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영체계
이번 글에서는 관광사업 운영체계 중 가장 근본적인 토대가 되는 "기반 인프라"에 대해 살펴본다. 관광산업을 운영하거나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물리적인 공간 및 시설이 요구된다. 물론 모든 관광사업에 있어 대규모 인프라 개발이 필수적이라고 단정 지을 수는 없지만, 적절한 시설 규모와 공간 구성은 방문객들이 편안하게 체험하고 즐길 수 있는 '물리적 환경'을 조성한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요소다.
이 글에서는 앞선 연재에서 언급된 수요예측 방법론을 간단히 상기하고, 이를 어떻게 공급규모 설정에 반영하는지 구체적으로 살펴본다. 또한 관광공간을 조성할 때 고려해야 할 컨셉과 특성, 시설 구성을 비롯해 실제 개발 과정에서 필요한 공종 공사(토목, 기반, 건축, 조경, 실내 인테리어 등)가 어떤 식으로 이루어지는지, 그리고 그 공사의 비용은 어떠한 기준으로 산정할 수 있는지까지 구체적인 사례와 함께 소개한다.
관광인프라의 성공은 정확한 수요예측에서 시작된다.
과대 예측은 과잉투자로, 과소 예측은 혼잡과 불만으로 이어진다.
관광수요예측은 관광목적지 또는 사업이 지향하는 목표에 맞춰 체계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지난 글에서 소개했던 수요예측에 대해 다시 이를 공급규모와 관련한 '최대일(maximum day)'·'최대시(maximum hour)' 개념, '서비스공급(서비스 제공 가능한 한계치)', '원단위(방문객 1인당 필요한 공간 혹은 물자 단위)' 등의 방법론을 통해 방문객 규모를 추정할 수 있다.
최대일(Maximum Day): 연중 가장 많은 관광객이 몰릴 것으로 예상되는 특정 일자(성수기 주말이나 공휴일, 특정 이벤트 기간 등)를 선정해 추정 방문객 수를 산정한다. 예를 들어, 7~8월 여름 성수기에 해수욕장을 운영하는 경우 하루 방문객이 1만 명까지 증가한다고 가정할 수 있다. 이때 '최대일' 기준으로 시설 용량을 전부 맞추면 상당한 시설 과잉투자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사업성 검토 과정에서 평균일(평균적인 하루 방문객) 또는 주중-주말 격차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최대시(Maximum Hour): 관광객이 한꺼번에 몰리는 '피크 타임'에 주목하는 방식이다. 예컨대 놀이공원의 경우 오전 10시~오후 2시 사이가 가장 붐빈다고 할 때, 시간당 2,000명 이상의 입장객이 예측된다면 그 시간대에 시설이 수용할 수 있는 인프라(주차장, 입장 대기라인, 화장실, 푸드코트 등)를 적정 수준으로 확보해야 한다. 최대시 기준은 한순간의 '혼잡관리'가 중요한 테마파크나 페스티벌 등에서 더욱 의미가 크다.
서비스공급(Service Capacity): 관광객에게 실제로 제공할 수 있는 서비스의 한계치를 파악하는 개념이다. 예를 들어, 숙박시설이라면 객실 수가 곧 하루에 수용 가능한 최대 투숙 인원이 된다. 이를 넘어서는 수요가 예상된다면 객실 추가 확보나 협력 숙박시설 연계 등 대안이 필요하다.
원단위(Unit Indicator): 1인당 필요한 공간, 시설, 용품 등의 크기나 수량을 기준으로 시설 규모를 산정하는 방식이다. 가령 캠핑장을 조성한다면 '1사이트당 필요 면적 × 예상 사이트 수', 혹은 '방문객 1인당 전기·급수·위생설비 용량'을 추정해 전체 용량을 결정한다.
관광공급지표에 대한 자세한 사항은 문화관광부(2007). 관광공급지표 개발 연구를 참조하기 바란다.
수요예측과 공금규모 추정은 단순한 숫자 게임이 아니라, 실제 방문객의 행동 패턴과 체류 시간을 고려한 입체적 접근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중소형 복합 문화·체험 시설을 관광목적으로 개발하려고 한다고 가정해 보자.
