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영체계
"가장 강력한 여행의 기억은 손에 남은 작은 물건에서 시작된다"
여행은 순간의 경험이지만, 그 순간을 영원히 간직하게 하는 것은 손에 쥐어진 작은 기념품이다. 뿐만 아니라 그 기념품은 여행 내내 또는 여행 후에도 지역을 대표하는 홍보대사가 된다. 제주도의 돌하르방 미니어처, 전주의 한옥 모양 책갈피, 부산의 갈매기 마그넷 하나가 관광객의 일상에 스며들면서 지역의 브랜드 가치는 무한히 확장된다.
관광진단체계모델에서 굿즈와 상품 전략은 단순한 판매촉진 수단이 아닌, 관광객과 지역을 연결하는 '감정적 다리'의 역할을 한다.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서는 물리적인 공간과 시설 개발도 필요하지만, 그 공간 안에서 판매되는 상품과 굿즈는 여행 경험을 완성하는 마침표다.
관광상품은 크게 두 가지 형태로 나뉜다.
체험 프로그램: 서울 한복 체험, 제주 해녀 체험, 경복궁 달및야행
투어 패키지: 남해 다랭이마을 농촌체험
해설 서비스: 덕수궁 스토리텔링 투어, 문화재 해설
디지털 콘텐츠: AR 기반 여행 가이드, 지역 이야기가 담긴 오디오 투어
"남이섬의 가치는 아름다운 풍경에만 있지 않다. 그곳에서 벌어지는 특별한 체험 프로그램들이 섬을 특별하게 만든다."
지역 기념품: 속초 오징어 열쇠고리, 보성 녹차 비누
장소 브랜드 상품: 경주 황남빵, 전주 초코파이
캐릭터 상품: 대전 꿈돌이 인형, 제주 돌하르방 캐릭터 굿즈
아트 콜라보 제품: 지역 작가와 협업한 아트 포스터, 스카프
"도쿄 디즈니랜드는 놀이공원이 아니라 거대한 굿즈숍이다.
입장료 만큼이나 높은 굿즈 수익이 디즈니의 실제 비즈니스 모델이다."
이 두 가지 형태는 결코 분리된 것이 아니라, 상호보완적인 관계를 맺는다. 체험을 통해 감동받은 관광객이 그 기억을 굿즈로 가져가고, 굿즈를 통해 지역에 대한 호기심이 생겨 무형의 체험을 찾게 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좋은 관광 굿즈는 단순한 기념품이 아니라,
그 지역의 DNA를 담은 이야기책이다."
효과적인 관광 굿즈와 상품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다음 요소들을 고려해야 한다.
관광 상품과 굿즈는 다음 네 가지 카테고리로 구분할 수 있다.
문화적 상품: 지역 예술, 공예품, 전통문화를 반영한 상품(예: 안동 하회탈 미니어처)
실용적 상품: 일상에서 활용 가능한 제품 (예: 보성 녹차 티백, 서울 지하철 노선도 에코백)
감성적 상품: 지역 경관, 분위기를 담은 제품 (예: 부산 바다 모티프 상품, 제주 풍경 포스터)
놀이적 상품: 게임, 키트 형태의 상호작용 가능 제품 (예: 한옥마을 종이모형 만들기 키트)
굿즈와 상품의 기능을 명확히 설정해야 한다.
기억 저장: 여행의 순간을 기억하게 하는 트리거 역할
스토리텔링: 지역 이야기를 전달하는 매개체
일상 활용: 실생활에서 사용하며 지속적 브랜드 노출
선물 가치: 타인에게 선물하여 입소문 효과
컬렉션 가치: 지역별, 시즌별로 모으고 싶은 가치
경복궁에서는 '600년의 역사를 담다'라는 콘셉트로 왕실 문양을 활용한 다양한 생활용품을 개발했다. 특히 궁중 문양 마스킹테이프, 전통 문양 디자인 손수건 등 생활 속에서 사용할 수 있는 제품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굿즈의 디자인은 지역의 시각적 정체성을 담아내야 한다:
지역 시그니처: 랜드마크, 상징물을 형상화
색채 정체성: 지역의 대표 컬러를 반영
스토리 시각화: 지역의 이야기, 역사를 디자인 요소로 활용
현대적 재해석: 전통요소의 세련된 현대화
지속가능한 관광을 위해 제조 원료도 신중하게 선택해야 한다.
지역 원료: 지역에서 생산된 재료 활용
친환경 소재: 환경 부담을 줄이는 소재 선택
업사이클링: 폐자원을 활용한 새로운 가치 창출
품질 고려: 내구성과 안전성을 갖춘 소재 선택
"세상에 없던 굿즈를 만들기 위해서는 세상에 없던 이야기가 필요하다."
관광 굿즈는 본질적으로 모방이 쉽다. 한 지역의 성공적인 굿즈는 빠르게 다른 지역에 복제된다. 이러한 모방의 홍수 속에서 지역만의 차별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IP(지적재산권) 전략이 필수적이다.
