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라는 환상을 버리고..

'생존'이라는 본질에 다가설 때

by 팀 포라

어느 순간부터 '전문가'라는 호칭이 어색하게 느껴지기 시작했다. 세상은 유성룡의 화살처럼 빠르게 변하고, 나는 그 속에서 여전히 배우고 실행하는 과정에 머물러 있기 때문이다. 스스로를 전문가라 가두는 순간, 성장은 멈춘다는 것을 본능적으로 느끼고 있는지도 모른다.


거친 그릇을 다듬는 시간

몇 년 전, 한 대표님이 나에게 이런 말을 건넨 적이 있다. "너라는 사람의 그릇은 참 크지만, 아직 매끄럽게 다듬어지지 않아 거칠거칠한 부분이 남아 있구나."

그때는 그 말이 무슨 뜻인지 온전히 이해하지 못했다. 하지만 한 해 두 해, 현장에서 몸으로 부딪히며 경험을 쌓아가다 보니 비로소 깨닫게 된다. 결국 이 바닥에서 끝까지 살아남는 사람은 화려한 언변을 가진 자가 아니라, 배움을 멈추지 않고 자기 길을 묵묵히 가는 사람이라는 것을.

그런데 누가 배움을 멈추지 않을 수 있을까? 좋은 세미나를 찾아다니고 유명한 연사의 강연을 듣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진짜 배움은 '듣는 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내 삶에 가져와 '실행'해보는 지점에서 시작된다. 매끄럽지 않았던 그릇의 표면은 오직 실행이라는 연마를 통해서만 다듬어진다.


AI 시대, '무엇'이 아닌 '문제'에 집중하라

바야흐로 '대 AI 시대'다. 너도나도 AI를 외치지만, 정작 중요한 본질은 흐릿해 보인다. 핵심은 'AI로 무엇을 만들까'가 아니다. 'AI로 어떤 진짜 문제를 해결할 것인가'가 핵심이다.

글로벌 기업이 만들어 놓은 API 몇 개를 가져와 예쁜 디자인을 입히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그것은 결국 남의 땅 위에 모래성을 쌓는 일이며, 사지로 걸어 들어가는 지름길일 뿐이다. 껍데기가 아닌 알맹이를 고민하지 않는 기술은 기술로서의 가치를 잃는다.


결국 남는 것은 '본질'이다

돈이 많으면 모든 문제가 해결될 것 같지만, 삶은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다. 당장 나에게 예기치 못한 이슈가 생기거나 가족 누군가가 아프기 시작하면, 그토록 쫓았던 숫자들은 한순간에 부질없어진다. 이건 직접 경험해본 사람만이 아는 서늘한 진실이다.

나이가 어리다고 기회가 없는 것도 아니고, 전문직이 아니라고 지식이 부족한 것도 아니다. 결국 본질을 파고들어 생존의 근육을 키운 사람이 마지막까지 살아남는다.


나는 오늘도 완벽한 전문가가 되기보다, 기꺼이 배우고 실행하는 '생존자'가 되기를 택한다. 내 안의 거친 그릇을 쉼 없이 다듬으며, 진짜 문제를 해결하는 사람으로 남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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