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영체계
"마케팅은 소음이 아니라 음악이다.
모든 악기가 조화를 이룰 때 비로소 아름다운 선율이 탄생한다."
지금까지 우리는 관광사업의 기반인프라부터 굿즈, 인적서비스까지 차근차근 준비해왔다. 이제 마지막 퍼즐 조각인 '통합마케팅 커뮤니케이션(IMC)'을 완성할 차례다. 아무리 좋은 상품도 고객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 마치 맛있는 요리를 만들어도 식당 간판이 보이지 않으면 손님이 찾아올 수 없는 것과 같다.
통합마케팅은 단순히 광고를 내는 것이 아니다. 브랜드의 정체성부터 고객과의 소통, 판매채널, 데이터 분석까지 모든 접점에서 일관된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다. 마치 오케스트라의 지휘자처럼 모든 악기(마케팅 요소)를 조화롭게 이끌어야 한다.
"브랜드는 약속이다.
고객과의 첫 만남에서 마지막 작별까지 지켜야 할 신성한 약속."
브랜드의 첫인상은 3초 안에 결정된다. 로고 하나, 색깔 하나가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거나 외면당하게 만든다.
제주도의 CI 사례를 보자. 제주 현무암의 검은색을 기초로 하여 강인한 제주를 상징하고, 녹색은 푸른 한라산과 자연환경을, 청색은 청정한 제주의 바다를 표현했다. 이처럼 지역의 고유한 자연환경을 색상으로 형상화하여 '제주다움'을 각인시켰다. 색상 하나만 봐도 "아, 제주구나!"라는 인식이 자동으로 생긴다. 이것이 바로 성공적인 CI의 힘이다.
CI를 개발할 때는 지역의 독특한 자연환경과 문화적 특색을 반드시 반영해야 한다. 또한 5초 안에 기억될 수 있도록 단순하면서도 강렬한 디자인이어야 하며, 온라인과 오프라인, 각종 굿즈까지 다양한 매체에서도 일관성을 유지할 수 있어야 한다. 복잡한 디자인은 축소했을 때 알아보기 어렵고, 단색으로 인쇄했을 때도 임팩트가 떨어진다.
브랜딩은 제품이 아닌 감정을 판다. 부산의 "Dynamic Busan" 캠페인(2003~2023년)은 단순히 '부산에 오세요'가 아니라 '부산의 역동적인 에너지를 느껴보세요'라는 감정적 메시지를 전달했다. 20년간 사용되며 부산의 개방적이고 진취적인 도시 이미지를 성공적으로 구축했고, 2023년부터는 "Busan is good"이라는 새로운 슬로건으로 발전했다. 이처럼 브랜드 커뮤니케이션 전략은 브랜드의 핵심 가치를 명확하고 감동적으로 전달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
스토리텔링의 마법도 빼놓을 수 없다. 강릉 안목 커피거리는 1980년대부터 자판기 커피로 시작된 단순한 해변가에서 '솔향, 바다향, 커피향'이 어우러지는 연인들의 데이트 성지로 탈바꿈했다. 2000년대 초 유명 바리스타들이 정착하면서 현재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고, 지금은 전국적인 커피 명소가 되었다. 사람들은 단순히 커피를 마시러 가는 것이 아니라 바다를 보며 특별한 추억을 만들러 간다.
"브랜드는 사람과 같다. 오늘은 유머러스하고 내일은 진지하면 누가 믿겠는가?"
모든 접점에서 일관된 브랜드 경험을 제공해야 한다. 웹사이트의 톤앤매너, 직원의 응대방식, 심지어 화장실의 디자인까지 모든 것이 브랜드를 말한다. 고객이 브랜드와 만나는 모든 순간이 브랜드 가치를 강화하거나 약화시킨다. 특히 관광업은 서비스업의 특성상 직원 한 명의 불친절한 응대가 브랜드 전체의 이미지를 훼손할 수 있다.
"좋은 홍보는 외치는 것이 아니라 속삭이는 것이다.
사람들이 저절로 귀를 기울이게 만드는 것."
마케팅을 바다에서 고기 잡기에 비유해보자. ATL(Above The Line)은 큰 그물로 많은 고기를 한 번에 잡는 방식이고, BTL(Below The Line)은 작은 그물로 원하는 고기만 골라 잡는 방식이다.
