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은 꼭 작별 뒤에 남더라

작별과 감사, 그리고 기억으로 남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

by 강인함

나는 사람들이 떠날 때

그동안 감사의 의미로 작별의 선물을 준다.


예전에는 만년필이나 책을 종종 선물하곤 했는데

일상생활에 쓰기에는

편의상 볼펜이 나을 거 같다는 생각에


올해 회사에서 퇴직을 하시는 분들이 계셔서

앞으로 행복하고 잘되길 기원하는 마음에서

퇴사일에 맞춰 이름이 각인된

파카 브랜드의 조터 볼펜과 샤프를 선물해 드렸다.


모두 감사의 말씀을 하시며, 개의치 않으셨고

한분께서는 다음 주에 평상시처럼 태연하게 출근하시길래

처음엔 당황스러워서


"왜 이 지옥에 다시 제 발로 찾아왔냐"며 물었는데

그 선물이 자신의 마음을 돌렸다며 퇴사를 철회하셨다고 한다.


나는 뭔가 다른 이유가 있는 거 아니냐고 더 물었지만

상세한 말씀은 안 하시더라.




며칠 전 친구에게 중학교 친구의 부고 소식을

갑작스럽게 전해 들었다.


암 투병 끝에 결국

안타깝게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이었다.


사실 소식을 못 들은 지 14년이 지난 친구였지만,

쓸데없이 사소한 것에도 기억력이 좋은 탓에


아직까지 그 친구 성격이 언제나 낙천적이었고

농구와 라면을 좋아했고


내가 도움을 받은 답례로 먹고 싶은걸 다 말해보라고 했는데도 사양하며,

자기는 그저 라면 한 묶음이면 된다며

활짝 웃는 모습이 아직도 기억에서 잊히지가 않는다.


그러면서 소식을 전해준 친구가 말하길

그 친구의 동생분이 기프티콘을 보내주며

마지막에 세상을 떠나면,

자기가 아는 지인분들께

치킨을 보내드리라고 했다고 한다.


나도 미처 갑작스러운 소식에 가슴이 먹먹해지면서

조문조차 가지 못한 심정에

후회스러움을 느끼기도 했고


괜히 실례가 되진 않을까 고민하며

보내는 사람 이름에

함께 다니던 중학교와 이름을 적고 부조금을

계좌로 전하면서,

"안타깝게 세상을 떠났더라도
우리처럼 조금이라도 기억해 주는 사람들이 있으면
고마워하지 않겠냐며"

어렵게 소식을 들려준 친구를 고마워하며

위로했고


소식을 들려준 친구도

"죽음이라는 게 멀게만 생각했는데
친구 중에 그런 게 처음이라 기분이 묘하다면서"

서로를 위안했다.


한편으론 남일 같지가 않아

"나중에 내가 죽으면 누가 찾아와서 울어주고, 기억해 줄까?"

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사람은 누구나 이별을 하고, 세상을 떠나고

자기만의 흔적과 기억을 모두의 마음에 남기는 것 같다.


우리들은 가까운 누군가가
언젠가 떠난다는 것을 기억해야 하고,
만약 떠나더라도
잊지 않고 기억해주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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