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몇 미팅과 1 on 1에서 비관주의와 낙관주의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됐다.
나는 낙관주의이고 싶은 비관주의자라고 생각한다. 아마 개발을 하는 사람들이라면 어느 정도 공감할 텐데, 어떤 시스템을 만든다면 아키텍처는 어떻게 구성하는 게 좋을지, DB는 어떤 것을 사용하면 좋을지와 같은 게 바로 머릿속에 그려지는 경우가 있고 아닌 경우가 있다. 나는 머릿속으로 어떻게 하면 될지가 바로 펼쳐지는 것들은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반면, 어려운 점들이 바로 생각나거나 내가 생각하기에 너무 트릭을 써야 하는 경우에는 좀 더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편이다.
그렇지만 안 될 거라는 생각만 하는 사람이고 싶진 않으니 나름대로 strong view, weakly held를 실천하려고 노력은 한다. 다행스럽게도 그동안 이런저런 경험들을 하면서 쌓인 경험치가 있어서인지 시스템이 바로 그려지지 않는 경우가 그리 많진 않다. 그래서 정말 극단적인 경우를 제외하면 반대표를 먼저 떠올리는 경우가 잘 없긴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낙관주의자들과 논의를 할 때면 논쟁이 벌어지곤 한다.
이럴 때면 나는 “비관론자는 명성을 얻고 낙관론자는 돈을 번다.”라는 말을 종종 떠올린다. 사실 이 말은 윈스턴 처칠의 “비관론자는 모든 기회에서 어려움을 찾아내고, 낙관론자는 모든 어려움에서 기회를 찾아낸다.”라는 멋진 말의 변화구인데, 좀 더 노골적인 표현이 재밌어서 재배포판이 더 끌린다.
먼 과거 페이스북(현 메타)을 보면서 이렇게 논란이 많은 서비스가 어떻게 돈을 벌겠냐는 생각을 한 사람이 정말 많았다. 지금은 테슬라를 보고 비슷하게 안 될 거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나 또한 메타의 논란과 위기들을 보면서 그렇게 생각했었고, 테슬라도 마찬가지로 생각했었다. 하지만 그렇게 의심을 받던 메타는 현재 정말 대단한 기업으로써 사업을 잘 영위해나가고 있고, 테슬라는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다.
확실한 것은 관점을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생각이 정말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비관주의 관점으로 접근하면 실패할 이유가 너무나 많지만 낙관주의 관점으로 접근하면 반대로 성공할 이유도 많다. 그리고 실패할 거라고 생각하는 게 더 쉬운 것 같기도 하다. 나 또한 비관주의자에 더 가까운 사람으로서 생각해 보면 안 될 이유는 훨씬 생각하기가 쉽다. 어떤 요소도 부정적으로 보려면 부정적으로 볼 수 있다. 메타의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타임라인을 구성하기 위해 막대한 서버비가 들어갈 텐데 과연 정말 광고비로 그 이상의 이득을 낼 수 있겠냐는 식으로 나 또한 생각했었지만, 지금에 와서는 광고비로 그 이상의 이득을 낼 수 있다는 것이 입증됐다. 결국 내가 틀린 것이다.
특히 스타트업에서는 낙관주의가 더 중요한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많은 스타트업들이 기존의 플레이어들을 부숴서 시장을 장악한다. 비관주의적으로 생각하면 시작조차 할 수가 없다. 이미 기존 기업들이 구축해 놓은 비즈니스를 뺏어오는 게 쉽게 될 리가 없지 않은가. 새로운 고객을 확보하고 싶으면 당연하게도 그 고객은 레퍼런스가 있냐고 물을 것이다. 당연히 기존 기업들보다 레퍼런스가 없으니 할 말이 없고, 그러니 할 수 없을 거라고 생각할 것이다. 그리고 이 악순환이 계속된다. 레퍼런스뿐일까. 온갖 것들에 대해 비슷한 논리가 적용될 것이다.
하지만 위대한 스타트업들을 보면 그 악순환을 깬 경우가 많다. 그 방법이 무엇인지는 회사마다 다르다. 확실한 건 안 될 이유만 생각하는 것보다는 될 이유를 생각하는 게 악순환을 깰 액션 아이템을 생각해 내는데 훨씬 도움 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부정적 에너지보다 긍정적 에너지가 많은 게 정신 건강에도 더 좋고 행복하지 않을까.
결론: 앞으로도 낙관주의의 편에 더 서보려고 노력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