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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11일

빼빼로가 가장 인기 있는 날

by 이웃의 토토로

1자가 네 개가 겹치는 날, 11월 11일. 11시 11분 11초가 되면 1이 10개나 된다. 빼빼로 매출의 절반이 나온다고 하는 날이다. 롯데웰푸드의 보도자료를 보니 올해 매출이 2,415억원, 이 중에서 해외 판매가 1,000억원 정도 된다고 하니 엄청난 매출 성장이다. 지금까지 2조 원 어치가 넘게 팔렸다고. 1983년에 오리지널 맛으로 시작되어서 지금은 다양한 버전이 있는데, 크런키와 아몬드 버전을 제일 좋아한다. (집에 쿠앤크 버전이 있는데 아직 안먹어봤다) 이젠 또 빼빼로야? 싶은 생각도 있지만, 일 년 중에 가장 많이 먹게 되는 때이기도 하다. 오늘이 지나서 내일이 되면 빼빼로가 좀 싸게 팔리려나 하는 생각을 늘 한다.


11월 11일은 다른 기념일이기도 한데, 바로 ‘농업인의 날’이다. 농민에게 중요한 흙에서 착안하여 한자 흙토자를 아라비아 숫자로 바꾸면 십+일이 되어서 11월 11일로 정했다고 한다. 그래서 가레떡을 나누는 ‘가래떡 데이’로 기념하기도 한다. ‘지체장애인의 날’이기도 한데, 바로 서는 ‘1’자의 모양에서 신체적 장애를 이겨내고 바로 서는 모습을 나타낸다. 2020년에는 6.25 전쟁 70주년을 맞이하여 ‘유엔참전용사 국제 추모의 날’로 정했다. 세계에서 유일한 유엔 참전 용사를 기념하는 공원이 부산에 있는 ‘유엔기념공원’이다. 사람의 두 다리를 형상화 해서 11자로 보아 걷는 사람을 위한 ‘보행자의 날’이기도 하다.


글로벌하게는 ‘제1차 세계 대전 종전 기념일’인데, 영연방국가들이 기념을 한다. 잉글리시 프리미어 리그(EPL)를 보면 이 즈음에 선수와 심판, 코칭 스태프까지 가슴에 빨간색 양귀비 꽃 앰블램을 달고 추모하는 것을 볼 수가 있다. 우리나라의 현충일과 비슷한 날인 셈이다.


다른 누군가가 어떤 날로 어떻게 기념을 하던 상관없이, 기억나는 것은 역시 빼빼로와 관련된 것이다. 결혼을 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와이프에게서 (아몬드)빼빼로 한 박스를 선물로 받았다. 라면박스만한 크기로 40개가 들어있었다. 엄청 부자가 된 기분으로 와이프랑 뜯어서 먹고 사람들과 나눠먹고 한참을 누릴 수 있었다. 잊지 않고 박스채 안겨준 그 마음을 기억한다(물론 나도 빼빼로를 사줬다). 무엇이든 함께 나눈다는 건 즐거운 일이다. 언젠가 빼빼로 대신 5만원권을 20장 돌돌 말아서 박스에 넣어서 줄 생각이다. (우선 5만원권부터 모아야겠다..)


20251111. 1,181자를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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