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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지능

가장 인간다운 것은 글을 쓰는 것

by 이웃의 토토로

대규모 언어모델인 LLM(Large Language Model)으로 학습한 인공지능이 각광받고 있다. 텍스트와 이미지 등 다양한 데이터를 학습한 생성형 AI 서비스들은 다음에 올 단어를 확률적으로 배치하는데, 사람이 보기에는 매우 그럴듯하고 정확한 것 같은 이야기를 꺼내놓는다. 딥 러닝 기술로 인공지능의 발전을 앞당긴 사람 중 한 명인 제프리 힌튼 교수도 우리는 알고리즘을 제공했지만 실제로 인공지능이 어떻게 그런 결과를 학습했는지 알 수가 없다며 인공지능의 위험성에 대해서 많이 이야기 했다.

생성형 AI가 내 놓은 결과물이 아니라 어떻게 학습해서 구현하는지를 생각해 보면 기본적으로 인간이 만든 콘텐츠로 학습을 하기에 인간의 지식에 기초하고 있으며, 정보를 검색하고 조합하고 분석하여 질문에 알맞은 정답을 만드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여기에는 올바르고 합리적인 판단을 하는 인간의 언어 뿐만 아니라 거짓말하고 논리적이지 않고 고집스러운 주장의 내용도 학습했을 것이라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매일 글을 천 자씩 쓰기로 마음먹은 것도 생성형 AI 도구에게 써달라고 하면 금방 써내는 세상에서 나만의 글쓰기 감각과 문체를 잃고 싶지 않은 이유가 크다. 그런게 있었나 싶을정도로 오랫동안 글을 쓰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메신저는 대화 상대방이 있고 반응을 하기 때문에 좀 다르지만, 스마트폰으로 트위터나 페이스북과 같은 소셜 미디어를 많이 쓰면서 글쓰는 길이가 점점 줄어들었다. 초창기 트위터가 140자로 제한하고, 페이스북은 제목을 따로 적을 수 없는 등 글자수와 형식의 제한이 많았던 형태에 적응해 버린 것일지도 모른다. 특히 스마트폰의 작은 화면은 줄바꿈이 많아서 짧은 문장을 더 선호하게 되었다.


환경에 적응하면서 말이 줄어들고 생각이 짧아지는 것 같은 느낌이다. 하루아침에 글을 논리 정연하고 긴 문장으로 적을 수 없으니 조금씩 글쓰는 근육을 키워 나가서 생각하는 바와 의견을 잘 적을 수 있게 노력해야한다. 인공지능은 내가 런던에 가 본 적이 있는지 판단하려면 개인 정보를 학습하고 사진의 위치 정보를 찾고 공개해둔 블로그를 검색하여 판단해야 한다. (적당함을 넘어서는 전기 에너지와 함께) 꽤 많은 데이터와 적당히 긴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하지만 가 본 적이 없다는 사실을 스스로는 금방 판단할 수 있다. 인간의 기억과 사고는 아직 생성형 AI 보다 어느 측면에서는 나을 것이다. 꽤 오랜 시간 동안. 인간의 인지능력은 단순히 정보를 많이 가지고 학습한 것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상호작용과 생각을 통해서 나오는 것이기에, 인공지능이 ‘초지능’이나 ‘인지력’을 가진다고 말을 해도 정말 인간의 것과 같은 것인지는 알 수가 없을 것이다.


앞으로도 가장 인간답게 살아가는 방법 중 하나는 생각을 글로 쓰는 것이라고 믿는다.



20251107. 1,378자를 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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