서울시의 광고 슬로건 "I·SEOUL·U"를 보면 ATL의 힘을 알 수 있다. 전국적으로 서울의 이미지를 각인시키는 데 성공했지만, 비용이 많이 들고 효과 측정이 어렵다는 단점도 있다. 반면 전주 한옥마을의 한복 체험 이벤트는 소규모 예산으로도 강력한 입소문 효과를 만들어냈다. 참여자들이 자발적으로 SNS에 사진을 올리며 바이럴 마케팅이 되었기 때문이다.
효과적인 마케팅을 위해서는 먼저 ATL로 광범위한 인지도를 확산시키고, 이어서 BTL로 타겟 고객과의 깊은 관계를 구축한 다음, 마지막으로 고객이 자발적인 홍보대사가 되도록 유도하는 3단계 전략을 구사해야 한다.
"디지털 시대에도 아날로그의 감성은 여전히 강력하다."
온라인만으로는 한계가 있고, 오프라인만으로는 확산력이 부족하다. 두 개의 날개가 함께 펄럭여야 높이 날 수 있다.
전주 한옥마을의 성공 사례를 자세히 살펴보자. 온라인에서는 2019년 전주시에서 구성한 '전주한옥마을 무한체험 유튜버단' 30명이 다양한 체험 콘텐츠를 영상으로 제작하여 젊은 층의 관심을 끌었다. 동시에 오프라인에서는 현장에서 진행한 전통차 시음회와 한지공예 체험이 방문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그 결과 온라인으로 유입된 고객이 오프라인에서 특별한 경험을 하고, 이를 다시 온라인에 공유하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졌다.
이런 시너지 효과를 만들기 위해서는 온라인과 오프라인 캠페인을 별개로 기획하지 말고, 처음부터 연계된 하나의 스토리로 설계해야 한다. 온라인에서 호기심을 자극하고, 오프라인에서 감동을 주며, 다시 온라인에서 공유하고 싶게 만드는 것이 핵심이다.
"길이 많다고 좋은 것이 아니다. 고객이 쉽게 찾을 수 있는 길이 최고의 길이다."
오프라인 유통채널은 단순한 판매처가 아니라 브랜드 체험 공간이다. 위치 선정부터 매장 디스플레이까지 모든 것이 마케팅이다.
부산의 성공 전략을 보면 핵심 지역 집중의 중요성을 알 수 있다. 해운대, 광안리 등 유동인구가 많은 관광지에 특산품 매장을 집중 배치했다. 단순한 판매가 아닌 시식과 체험이 가능한 공간으로 구성했으며, 지역 카페와 호텔과 연계하여 자연스러운 노출 기회를 창출했다. 특히 호텔 로비나 카페 한 편에 작은 디스플레이 코너를 만드는 것만으로도 관광객들의 자연스러운 관심을 끌 수 있었다.
매장 운영에서 중요한 것은 판매 직원의 전문성이다. 단순히 상품을 파는 것이 아니라 그 지역의 문화와 이야기를 전달할 수 있는 스토리텔러 역할을 해야 한다. 관광객들은 상품보다 그 뒤에 숨겨진 이야기에 더 큰 가치를 느끼기 때문이다.
"온라인에서는 편의성이 왕이다. 클릭 한 번으로 구매까지 이어져야 한다."
온라인 채널은 각각 고유한 특성과 고객층을 가지고 있다. 네이버 쇼핑은 국내 최대 검색엔진을 기반으로 하며 중장년층에게 강하다. 쿠팡은 빠른 배송으로 젊은 층이 선호한다. 자체 쇼핑몰은 높은 마진과 고객 데이터 확보가 가능하지만 트래픽 유입에 어려움이 있다. OTA는 글로벌 진출과 패키지 상품 판매에 유리하다.
제주도는 이런 채널별 특성을 잘 활용한 대표 사례다. 네이버 쇼핑으로 한국인 관광객을 타겟하고, Booking.com과 Expedia로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하며, 자체 앱으로 리피터 고객을 관리하는 다채널 전략을 구사했다. 각 채널마다 다른 상품 포트폴리오와 가격 정책을 적용하여 채널 간 갈등을 최소화하면서도 시너지를 극대화했다.
수수료 구조를 보면 OTA는 10~25%로 높지만 높은 노출도와 글로벌 리치를 제공한다. 오픈마켓은 5~15%로 중간이지만 높은 트래픽과 가격 경쟁이 치열하다. 자체 채널은 수수료가 없어 100% 마진이 가능하지만 별도의 마케팅 비용이 든다.
