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경처럼 이제는 익숙한 신체의 일부가 되어버린..
코로나가 공포처럼 퍼져나가던 2020년 초반부터 지금까지 거의 6년 정도 쓰던 마스크 없이 퇴근을 했다. 가득 차서 떠밀리는 정도는 아니지만 빽빽하게 들어선 지하철 안에서 약간은 어색하게 서서 왔다. 가끔씩 기침을 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혹시 감기나 독감인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집으로 잘 돌아왔다.
요즘이야 출퇴근길과 회의실에 들어갈때만 마스크를 쓰고 있긴 한데, 퇴근하려고 마스크 끈을 땡기는 순간 끊어지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그냥 퇴근을 했다. 한참 유행이 심할때는 두꺼운 KF94 마스크를 2년 넘게 여름이건 겨울이건 쓰고 다녔다. 그 후로는 얇은 피타마스크를 계속해서 쓰고 있는데 이제는 숨쉬는 것도 자연스럽고 안경에 김이 서리는 것도 익숙하게 조절할 수 있게 되었다. 그냥 안경을 쓰듯이 피부의 일부처럼 자연스럽게 쓰고 벗는다.
화이자 백신을 세 번 맞았고, 해외도 여러 번 다녀왔지만 항상 마스크를 쓰고 있다. 동유럽에 여행을 갔을때 보름 동안 마스크를 쓰지 않았었다. 비엔나에 도착한 첫 날 민박집 주인에게 마스크를 쓰고 다니는게 이상하지 않냐고 물어보았는데 쓰고 다니는 사람이 있어서 괜찮지만 사람들이 내가 코로나나 감기에 걸린 걸로 알꺼라는 이야기를 해줬다. 예방 차원에서 쓰는 사람은 오히려 없다고 하는 말을 듣고 오해받지 않기 위해서 쓰지 않았다. 생각해보면 감기 걸린 사람이 마스크를 쓰는 것이 맞으니까.
코로나가 유행하던 초반에는 아무 마스크라도 살 수 있으면 사는게 중요했지만, 이것 저것 써보니 KF94를 제외하면 지금 쓰는 피타마스크가 잘 맞다. 빨아 쓸 수 있는 얇은 부직포 같은 마스크고, 코로나 예방 효과는 없다고도 말하지만, 마스크를 쓰고 나서 부터 감기에 걸리지도 않아서 예방 차원에서 좋은 것 같다. 집에 바이러스를 옮길 수도 있으니 크게 불편하지 않는 한 계속 쓰고 다닐 생각이다.
퇴근길에 마스크를 안쓰고 있으니 찬바람도 직접 얼굴에 부딪히고, 사람들의 시선도 바로 닿는 것 같아서 조금 많이 어색했다. 그동안 얇은 마스크에 꽤 적응하고 지냈나보다. 올해도 3가 독감 백신을 맞았고 마스크를 잘 쓰고 다니니까 감기나 바이러스에 걸리지는 않을 거라 생각한다. 물론 독감 백신을 맞아도 다른 종류의 유행하는 독감에 걸릴 수 있고, 마스크를 쓰고 다녀도 감기 바이러스에 노출될 수 있지만 예방하고 조심하면 확률은 확 낮아질테니까 지속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20251112. 1,193자를 적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