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에 생각나는 굿즈들..
눈 내리는 라이언 스노우볼을 찾으려고 회사 책상을 열심히 뒤졌지만 찾지 못했다. 책상 밑에 이것 저것 넣어서 쌓아둔 A4용지 박스 안에도 없고, 책꽃이 안 칼라박스에도 없었다. 회사에서 자리를 옮길때마다 처음 샀을때 들어있던 완충재로 둘러쌓인 박스에 넣어서 소중하게 보관해 왔는데 너무 잘 챙겨놓았나보다. 화요일에 계속 고민하면서 떠올려 보니 집에 가져와서 tea box 아래에 놓아둔 것을 기억해냈다. 퇴근 후 저녁을 먹고 따뜻한 차를 탈 때 마다 그 아래에 놓여있는 크리스마스 디자인을 보고 있었다. 방금 박스를 챙겨서 내일 회사로 가져갈 수 있도록 준비해 두고 이 글을 쓰고 있다.
꼭 겨울에만 나타나는 아이템은 아니지만 겨울과 함께 떠오를 수 있는 것이 오르골이다. 원통위에 튀어나온 점들이 회전하면서 서로 다른 길이의 금속을 통과하면 경쾌한 소리가 울리는 오르골은 어릴 때 부터 좋아했다. 오르골을 접하기가 어려웠기 때문에 어쩌다가 오르골을 만질 수가 있게 되면 태엽을 감아서 연주를 시키고 태엽이 다 풀리면 계속 돌리고 돌려서 반복적으로 들었다. 가끔은 반대로 감아서 강제로 원통을 돌려서 연주를 시키기도 했는데 끌려가듯 울리는 소리는 경쾌하진 않았다.
기념품 샵에 가면 짧은 애니메이션이나 재즈, 팝 등의 오르골을 볼 수가 있었고,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레퍼토리 중 하나는 크리스마스 캐롤이었다. 물론 이메일을 토토로로 쓰는 취향 답게 가지고 있는 몇 가지 오르골은 애니메이션 주제가들이긴 하다. 딱 하나 징글벨 음악이 나오는 오르골이 있다.
오르골은 보통 케이스가 없이 원통과 금속 건반, 그리고 태엽이 있는 형태가 많다. 어딘가 통에 넣고 조립을 하면 삐져나온 손잡이를 돌려서 태엽을 감고 다시 음악을 들을 수 있도록 만들 수가 있는 일종의 부품 형태다. 다음으로는 태엽을 감으면 위에 있는 무엇인가가 (보통 발레리나, 장난감 기차, 산타나 루돌프 같은 것들) 돌아가면서 음악이 나오는 것들이 많다. 친척집에 놀러가서 사촌누나 방에 있던 보석함이 딱 이런 형태였는데, 뚜껑을 열면 발레리나가 회전을 하면서 음악이 나오는 오르골이었다.
책꽃이에는 도쿄에서 산 케이스에 씌워진 오르골이 있는데 천공의성 라퓨타의 주제곡인 ‘너를 태우고’가 나온다. 최근에 산 오르골은 제주도에 여행을 갔을 때 산 것인데 감귤 무늬의 케이스에 들국화 맴버인 최성원님의 ‘제주도의 푸른밤’이 들어있다. 여행지 중에 오르골을 파는 곳을 보면 방문하거나, 꼭 가보고 싶은 곳으로 구글맵에 즐겨찾기를 해 두는데 홋카이도에 가면 오타루의 오르골당을 가보고 싶다.
20251210. 1,273자를 적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