캐릭터 IP 개발: 지역 특성을 반영한 고유 캐릭터 개발 및 상표권 등록 (예: 대전의 '꿈돌이')
스토리 IP: 지역 스토리텔링을 기반으로 한 콘텐츠 저작권 확보 (예: 지역 설화나 역사 기반 스토리)
디자인 IP: 지역 모티프를 활용한 패턴, 디자인 개발 및 디자인권 등록 (예: 지역 상징물 기반 그래픽 패턴)
대전의 '꿈돌이'는 1993년 엑스포의 마스코트에서 시작해 지금은 대전을 대표하는 캐릭터로 자리 잡았다. 대전시는 꿈돌이의 IP를 버스 랩핑, 관광안내소 캐릭터, 각종 굿즈 등에 활용하며 도시 브랜드를 강화하고 있다.
유명 IP와의 콜라보레이션: 인지도 높은 캐릭터, 브랜드와 협업
지역 창작자와의 협업: 로컬 작가, 디자이너와 함께하는 한정판 굿즈
크로스 마케팅: 지역 간, 산업 간 IP 교류를 통한 시너지
"최고의 굿즈 전략은 최적의 장소에서 만나는 것이다."
아무리 좋은 상품과 굿즈도 잘못된 장소에 배치되면 그 가치가 반감된다. 관광 공간과 상품은 하나의 유기체처럼 조화롭게 설계되어야 한다.
공간 컨셉과의 일치: 관광지 분위기와 조화되는 상품 구성 (예: 한옥마을 내 전통 문양 물건, 해변가의 조개 소품)
동선 설계: 관광객 이동 경로에 따른 전략적 상품 배치 (예: 출구 전 기념품점 배치, 포토존과 연계된 굿즈샵)
공간 활용: 판매 공간 자체를 관광 명소화 (예: 인스타그래머블한 팝업 스토어, 체험과 판매가 결합된 공간)
체험존-판매존 연계: 체험 직후 관련 상품 구매로 연결 (예: 김치 만들기 체험 후 김치 양념 판매)
시설 테마 연동: 시설의 스토리와 일치하는 상품 개발 (예: 천문대의 별자리 굿즈, 수목원의 식물 씨앗 키트)
배치의 심리학: 관광객 심리를 고려한 상품 진열 (예: 핵심 포토존 주변 관련 굿즈 배치)
"지역의 굿즈는 지역의 손으로 만들어질 때 진정성을 갖는다."
관광 굿즈와 상품은 지역 산업 생태계와 연결되어야 한다. 지역 업체와의 협력은 비용 절감뿐 아니라 지역 경제 활성화와 제품의 진정성을 높이는 효과가 있다.
지역 생산자 연계: 지역 특산물 생산자와 협업 (예: 보성 차 농가와 연계한 차 굿즈 등)
사회적기업 파트너십: 지역 소외계층 고용 기업과 협력
교육기관 협력: 지역 미술대학, 디자인학과와 공동 개발
온·오프라인 연계: 현장 구매와 온라인 재구매 채널 구축 (예: QR코드로 연결되는 관광지 전용 온라인몰)
구독형 모델: 시즌별 지역 굿즈 정기 배송 서비스
체험 연계 판매: 메이킹 체험과 결합된 판매 전략 (예: 전통 공예 만들기 체험 후 자신의 작품 구매)
결론: 굿즈는 '손에 쥐는 여행'이다
"진정한 관광의 완성은 관광객이 돌아간 후에도 계속된다."
관광 굿즈와 상품은 단순한 기념품이 아닌, 관광경험의 확장이자 지역 브랜드의 앰배서더다. 잘 설계된 관광 상품은 다음과 같은 가치를 창출한다.
경험의 지속: 여행이 끝난 후에도 지역과의 연결 유지
정서적 유대: 지역에 대한 긍정적 감정과 소속감 형성
재방문 동기: 시즌별, 한정판 상품을 통한 재방문 유도
입소문 효과: SNS 공유 및 선물을 통한 간접 홍보
지역 경제 활성화: 관광 수익의 지역 내 순환 촉진
관광객의 한 손에는 지도가, 다른 한 손에는 그 지역을 상징하는 굿즈가 들려 있어야 한다. 그리고 그 굿즈는 단순한 물건이 아닌, 지역의 이야기, 문화, 사람들의 정성이 담긴 '작은 여행'이 되어야 한다.
지금 여러분의 지역은 관광객의 손에 어떤 굿즈를 쥐여주고 있는가? 그 작은 물건 하나가 여러분의 지역을 오랫동안 기억하게 만드는 매개체가 될 것이다.
다음 글에서는 운영체계 세 번째 글로 인적 서비스에 대한 내용이 되겠습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리겠습니다.
관광사업 모델에 대한 강연, 이를 적용한 지자체 및 민간 컨설팅이 필요하시면 정란수 프로젝트 수 대표/(주)미래관광전략연구소 소장에게 연락주세요~ naked38@naver.com 입니다~
관광사업 진단체계 모델에 대한 해설과 적용은 매주 월요일에 연재하도록 합니다. 본 연재글에 대해 의견이 있으시면 언제든지 댓글로 달아주세요~ 환영합니다.
또한, 이와 별개로 워낙 최근 우리 사회가 혼돈의 시간을 지나고 있지요? 이제 드디어 파면이 결정되면서 서서히 비정상에서 정상의 시대로 발전할 듯 합니다. 관광도 역시 보는 관점에 따라 쟁점도 많고 논란도 많은데요. 매주 목요일에는 관광의 쟁점과 미래에 대한 이야기도 연재를 하도록 하겠습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