현실적인 접근은 단계별 최적화다. 초기에는 OTA 중심으로 빠른 시장 진입을 도모하고, 성장 단계에서는 오픈마켓을 확대하여 국내 시장 점유율을 늘린다. 성숙 단계에 이르러서는 자체 채널을 강화하여 수익성을 극대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각 단계에서 고객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수집하고 분석하여 다음 단계로의 이행을 준비하는 것이다.
"데이터는 21세기의 석유다. 잘 정제하면 황금이 되고, 그냥 두면 쓰레기가 된다."
고객 데이터는 강제로 뽑아내는 것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제공받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고객에게 '주고받기'의 명확한 가치를 제시해야 한다.
효과적인 수집을 위해서는 회원가입 시 첫 구매 10% 할인이나 생일 쿠폰을 제공하고, 여행 후기 작성 시 다음 여행 할인 쿠폰을 증정한다. 소셜로그인으로 진입장벽을 낮추고, 사진 콘테스트나 체험 후기 공모전 같은 이벤트로 자발적 참여를 유도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중요한 것은 고객이 개인정보 제공에 대한 명확한 보상을 느낄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추측은 도박이고, 분석은 과학이다. 성공하는 마케터는 과학자처럼 생각한다."
모 지역관광공사의 애널리틱스 활용 사례를 보면 데이터의 힘을 실감할 수 있다. 웹사이트 방문자는 많은데 예약 전환율이 낮다는 문제를 발견했다. 데이터를 자세히 분석해보니 사용자들이 관광지 소개 페이지에서 평균 30초 만에 이탈하고 있었다. 해결책으로 페이지 상단에 핵심 정보와 예약 버튼을 배치했더니 체류시간이 3분으로 증가하고 예약 전환율이 40% 상승했다.
이처럼 애널리틱스는 단순히 숫자를 보여주는 도구가 아니라 고객의 행동을 이해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나침반 역할을 한다. 중요한 것은 데이터를 보는 관점이다. 숫자 자체보다는 그 숫자가 말하는 고객의 마음을 읽어야 한다.
네이버는 한국 사용자의 행동 패턴을 더 정확히 파악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연령대별 검색 키워드를 분석해보면 20대는 '포토스팟'을, 40대는 '힐링여행'을 주로 검색한다. 지역별 관심도 분석으로는 어떤 지역에서 우리 콘텐츠에 관심이 높은지 파악할 수 있고, 계절별 트렌드 분석으로는 봄에는 꽃구경, 여름에는 물놀이 관련 검색이 급증하는 패턴을 발견할 수 있다.
이런 데이터를 바탕으로 콘텐츠 기획과 마케팅 시기를 조절하면 훨씬 효과적인 캠페인을 만들 수 있다. 예를 들어 벚꽃 시즌 전에 미리 관련 콘텐츠를 준비하고, 검색량이 증가하는 시점에 맞춰 광고를 집행하는 식이다.
"마케팅은 실시간 게임이다. 어제의 전략으로 오늘을 이길 수 없다."
실시간 모니터링으로 빠른 대응이 가능하다. 갑작스런 트래픽 증가 시에는 서버를 점검하고 재고를 확보해야 하고, 특정 콘텐츠의 인기가 급상승할 때는 관련 상품 프로모션을 즉시 진행해야 한다. 부정적 리뷰나 이슈가 발생했을 때는 24시간 내에 대응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춰야 한다.
성공하는 관광업체들은 모두 이런 실시간 대응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위기는 기회가 될 수 있고, 기회는 놓치면 다시 오지 않는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측정할 수 없다면 관리할 수 없고, 관리할 수 없다면 성장할 수 없다."
성과지표는 많을수록 좋은 것이 아니다. 핵심적이고 실행 가능한 지표 3~5개에 집중해야 한다. 지자체의 관광 KPI 체계를 보면 브랜드 검색량과 소셜미디어 언급량으로 인지도를 측정하고, 웹사이트 방문자 수와 체류시간, 페이지뷰로 참여도를 평가한다. 예약 건수와 실제 방문객 수로 전환율을 확인하고, 고객 만족도 점수와 재방문 의향으로 만족도를 체크한다. 마지막으로 매출액과 마케팅 ROI로 수익성을 검증한다.
이처럼 각 단계별로 의미 있는 지표를 설정하되, 너무 복잡하지 않게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지표가 너무 많으면 정작 중요한 것을 놓치기 쉽다.