최대일 추정:
- 월 평균 방문객 2만 명(주당 약 5,000명)
- 주말/공휴일 집중도 70%
- 성수기(7~8월) 월 방문객은 최대 3만 명
- 성수기 주말 하루 최대 방문객은 2,000명 정도로 가정
최대시 추정:
- 점심시간(12시~14시) 관람객이 가장 많고, 시간당 500명 정도 유입
- 입장 라인, 안내 데스크, 화장실, 푸드코트 및 주변식당 등에서 시간당 500명을 처리 가능하도록 동선을 확보
원단위 적용:
- 1인당 평균 체험·관람공간: 1~2㎡
- 시간당 500명이 몰리는 공간에서 필요한 최소 면적: 500~1,000㎡
- 1인당 식음료나 편의시설 수요량(예: 테이블 4인 기준 1개로 4명 수용 가능, 100명의 식사가 필요하면 25개 테이블 필요)
이러한 지표를 기초로, 실제로는 '성수기 최대 기준'과 '평균일 혹은 중간일' 기준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과잉투자나 과소투자를 방지한다. 결론적으로, 2,000명 이상의 방문객이 몰릴 수 있는 주말과 500명 단위로 몰리는 피크 타임을 모두 고려해서 최소 1,000㎡ 이상의 체험공간, 200~300석 규모의 식음 공간 등이 필요하다는 식으로 시설 규모를 산정할 수 있다.
고객 경험의 핵심을 위한 관광 인프라는 단순한 '건물의 집합'이 아닌, '경험의 연속체'를 설계하는 과정이다.
앞서 언급한 공급 규모가 어느 정도 추산되었다면, 이제는 그 공간을 어떤 컨셉으로, 어떤 특성을 반영하여 만들 것인지 구체화해야 한다. 이는 본 모델의 다른 요소들과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단계로, 앞선 연재에서 다룬 '환경적 여건'과 '핵심 철학 및 가치'를 물리적 공간으로 구현하는 과정이다.
관광사업 진단체계 모델의 여러 요소들을 반영하여 컨셉을 세우는 과정은 다음과 같다.
환경적 여건 분석 반영:
- PEST 분석 결과를 토대로 현재 트렌드와 미래 변화를 시설에 반영(예: 친환경·지속가능 트렌드 → 제로웨이스트 디자인 적용)
- 국가 및 지역의 중장기 계획과 연계한 공간 구성(예: 지역 관광 발전 계획에 따른 시설 배치)
- 시장 경쟁 현황에 따른 차별화 전략 수립(경쟁 시설과의 구별되는 특성 강조)
핵심 철학 및 가치 구현:
- 사업의 근본 운영 철학이 공간 디자인에 반영(예: 포용성 강조 → 유니버설 디자인 적용)
- 관광 트렌드 분석 결과에 따른 공간 배분(예: MZ세대 타깃 → 인스타그래머블 스팟 조성)
- 브랜드 핵심 가치를 건축 언어로 표현(예: '자연과의 소통' 가치 → 내·외부 경계 모호화)
운영체계 내 타 요소와의 연계:
- 서비스 흐름을 고려한 공간 구성(핵심 서비스가 이뤄지는 공간 강조)
- 인적 서비스와 물리적 공간의 조화(스탭 동선과 고객 동선의 균형)
- 통합적 고객 경험을 위한 IT 인프라 설계(예: 웨어러블 디바이스, IoT 서비스와 연계)
관광시설의 업종과 유형에 따라 기반 인프라의 구성과 중점사항이 달라진다.
