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우리는 시스템이라는 이름 아래 인생을 버린다.

내 삶에는 늘 ‘두서’라는 것이 없었다.

by 팀 포라

정확히 말하자면 두서를 갖출 틈이 없었다는 게 맞을지도 모르겠다. 남들처럼 차근차근 계단을 밟아 올라가 보려 해도, 삶은 예고 없이 거센 파도를 몰고 왔다.

가족 중 누군가 갑자기 아프거나, 예기치 못한 사고가 발생했을 때. 그동안 공들여 쌓아온 모든 것들이 한순간에 모래성처럼 허물어지는 경험을 해본 적이 있는가. 돈을 많이 벌고 있었든, 스스로 건강하다고 자부했든 상관없다. 삶이 바닥을 드러내는 순간은 너무나도 빠르고 잔인하게 찾아왔다.

내가 지나온 시간은 때로 전쟁터 같았고, 때로는 보이지 않는 칼날이 사방에서 날아오는 위태로운 현장이었다. 그 속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곤 그저 ‘살기 위해’ 움직이는 것뿐이었다. 깊은 사색이나 거창한 계획은 사치였다. 당장 눈앞의 불을 꺼야 했고, 무너지는 나를 붙잡아야 했으니까.

사람들은 말한다. 미래를 위해 현재를 저당 잡히고, ‘시스템’이라는 견고한 틀 안에서 성실하게 살아가야 한다고. 하지만 나는 묻고 싶다. 당장 오늘 오후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도 모르는 것이 우리네 인생인데, 우리는 왜 그 정체 모를 시스템을 위해 소중한 지금 이 순간을 버리고 있는 걸까.

허망함을 뼈저리게 느껴본 사람만이 아는 진리가 있다. 소중한 것은 ‘있을 때’ 지켜야 한다는 것. 나중에, 형편이 나아지면, 여유가 생기면... 그런 말들로 미루기엔 우리에게 허락된 ‘오늘’은 너무나도 짧고 불안정하다.

만약 당신의 삶이 지금 두서없고 어지럽게 느껴진다면, 그것은 당신이 무능해서가 아니다. 그만큼 치열하게 살아내고 있다는 증거이자, 언제 사라질지 모를 소중한 것들을 지키기 위해 온몸으로 부딪히고 있다는 훈장 같은 것이다.

오늘도 보이지 않는 칼날 사이를 위태롭게 걷고 있을 당신에게, 그리고 나에게 나직이 건네본다. 시스템의 부속품으로 살아가느라 정작 당신의 영혼을 방치하지 말기를. 지금 곁에 있는 온기, 지금 느끼는 숨결이야말로 우리가 지켜야 할 전부라는 사실을 잊지 말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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