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를 다스리는 뇌의 비밀

거울뉴런에서 전전두엽까지, 뇌로 읽는 감정의 흐름

by 강인함
조그만 일에 화를 내지 않아
더 이상 내 기분은 뜨겁지 않아.

혁오 밴드의 Panda Bear라는 곡에서 나오는

가사 중 하나다.


혁오 밴드는 '위잉 위잉', '와리가리'라는 곡들로

대중들에게 많이 알려져 있지만

누군가 나에게 좋아하는 곡이 무엇이냐고 물어본다면

이 곡을 추천해주고 싶다.


나에게 Panda Bear라는 곡은

어린 시절 참 많이 듣고 위로를 받았던 곡이며,

동시에 그만큼 의미가 있는 음악이다.



평소의 나는

살면서 마주치는 사람들이

나와 주위사람에게 폭언을 하거나,

인격적인 모독을 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대부분의 일에 화를 내는 경우가 거의 없다.


간혹 다른 사람들이 느끼기에

기분 나쁜 행동이나 말에도

반응을 잘 안 하다 보니,

주위에서 말하길 "돌부처"라는 말을 종종 듣는다.

(하지만 지렁이도 계속 밟으면 꿈틀 한다.)


사실 나도 화를 내면

상대방도 똑같이 화를 내거나

서로 상처를 입기 때문에

불필요한 감정소모를 안 하려고 반응을 안 할 뿐이지,


사소하게 넘어갈 문제는 넘어가고,

즉각적으로 화를 내기보다는

감정을 어느 정도 다스린 다음 조용한 자리에서

이성적으로 조곤조곤 대화를 나누는 편이다.


그러다 보니,

화를 내야 하는 상황에서 화를 안 내고

자리를 피하거나 침묵을 유지하다 보

오히려 이상하게 생각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얼마 전 버스에서

승객과 기사가 말다툼이 크게 번진 일이 있었다.


원인은 앞 승객이 다인승을 요청하고

카드를 태그를 안 한 것으로

다음 승객이 다인승 처리가 된 것이었는데,


문제는

나중에 담당자에게 환불 처리를 받으면 되는 것을 기사와의 실랑이 끝에 하차를 제때 못했다는 이유로

불만스러운 폭언이 기사에게 쏟아졌고,


위험천만한 고개운전과 날카로운 고함 속에서

나를 포함한 승객들은 불안에 떨어야 했다.


최근 무더위 속에서

많은 사람들이 환경적으로 예민하다는 생각도 들지만,

폭언을 하면서 까지 모두를 불안에 떨게 한 것은

너무나 이성적이지 못하다는 생각과 함께


목소리가 더 큰 사람이 보상을 받는

"기울어진 운동장" 같은 일부 사회적 기대 심리는

없어져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뇌 과학에서 살펴보면


사람이 화를 낼 때는

거울뉴런과 편도체, 변연계와 전전두엽이

복합적인 연쇄 작용을 한다고 한다.

거울뉴런 : 감정 전염(타인의 감정을 복제)

편도체 : 감정을 인식하고 위협 신호에 반응

변연계 : 감정과 신체적 반응을 연결

전전두엽 : 감정을 억제하고 조절하여 행동 판단

자동차에 비유하여 쉽게 설명하면

거울뉴런은 '자동 주행 기능 (Cruise Control)'
편도체는 '센서와 가속 페달'
변연계는 '엔진'
전전두엽은 '브레이크'

라고 생각하면 이해가 쉬울 거 같다.


그렇기에 전전두엽의 브레이크 기능이 약한 사람은 쉽게 화를 잘 내곤 하는데,


이 빈도가 자주 발생이 되면

점점 편도체는 작은 자극에도 민감해지고,

전두엽의 능력이 약해지며

충동, 억제, 판단, 감정 조절력이 떨어지면서


결국 뇌는 "화를 잘 내는 뇌"가 된다고 한다.


이로 인해

우리는 스스로의 감정을 잘 다스리기 위해서는

건강하게 표현하는 법을 알아야 하고


내 감정이 중요하듯이

타인의 감정 또한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고

상대방의 관점에서 바라보고 이해하며,


뇌 건강을 위한

명상과 규칙적인 운동, 충분한 수면과 글쓰기 같은

생활 습관을 가질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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