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사이의 안전거리

다가가고 싶은 마음과 멀어지고 싶은 마음의 공존

by 강인함
나는 사람을 만나고 친해지는 게 싫다.
나는 사람이 좋은데, 또 사람이 싫다.


모순처럼 들릴 수 있지만,

나한테는 충분히 이해되는 말이다.


평소 내향적인 성격이지만

의외로 활동적인 편이라 혼자서도 나가서 잘 놀고,

공연이나 맛집, 전시처럼
관심 가는 곳이 있다면 이곳저곳을 다니곤 하는데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이야기를 나누는 것도 좋아해서
낯가림이 있어도 먼저 말을 걸고,
가볍게 대화를 나누다 친해지는 경우도 종종 있다.


물론, 초면부터 말이나 행동에서
무례하거나 쎄한 느낌을 주는 사람은 어느 정도 직감으로 구분이 되기는 하지만


문제는,

시간이 지나 친분을 쌓고 오래 만나는 사람들

처음에는 몰랐던 그 사람에 대한 본성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한다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믿었던 사람에게
친분이라는 명목으로 이용당하거나

배신당한 적도 있었고,


본인의 기대치가 지나치게 높은 나머지

실망스럽다는 표현 아래
불만과 비난으로 타인의 자존감을 깎아내리는 사람들도 많이 봐왔다.


그래서인지

때때로 사람들과 깊은 관계를 원하면서도
불필요한 감정 소모와 상처를 피하기 위해

안전거리를 두게 되는 것 같다.


내가 원하는 건 단순하다.

서로를 있는 그대로 존중하고 배려하며,
솔직하고 차분한 대화로 갈등을 풀 수 있고
한쪽이 일방적으로 의지하는 게 아니라
서로의 꿈과 목표를 응원하고 성장을 도와주며
말이 없어도 마음이 통하고,
시간이 흘러도 편안히 이어지는 관계.


나에겐 그런 관계가 바람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