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 많은 유형 중 그들이 가장 위험한 이유는 무엇일까?
사회생활을 하며 수많은 유형의 사람들을 만납니다. 책으로만 세상을 배운 이론가, 작은 성취를 태산처럼 부풀리는 포장술사, 자신의 분야 외에는 귀를 닫아버리는 고집쟁이, 그리고 일단 부딪히며 길을 만들어가는 실행가들.
냉정하게 말해 조직의 사다리 위쪽에는 의외로 앞의 세 유형이 자리 잡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들의 오랜 업력과 축적된 경험치를 부정할 수는 없겠지요. 하지만 문제는 그 '경험'이 현재의 '흐름'과 충돌할 때 발생합니다.
최근 한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씁쓸한 장면을 목격했습니다. 30대 중반부터 50대까지의 전문직을 타깃으로 하는 정교한 플랫폼을 기획하면서도, 정작 결정권을 쥔 리더는 타깃의 라이프스타일이나 기술적 요구사항보다는 본인 주변 지인들에게 들은 파편적인 이야기가 세상의 전부인 양 주장하는 모습이었죠.
진정한 전문가는 자신의 지식이 유통기한이 지났음을 인정할 줄 아는 용기에서 나옵니다. 하지만 어떤 이들은 '전문가'라는 타이틀 뒤에 숨어 시대의 변화를 거부합니다. 전문직들이 사용할 세밀한 대시보드를 논의해야 할 시점에, 로그인의 기본 원리조차 이해하지 못해 엉뚱하게 짜증을 내는 리더를 보며 우리는 묻게 됩니다. "과연 이 사업은 지속 가능한가?"
업계에서 20년을 버텼다는 사실이 지금 당장의 문제를 해결해주지는 않습니다. 특히 전문직 대상 플랫폼은 사용자 경험과 서비스의 논리적 완결성이 승패를 가릅니다. 그런데 데이터나 실제 유저들의 니즈보다 본인의 낡은 직관을 우선시하고, 기본적인 프로그램 로직조차 결여된 상태에서 목소리만 높인다면 그것은 '노련함'이 아니라 조직의 '장벽'에 가깝습니다.
진짜 무서운 것은 이들이 결정권을 쥐고 있을 때입니다. 끊임없이 실행하고 피봇하며 최적의 길을 찾아가야 할 실무자들의 발목을 잡는 것은 다름 아닌, "내가 해봐서 아는데"라는 확증편향에 갇힌 리더이기 때문입니다.
참고했던 글의 제목처럼, 우리는 결국 '일에 진심인 사람'과 일하고 싶어 합니다. 일에 진심이라는 것은 단순히 열심히 하는 것이 아니라, 내 경험이 틀릴 수 있음을 인정하는 유연함에서 시작됩니다.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말할 수 있는 담백함
변화하는 기술과 트렌드를 학습하려는 겸손함
주변 동료들의 말이 아닌 실질적인 데이터를 보려는 객관성
이런 태도를 갖춘 이들과 함께라면 실패조차 과정이 되지만, 벽을 쌓고 우기는 이들과 함께라면 성공조차 운에 불과할 뿐입니다. 지금 우리 곁의 '전문가'들은 어떤 모습인가요? 그리고 나는 누군가에게 '함께 길을 만들어가는 동료'로 기억되고 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