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하루를 기록한다는 것

까맣게 잊어버리는 지우개를 만나기 전에 머릿속을 비우는 방법

by 이웃의 토토로

항상 무언가를 끄적거린다. 문득 생각난 것을 포스트잇에 적어서 붙여놓거나 눈에 띄는 사각의 노트에 적어둔다. 출근 후 책상에 앉아 커피를 준비한 후에 첫 번째로 하는 일도 오늘 할 일의 리스트를 보는 것이고, 퇴근하면서도 마지막으로 하는 일 중 하나는 내일 할 일을 리스트업 하는 것이다.

메모를 해 두면 계속 기억해야 하는 일을 잊어버리는 일을 줄일 수 있다. 가끔은 메모를 안봐서 놓치는 경우도 있지만 아주 가끔 그렇다. 책상 위에는 2cm x 2cm 정도 되는 (노랗거나 주황색이 대부분인) 작은 포스트잇이 여러 장 붙어있다. 업무적인 것과 개인적인 것을 색으로 구분하기에 항상 두 가지 색상이 있다.


갑자기 메모를 하려면 메모지와 펜이 있어야 하기에 항상 손에 들고 있는 스마트폰을 이용하자고 마음먹었다. 앱스토어에서 여러 가지 앱을 검색하고 이것 저것 화면 구성과 평가를 읽으면서 고른 것은 “Day One”이라는 앱이었다. 간단히 글을 적고 사진 한 장을 첨부할 수 있는 형태여서 단순하지만 계속 쌓이면 나름의 기록이 될 수 있을 것 같았다. 유료 결제를 하고 2014년 12월에 처음 글을 썼는데 오랫동안 지속하지 못했다. (유료로 산거라 아직도 기록이 잘 남아있고 잘 써지긴 한다)

다양한 디자인에 화려하게 꾸미는 것 보다 단순하고 깔끔한 앱을 계속 찾아서 몇 가지를 더 써보았으나 크게 흥미를 갖지 못했다. 아이폰 기본 앱인 메모에도 적어보고, 에버노트에도 적어보고, (지금 메인으로 노트를 적는) 업노트에도 적어보았으나, ‘간단하고 빠르게 느낌이나 생각을 메모하기’에는 적당하지 않았다.


오늘 네이버카페 아사모에서 “Daygram”을 만드신 분이 출시 10년을 기념하여 한시적 무료로 풀었다는 글을 올렸다. daygram은 심플한 것을 찾아 헤메일때 보았던 기억이 있는데, 출시때부터 지금까지 단순함을 꾸준히 유지하면서 편리한 기능을 업데이트 중이었다. 무료로 다운로드를 받고 감사한 마음을 담아 배경에 사진을 넣을 수 있는 유일한 유료 기능을 1,100원에 결제했다. 아이폰, 아이패드, 맥에서 다 사용이 가능하고, 같은 계정으로 설치하면 iCloud를 통해서 싱크가 잘 된다.

카페에 가서 개발자의 글 밑에 감사하다는 말을 남기니 바로 반응해 준다. 사용자의 피드백을 받아서 꾸준히 개선하려고 10년째 노력하고 있는 걸 보니 무엇이든 하려면 실력도 있어야 하지만 ‘꾸준함’이 더 중요하다는 걸 생각하게 된다. 나에게 부족한 그 ‘꾸준함’을 키우고 싶다. 그래서 매일 천 자 씩 쓰는 꾸준함을 유지하려고 졸리지만 노력중이다.


20251031. 1,272자를 쓰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판교의 출퇴근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