"CEO도 현장 직원도 같은 숫자를 봐야 한다. 정보의 민주화가 성과의 시작이다."
모든 팀원이 실시간으로 성과를 확인할 수 있는 대시보드를 구축해야 한다. 주요 KPI의 실시간 현황과 전년 동기 대비 증감률, 목표 달성률 및 예상 달성 시점, 이슈 알림 및 개선 권고사항을 한눈에 볼 수 있어야 한다.
이런 투명한 정보 공유는 조직 전체의 동기부여와 책임감을 높인다. 성과가 좋을 때는 모든 직원이 성취감을 느끼고, 문제가 있을 때는 빠르게 해결책을 모색할 수 있다. 한국관광공사의 한국관광데이터랩은 다양한 형태의 데이터를 한 눈에 볼 수 있게 태블로 기반의 대시보드를 제작하여 보여주고 있다. 매우 앞서가는 실시간 대시보드라 할 수 있어서 참고할 만 하다.
PDCA 사이클을 관광업에 적용해보면 매월 마케팅 계획을 수립하고(Plan), 계획된 캠페인을 실행하며(Do), 주간 성과 리뷰 미팅을 통해 점검하고(Check), 다음 주 전략을 수정 및 보완한다(Action). 대구시는 이런 체계적인 접근으로 관광객 수를 전년 대비 25% 증가시켰다.
중요한 것은 이 사이클이 형식적이지 않고 실질적으로 작동해야 한다는 점이다. 회의를 위한 회의가 아니라 실제 개선을 위한 회의가 되어야 하고, 데이터를 위한 데이터가 아니라 행동을 위한 데이터가 되어야 한다.
"마케팅의 최종 목표는 판매가 아니라 관계다.
고객과 평생 함께할 수 있는 관계 말이다."
통합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은 단순한 홍보 기법이 아니다. 고객과의 모든 접점에서 일관되고 의미 있는 경험을 제공하는 종합 예술이다.
브랜드 아이덴티티부터 성과평가까지, 하나하나는 작은 악기이지만 모두 함께 연주할 때 비로소 아름다운 교향곡이 완성된다. 중요한 것은 완벽한 하모니다. 어느 하나 튀거나 빠져서는 안 된다.
관광사업에서 통합마케팅이 성공하려면 고객 중심의 사고가 필요하다. 우리가 말하고 싶은 것이 아닌, 고객이 듣고 싶은 것을 말해야 한다. 또한 데이터 기반의 의사결정을 해야 한다. 감이 아닌 팩트로, 추측이 아닌 분석으로 움직여야 한다. 마지막으로 지속적인 개선 정신이 필요하다. 완벽한 전략은 없다. 끊임없이 학습하고 발전해야 한다.
이제 여러분의 관광사업에 통합마케팅의 날개를 달아줄 차례다. 준비된 인프라와 상품, 그리고 이제 완성된 마케팅 전략으로 고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아보자.
성공하는 관광사업의 비밀은 결국 고객과의 진정한 소통에 있다. 통합마케팅은 그 소통을 위한 가장 강력한 도구가 될 것이다. 하지만 도구는 도구일 뿐이다. 그 도구를 어떻게 사용하느냐는 우리의 몫이다. 고객을 향한 진정성과 열정이 있다면, 통합마케팅은 분명 여러분의 관광사업을 성공으로 이끌어줄 것이다.
다음 글에서는 타당성에 대한 내용을 다루고자 합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리겠습니다.
관광사업 모델에 대한 강연, 이를 적용한 지자체 및 민간 컨설팅이 필요하시면 정란수 프로젝트 수 대표/(주)미래관광전략연구소 소장에게 연락주세요~ naked38@naver.com 입니다~
관광사업 진단체계 모델에 대한 해설과 적용은 매주 월요일에 연재하도록 합니다. 본 연재글에 대해 의견이 있으시면 언제든지 댓글로 달아주세요~ 환영합니다.
또한, 이와 별개로 워낙 최근 우리 사회가 혼돈의 시간을 지나고 있지요? 이제 드디어 파면이 결정되면서 서서히 비정상에서 정상의 시대로 발전할 듯 합니다. 관광도 역시 보는 관점에 따라 쟁점도 많고 논란도 많은데요. 매주 목요일에는 관광의 쟁점과 미래에 대한 이야기도 연재를 하도록 하겠습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