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받지 않기 위해 지켜온, 나만의 싸움법
나는 어려서부터 매일 맞고 자랐다
내가 먼저 잘못을 했든
상대가 먼저 잘못을 했든
매번 먼저 사과를 하고 양보를 했다
누구는 왜 매일 맞고 다니냐며,
자존심이 없냐며
한 번을 이길 생각을 안 하냐고 했지만
똑같이 상대에게 주먹을 겨누며
험한 말을 하면
상대에게 상처를 입히고
나도 똑같은 사람이 될까 봐 두려웠다
그러다 보니 아무리 맞아도
견딜 수 있는 맷집이 생기더라
그런데 게껍데기처럼
몸은 단단해질 수 있어도
마음만큼은 단단해지지가 않더라
한 번은 분노와 억울한 감정이 차올라
친구를 향해
험한 말을 하며 수차례 주먹질을 했다
찰나의 순간에
원망스러움과 분노의 감정보다는
내가 친구에게
상처를 입히고 아프게 했다는 것에
눈시울이 붉어지며, 눈물을 흘렸던 기억이 있다
그 친구도 평소 맞기만 하던 나를 보고
크게 당황하며
나에게 사과를 했지만,
내 안에 숨죽이고 있던
내면의 아이는
한동안 누군가를 아프게 했단 것에
자책과 상실감을 느끼고
스스로를 원망했다
그로 인해
서로에게 상처를 입히지 않기 위해
상황에서 잠깐 물러나는 법을 배우기도 했다
나는 속상함에 집에 돌아와
아버지에게 물어보았다
아버지,
"싸워서 이기는 게 이기는 거예요?"
"지는 게 이기는 거예요?"
잠깐 머뭇거리며 생각을 하시더니
"지는 게 이기는 거야, 싸워서 뭐 해 서로 손해인데"
"서로 양보하고 화해해야지"
라고 하시더라
그저, 모든 사람과 좋은 친구가 되려고
당연한 듯이
지는 사람을 자처하고, 양보하며 살아왔는데
누구는 착한 아이병 걸린 거 아니냐며,
왜 매일 손해만을 보냐며 말하여
때로는 의심도 해봤지만
내가 틀리진 않았다고 조금은 위안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