자연 기반 관광지(생태관광, 국립공원 등)
- 핵심 요소: 자연환경의 보존과 접근성 균형, 지속가능한 시설 배치
- 시설 구성: 자연 훼손 최소화를 위한 고가 데크로드(예: 제주 오름 탐방로) / 생태 교육 체험센터(자연 재료 활용 및 저충격 설계) / 분산형 휴게·편의시설(소규모 다수 배치로 혼잡 방지) / 신재생 에너지 기반 자체 에너지 공급 시스템
- 사례: 순천만 국가정원은 습지 보존과 관람객 동선을 분리하여 생태계 교란 최소화하면서도 연간 300만 명의 방문객 수용 가능한 인프라 구축
테마파크/놀이공원
- 핵심 요소: 고밀도·고객체류시간 시설로, 동선과 혼잡 관리가 중요
- 시설 구성: 중앙광장(Hub) 중심 방사형 구역 배치로 고객 분산 / 대기공간 설계 - 평균 대기시간 고려한 엔터테인먼트형 줄서기 공간 / 푸드코트 및 레스토랑(최대 수용인원의 30~40% 동시 수용 가능 규모) / 다층 주차시설(최대일 기준 1.2배 수준 확보)
- 사례: 에버랜드의 경우 페스티벌 월드 중심의 방사형 동선과 5개 테마존 배치로 하루 최대 10만 명 동시 수용
문화·예술 시설(박물관, 미술관 등)
- 핵심 요소: 전시물의 보존·관람 최적화, 고객 체류시간 안배
- 시설 구성: 전시 공간(조도 및 습도 제어 가능한 특수 설비(문화재/예술품 보존)) / 동선 설계(일방통행식 유도 동선과 자유 관람 공간의 조화) / 안내 시스템(디지털 큐레이션 시스템, 다국어 지원, 최근에는 챗GPT를 활용한 음성 및 카메라 인식이 가능하므로 이러한 최신 기술을 고려하여 적용) / 부대시설(뮤지엄 숍, 카페(전시 컨셉과 연계))
- 사례: 국립중앙박물관은 전시품 성격별 구획과 방문객 피로도를 고려한 휴게공간 배치로 평균 체류시간 2시간 확보
숙박 시설(리조트, 호텔 등)
- 핵심 요소: 체류형 관광의 베이스캠프, 편안함과 특별함 균형
- 시설 구성: 객실 구성 - 타깃 고객층에 맞춘 객실 타입 비율(예: 가족형 40%, 커플형 40%, 단체형 20%) / 부대시설 - 핵심 고객층 체류시간 기준 시설 규모 결정 / 서비스 공간 - 백오피스와 프론트의 효율적 연결(서비스 신속성) / 외부 공간 - 계절성 고려한 실내외 활동 공간 비율
관광시설의 계절적 특성에 따라 인프라 접근 방식이 크게 달라진다.
계절 집중형 시설(스키장, 해수욕장 등)
- 특성: 특정 계절에 방문객이 집중되는 시설로, 성수기와 비수기의 격차가 큼
- 인프라 접근법: 성수기 대응- 최대일 기준 80~90% 수준의 핵심 시설 확보 / 비수기 활용 - 대체 컨텐츠 도입 가능 가변형 공간 설계
- 스키장: 성수기(겨울)는 슬로프, 리프트, 장비대여소, 스키하우스 중심, 비수기(여름)는 슬로프를 트레킹 코스, MTB 파크로 전환 / 시설 구성: 코어 시설(40%)은 연중 운영, 가변 시설(60%)은 시즌별 변경
- 해수욕장: 성수기(여름)는 해변 시설물, 샤워장, 탈의실, 구조대 집중 배치, 비수기(봄/가을)는 해변 레저스포츠, 축제 공간으로 활용하거나 양양 서피비치와 같은 형태의 다양한 활용 고려 / 시설 구성: 고정 시설(30%)은 연중 운영, 가설 시설(70%)은 시즌에 맞춰 설치/철거
차별화 전략: 단순 '보는' 체험이 아닌, '만들고 맛보고 가져가는' 체험의 단계적 구성
강원도 지역의 특산물(사과, 감자 등)을 활용한 관광두레사업체의 체험관을 만든다고 가정해보자. 이 경우 컨셉과 특성, 시설 구성은 다음과 같이 설정할 수 있다.
컨셉: '자연의 맛과 향을 담은 산지 직체험'
특성:
- 입지: 해당 특산물 재배지 인근 위치(실제 농장 연계)
- 타깃: 가족단위 방문객 + 체험학습 단체
- 체류: 2~3시간 체험 + 주변 관광지 연계
- 계절성: 수확기 집중 운영 + 비수기 가공품 체험
시설 구성:
- 핵심: 특산물 재배환경 체험관(200㎡), 수확 체험장(500㎡), 가공 체험실(300㎡)
- 보조: 특산물 카페(100㎡), 지역특산품 판매장(150㎡), 휴게공간(100㎡)
- 연계: 인근 숙박시설 및 관광지 정보센터, 지역 농가 방문 프로그램
이러한 컨셉 설정은 단순한 시설물 제공이 아닌, '체험의 스토리라인'을 따라 방문객 동선과 체류 시간을 늘릴 수 있도록 구성한 것이다. 방문객은 재배부터 수확, 가공, 시식까지 일련의 과정을 체험하며 특산물에 대한 이해와 애착을 갖게 된다.
공간 설계의 원칙: 물리적 시설은 하드웨어일 뿐, 이를 채우는 프로그램과 서비스가 소프트웨어다.
