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한 생일

관심이 아닌 부담이 되기 싫어서

by 강인함

올해 몇 달 전부터
내 카카오톡에 생일 표시를 꺼두었다.


매년 돌아오는 생일,
친구 목록과 캘린더에 이름과 함께 생일 알림이 뜨고
그 순간마다 축하보다는
작년에 주고받은 선물 내역이 먼저 눈에 들어왔다.

언젠가부터 그 알림은
진심보다는 '품앗이'처럼 느껴지기 시작했고

“내가 너의 생일을 챙겨줬으니까,
너도 내 생일을 챙겨줘”

라는 무언의 약속처럼.

그래서 나는 친구들의 생일은 챙기되,
내 생일은 조용히 지나가길 원했고

그 누구한테도 내 생일에 선물을 줘야 한다는
심리적인 부담감을 없애고 싶었다.

아마 내 생일이 돌아오면
따로 적어둔 게 아닌 이상
아무 일도 없이 조용히 지나갈 거 같다.

하지만 그럼에도 누군가 기억을 하고 말을 건넨다면,


"이 사람은 나에게 특별하게 관심을 기울여주고 있었구나." 싶어

보이지 않게

속으로 감동의 눈물 도가니를 흘릴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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