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우기 연습

놓아야 들어오는 것들

by 강인함

평소에 시간이 될 때마다

서점을 들러서 책을 자주 사는 편이다.


그러면서

다 읽은 책들은 주위 사람들에게 나눠주고

책장의 빈 공간에 새로운 책들을 꽂아두고

시간이 될 때마다 틈틈이 읽곤 했는데


읽을 시간은 턱없이 부족하고

주위 사람들에게 눠주기에

특정 서적들은 권하기 어려운 도서도 있고 해서


공간은 한정적이다 보니,

책상 위까지 탑처럼 쌓여가는 책이 늘어나고 있었다.


그러다 결국 알라딘 앱을 열고

매입이 가능한 책들을 바코드를 찍으며 분류하며

무거운 책들을 백팩과 에코백에 담아 서점으로 향했다.


16권의 책을 넘기면서

24,800원이란 현금을 받고 나니

처음 살 때의 값어치와는 다르게

한없이 적은 금액에 가치가 매겨진다는 것과


내 책들이 나중에 다른 사람의 손에서

다시 의미 있게 읽힐 거라는 생각에

약간의 아쉬움과 후련한 감정이 동시에 몰려왔다.




사람을 만나는 일도 중고 서점과 닮아 있다.


우연히 손 때 묻은 책들 속에서

마음에 드는 책을 발견하기도 하고,


처음 책을 고를 때는

흥미로운 제목과 화려한 표지로 눈길을 끌지만

막상 속을 들여다보면 금방 흥미를 잃기도 하고


오히려 표지가 낡아 보이는 책 안에

깊은 울림들이 숨어 있을 때도 있으며


어떤 책은 단번에 읽고 놓아주지만,

어떤 책은 시간이 흘러 다시 꺼내 보기 위해

소중히 간직해두기도 한다.


인간관계도 이와 같다.

언제, 어디서, 누굴 만나고 떠나보낼지

알 수 없는 것이다.



가끔 생각한다.

좋은 것들을 채우는 데만 몰두하다 보니

'필요 없는 것들을 비우는 법을 잊고 사는 건 아닐까' 하고.


꿈과 미련 때문에 오래 두었지만

더 이상 의미가 없고


읽지 않는 책은 책장에서 비우고 정리해야,

새로운 책들이 들어올 공간이 생긴다고.


놓아야만 들어오는 것들이 있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