도심 내 유휴 산업시설(예: 폐공장, 창고)을 활용한 복합 문화공간을 조성하는 경우는 다음과 같이 해석할 수 있다.
컨셉: '산업유산의 문화적 재탄생'
특성:
- 입지: 도심 접근성 높은 지역, 대중교통 연계
- 타깃: 20~40대 젊은층, 문화예술 애호가
- 체류: 평일 2~3시간, 주말 반나절 체류 유도
- 계절성: 연중 운영, 계절별 테마 프로그램 변경
시설 구성:
- 핵심: 다목적 전시장(500㎡), 공연장(300㎡), 창작 스튜디오(200㎡)
- 보조: 북카페(150㎡), 로컬 디자이너 숍(200㎡), 루프탑 바(200㎡)
- 연계: 주변 상권 할인 프로그램, 문화예술 교육 워크숍
이 사례는 기존 산업시설의 특성(높은 천장, 넓은 공간, 거친 질감 등)을 보존하면서 새로운 문화적 기능을 부여하는 방식으로, '보존과 혁신의 균형'이라는 가치를 구현한다. 또한 도심 내 위치적 특성을 고려해 주차장 규모는 최소화하고 대중교통 연계 서비스를 강화하는 방식으로 접근해야 한다.
공사 단계의 유기적 연결: 관광 인프라 개발은 토목에서 인테리어까지 모든 단계가 최종 경험을 위한 연결고리다.
관광공간이 마련되면, 그 공간을 실제로 '실체화'하기 위한 다양한 공종 공사가 뒤따른다. 일반적으로는 토목 공사 → 기반 공사 → 건축 공사 → 조경 공사 → 실내 인테리어 순서로 진행되지만, 프로젝트의 특성에 따라 순서가 달라질 수도 있다.
토목 공사
- 부지조성(대지 형상 정리, 평탄화, 배수로 확보 등)
- 도로, 주차장 등 외부 교통 인프라 구축
- 예시: 대규모 야외 체험 시설을 조성할 경우, 외곽 진입로와 단지 내 순환도로를 먼저 확충해야 방문객 접근성이 높아진다.
기반 공사
- 상·하수도, 전기, 통신, 가스, 에너지 설비 구축
- 빗물 및 오수 처리 시설, 방재 시설(소방, CCTV 등)
- 예시: 자연친화적인 리조트를 건설한다면, 공원 내 조명 및 에너지 시설을 친환경 설비(태양광, 지열 등)로 구성할 수 있다.
건축 공사
- 주요 건축물(숙박동, 전시관, 실내 체험시설, 식음매장)의 골조 및 내·외장 공사
- 주 출입구, 로비, 관리동 등에 대한 세부 설계
- 예시: 테마파크 중앙에 랜드마크 건물을 세워 관광객 동선을 유도하고, 주변에 부수적 시설(레스토랑, 기념품 숍 등)을 배치하는 식이다.
조경 공사
- 부지 내 녹지 공간, 조경 수목 식재, 휴게시설(벤치, 파고라, 분수 등)
- 관광객들이 자연스럽게 쉬어갈 수 있는 공간 조성
- 예시: 어린이 체험시설이라면 아이들이 뛰놀 수 있는 잔디광장, 학습용 텃밭, 자연 교감형 작은 동물농장 등을 마련해 체험 요소를 극대화할 수 있다.
실내 인테리어
- 내부 공간의 마감재, 가구, 동선 계획, 조명, 음향, 시각디자인(VMD) 등
- 특정 컨셉에 맞춰 스토리텔링을 부각하고, 분위기를 조성하는 핵심 과정
- 예시: 전시관을 미술관 스타일로 꾸밀 때에는 광량과 색온도, 소음 차단 등을 세심하게 설계해 쾌적한 관람을 유도한다.
