는 것이 아니라 미래를 바꾸는 거죠”라는 대사처럼.

주인공에게 주어진 8분의 시간, 사건을 해결하고 나서 자신이 들어와 있는 소스 코드를 꺼 달라고 부탁을 하는데, 자신이 있는 시공간은 영원히 남아 있을 것인가? 마치 사후 세계에 대한 질문을 남기는 것 같은 여운도 있는 영화이다. 컴퓨터를 꺼도 남아있는 기억 속에서 영원히 살아갈 수 있을 것인가?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 “살아 있는 시간이 단 8분뿐이라면, 지금 무엇을 하겠어요?” 라는 주인공의 질문에 여러분 각자의 대답을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갖기를 바라며..


이 글은 회사에서 발행하는 월간 '安'에 기고한 글이며, 내용과 편집에 도움을 받았습니다.

http://www.ahnlab.com/kr/site/securityinfo/secunews/secuNewsView.do?curPage&menu_dist=1&seq=24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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