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게 많다는 것

즐기는 마음가짐과 좋아하는 것

by 강인함

토요일 조금 늦은 오후,

카메라를 들고 항동 저수지에서 폐 기찻길을 따라

눈길이 닿는 곳마다 사진을 찍으며 옥길동 까지

3km 정도나 되는 거리를 걸어갔다.


추운 날씨에 꽃이 피는 봄날의 진풍경은 아니지만

아직까지 버티며 남아있는 단풍과

뺨검둥오리와 백로,

거리에 나온 다양한 사람들을 보다 보니


요즘따라 점점 감정이 메마른 느낌이었는데

나도 모르게 절로 즐거운 웃음이 나기도 한 거 같다.


그러면서 길을 오래 걷다 보니 다리가 조금은 저리기 시작했지만

해가 떨어질 때까지 저무는 태양을 향해 길을 따라 걸어가다 보니 어느새 옥길동 까지 와있었고,

버스 정거장에서 한참을 기다린 후에야 버스를 다.


버스에서 흘러나오는 라디오에서는

집에 돌아가는 사람들을 위해 선곡을 해준 듯

옥상달빛의 '안부'와 김창완 님의 '집에 가는 길'이 잔잔하게 들려왔다.


집에 돌아와서는

그동안 너무 사람들과의 문을 닫고 홀로 지내왔다는 생각이 들어서 SNS인 스레드를 만들고

간단한 자기소개와 함께 그동안 찍었던 사진을 몇 장 게시했

얼마 안 가서 많은 분들이 따뜻한 댓글과 함께 관심의 반응을 남겨주었고

나는 그에 보답하는 답글을 남겨드렸다.


최근 생각보다 친구와 가족들, 주위 사람들

내가 찍은 사진들을 보곤 반응이 좋아서

사진을 조금은 진지하게 해 볼 생각이 든다.


평소에 칭찬이라는 단어가 어울리지 않던 어머니가

내가 쓴 시와 사진에는 칭찬을 아끼지 않는 것에도

조금은 확신이 든 거 같다.


전부터 좋아하는 것을 직업으로 삼는 사람들을 마주하면,

결국에는 즐기는 마음가짐이 어떤 일이든 오래 좋아하고 꾸준히 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한다.


좋아하는 게 너무 많아서 걱정이지만

좋아하는 게 많다는 건

참 즐거운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