100,000㎡(약 3만평) 규모의 농촌 체험형 테마파크를 조성한다고 가정해보자. 각 공종별로 구체적 작업 내용과 주안점은 다음과 같다:
토목 공사:
- 부지 경사도를 활용한 자연스러운 지형 조성(절/성토 최소화, 원형지를 최대한 활용)
- 투수성 포장재를 활용한 친환경 주차장 500대 규모 조성
- 집중호우 대비 저류지 및 배수로 체계 구축
기반 공사:
- 자연형 정화처리시설을 활용한 중수 재활용 시스템 도입
- 태양광 발전을 통한 공원 내 조명 및 시설 전력 일부 확보
- 이용객 위치 기반 서비스를 위한 IoT 센서 및 Wi-Fi 망 구축
건축 공사:
- 본관(방문자센터) 1,500㎡ - 지역 전통 양식 현대화
- 체험관 5개동(각 500㎡) - 농작물별 테마 구성
- 식음시설 2개동(각 300㎡) - 로컬푸드 중심
- 관리동 및 편의시설 - 친환경 소재 활용
조경 공사:
- 사계절 테마정원 5,000㎡ 조성
- 지역 자생식물 활용한 교육용 식물원 3,000㎡
- 수공간(실개천, 연못) 1,000㎡ - 자연형 수질정화 적용
- 자연 놀이터 및 휴게공간 2,000㎡
실내 인테리어:
- 본관 방문자센터 - 지역 역사문화 스토리라인 구성
- 체험관별 특화 테마(곡물, 과수, 채소, 가공, 도예 등) 연출
- 지역 예술가 참여 공공미술 프로젝트 적용
이런 공종별 접근을 통해 단순한 시설물 집합이 아닌, 체계적이고 통일된 테마를 지닌 관광명소로 완성할 수 있다. 이 사례와 완전히 동일하지는 않지만 진천의 뤁스퀘어는 여러 공종과 시설 개발에 참조할만하니 꼭 보시길 바란다.
비용 현실화의 지혜: 공사비는 사업 성패를 좌우하는 핵심 변수다. 표준 단가는 참고일 뿐, 지역·시장 상황에 맞는 현실적 예산 수립이 필수다.
관광시설의 공사비를 산정할 때는, 국내에서 통용되는 LH(한국토지주택공사) 표준 단가, 조달청 단가, 한국감정원(현 한국부동산원) 등에서 제시하는 공사비 지표 등을 참조할 수 있다. 이는 국가나 공공기관에서 사업을 추진할 때 흔히 쓰이는 표준값으로, 민간에서도 비교·참고용으로 많이 활용한다.
LH 단가: 주택 건설, 택지 조성 등 대규모 사업에 주로 쓰이는 단가 기준. 예를 들어, 택지 조성 단가로 토공, 도로·상하수도, 조경 등에 대한 평당 혹은 ㎡당 표준 금액이 제시된다.
조달청 단가: 국가기관이 물품 및 서비스를 구매할 때 참고하는 기준. 건축, 토목, 시설 자재 등에 대한 상세 단가가 책정되어 있어 공사비 예측에 활용 가능하다.
한국감정원(부동산원) 표준 단가: 주택, 상업시설, 업무시설 등에 대한 감정평가와 관련된 자료들이 축적되어 있어, 개략적인 평당(혹은 ㎡당) 건축비 등을 산출하는 데 도움이 된다.
가령, 전시체험관 1동(지상 1~2층, 연면적 1,000㎡)을 건설한다고 해보자.
토목·기반 공사(부지 면적 3,000㎡ 가정)
- 평당(3.3㎡) 토목 조성비: 예를 들어 10만~15만 원 정도로 가정(지역·지형에 따라 차이 발생)
- 총 조성비: 3,000㎡ ÷ 3.3㎡ × 10만~15만 원 → 약 9천만 원~1.35억 원
건축 공사(1,000㎡ 기준)
- 평당(3.3㎡) 건축비(철근콘크리트 구조, 내·외장 중급 사양): 600만~800만 원 수준(조달청 또는 LH 기준 참고, 최근 노무비 상승으로 인해 증가 고려 필요)
- 총 건축 공사비: 1,000㎡ ÷ 3.3㎡ × 500만~600만 원 → 대략 15억~18억 원
조경 공사
- 조경 면적 1,000㎡에 대해 평당 50만 원 정도 가정
- 총 1,000㎡ ÷ 3.3㎡ × 50만 원 → 약 1.5억 원 정도
실내 인테리어(전시용·체험용 장비 포함)
- 일반적 인테리어(바닥, 벽, 천장) 비용: ㎡당 40만~70만 원 수준(건축 마감 사양·장비 수준에 따라 다름)
- 체험설비, 디지털 장비(프로젝션, AR·VR 시스템 등)는 별도 견적
- 총 합계 예시: (1,000㎡ × 50만 원) + 장비 설치비 5억 원 = 10억 원
지방 소도시에 지역 특산물과 문화를 활용한 소규모 관광지를 조성하는 경우를 살펴보자. 총 부지면적 10,000㎡(약 3,000평)에 다음과 같은 시설을 구성한다고 가정한다.
방문자센터 및 특산품 판매장(500㎡)
체험관 2개동(각 300㎡)
야외 체험장(1,000㎡)
지역 음식 전문 레스토랑(200㎡)
공원 및 휴게공간(3,000㎡)
주차장(100대, 3,000㎡)
기타 공용공간(2,000㎡)
이에 대한 공종별 개략 공사비는 다음과 같이 산정할 수 있다:
토목 공사:
- 부지정지 및 기반 조성: 10,000㎡ × 5만 원/㎡ = 5억 원
- 도로 및 주차장: 3,000㎡ × 15만 원/㎡ = 4.5억 원
- 소계: 9.5억 원
기반 공사: 상하수도: 1.5억 원 / 전기·통신: 2억 원 / 소방·방재: 1억 원
- 소계: 4.5억 원
건축 공사:
- 방문자센터 및 판매장: 500㎡ × 180만 원/㎡ = 9억 원
- 체험관: 600㎡ × 150만 원/㎡ = 9억 원
- 레스토랑: 200㎡ × 200만 원/㎡ = 4억 원
- 소계: 22억 원
조경 공사:
- 야외 체험장: 1,000㎡ × 20만 원/㎡ = 2억 원
- 공원 및 휴게공간: 3,000㎡ × 15만 원/㎡ = 4.5억 원
- 기타 조경: 2,000㎡ × 10만 원/㎡ = 2억 원
- 소계: 8.5억 원
실내 인테리어 및 전시·체험 장비:
- 방문자센터 및 판매장: 500㎡ × 80만 원/㎡ = 4억 원
- 체험관 인테리어 및 장비: 600㎡ × 100만 원/㎡ = 6억 원
- 레스토랑: 200㎡ × 70만 원/㎡ = 1.4억 원
- 소계: 11.4억 원
총 개략 공사비: 55.9억 원
물론 실제 사업은 지형, 규모, 사양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중요한 것은, 표준 단가를 활용해 개략 비용을 산정하고, 세부적인 설계와 시방서를 통해 정확도를 높여가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마지막 조언: 기반 인프라는 돈으로 해결될 수 있는 물리적 요소지만, 그 본질은 고객 경험의 무대를 만드는 것이다. 건물이 아닌 경험을 설계하라.
이상으로 관광사업 운영체계 중 "기반 인프라"에 해당하는 물리적인 공간 및 시설의 구축 과정을 정리해 보았다. 핵심은 수요예측과 이를 토대로 한 적정 공급규모 결정이라는 점이다. 이를 통해 과잉투자나 시설 부족 문제를 방지하고, 관광객의 만족도를 극대화할 수 있는 물리적 환경을 조성할 수 있다.
또한 인프라를 구축할 때에는 컨셉과 특성을 명확히 설정하고, 프로젝트의 핵심 가치와 운영 철학을 반영해야 한다. 아무리 규모가 큰 시설이라 하더라도, 방문객에게 전하고자 하는 스토리나 차별화된 체험 요소가 없다면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마지막으로, 실제 현장에서는 다양한 공종 공사가 복합적으로 이루어지고, 그 비용은 공공 표준 단가 등을 기준으로 산정하여 예산 계획을 수립한다. 이는 단순히 비용을 줄이기 위한 목적이 아니라, 적정 품질과 안전, 지속가능성을 담보하기 위한 필수적인 절차다.
다음 글에서는 운영체계 두 번째 글로 굿즈 및 상품 개발에 대한 내용이 되겠습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리겠습니다.
관광사업 모델에 대한 강연, 이를 적용한 지자체 및 민간 컨설팅이 필요하시면 정란수 프로젝트 수 대표/(주)미래관광전략연구소 소장에게 연락주세요~ naked38@naver.com 입니다~
관광사업 진단체계 모델에 대한 해설과 적용은 매주 월요일에 연재하도록 합니다. 본 연재글에 대해 의견이 있으시면 언제든지 댓글로 달아주세요~ 환영합니다.
또한, 이와 별개로 워낙 최근 우리 사회가 혼돈의 시간을 지나고 있지요? 이제 드디어 파면이 결정되면서 서서히 비정상에서 정상의 시대로 발전할 듯 합니다. 관광도 역시 보는 관점에 따라 쟁점도 많고 논란도 많은데요. 매주 목요일에는 관광의 쟁점과 미래에 대한 이야기도 연재를 하도록 하겠습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