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영체계
"관광은 결국 사람이 사람에게 전하는 이야기다."
관광진단체계모델의 운영체계 파트에서 가장 중요한 축 중 하나인 '인적서비스'를 다루는 세 번째 연재이다. 기반인프라와 굿즈 및 상품에 이어, 이제 관광사업의 진정한 핵심인 '사람'에 대해 이야기해보자.
아무리 훌륭한 시설이 있고 매력적인 상품이 있어도, 결국 고객의 기억에 남는 것은 그 순간 만난 사람들의 미소와 정성이다. 한국관광공사 조사에 따르면, 관광객이 재방문을 결정하는 요인 중 무려 72%가 '현지에서 만난 사람들의 서비스 질'과 관련이 있다고 답했다. 코로나19 이후 관광업계가 회복세를 보이는 지금, 인적서비스의 중요성은 더욱 부각되고 있다.
"명확한 역할이 탁월한 서비스를 만든다"
관광사업에서 인적서비스 조직을 구축할 때는 단순히 부서를 나누는 것이 아니라, '고객 여정(Customer Journey)'을 기준으로 역할을 설계해야 한다. 리츠칼튼 호텔이 세계적인 서비스 기업으로 인정받는 이유도 바로 이 철학에 있다.
리츠칼튼의 혁신적인 점은 모든 직원을 '신사 숙녀'라고 부르며, 각자가 '고객을 위한 신사 숙녀'로서 자부심을 갖도록 한다는 것이다. 더 중요한 것은 말단 직원조차 고객을 위해 하루 최대 2,000달러까지 자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권한을 갖는다는 점이다. 이는 단순한 권한 위임이 아니라, '적시적소에서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는 서비스 철학의 구현이다.
관광진단체계모델에서 인적서비스는 '환경적여건'의 지역사회 특성과 밀접하게 연결된다. 지역의 인적자원 특성을 파악하고, 이를 바탕으로 조직을 구성해야 지속가능한 서비스가 가능하다. 또한 '핵심 관광 콘텐츠'와 연계하여 해당 콘텐츠를 가장 잘 전달할 수 있는 인력 배치가 이루어져야 한다.
"사람을 키우는 기업이 미래를 얻는다"
일반적으로 관광업계 평균 이직률은 약 30% 수준으로 타 산업 대비 높은 편이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많은 숙련된 인력들이 타 업종으로 이직하면서 관광업계는 심각한 인력난을 겪고 있다. 하지만 위기는 기회이기도 하다. 지금이야말로 인력 유지와 성장 시스템을 구축할 절호의 기회다.
온라인 신발 쇼핑몰 자포스는 서비스업계에서 인력 유지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했다. 자포스의 특별한 점은 신입 직원에게 4주간의 집중 교육을 실시한 후, 교육 완료 시점에 "지금 당장 퇴사하면 교육비와 월급을 모두 지급하겠다"고 제안한다는 것이다. 이는 '정말로 자포스의 가치에 동의하는 사람만 남기겠다'는 철학의 표현이다. 놀랍게도 이 제안을 받아들이는 사람은 3% 미만이며, 남은 직원들의 회사 몰입도와 고객 서비스 질은 업계 최고 수준을 유지한다.
1) 개인 맞춤형 성장 경로 제공 메리어트 인터내셔널은 각 직원에게 '개인별 커리어 여권'을 제공한다. 현재 역량을 진단하고, 목표하는 포지션까지의 구체적인 성장 경로와 필요한 교육과정을 명시한다. 더 나아가 전 세계 메리어트 체인 내에서의 이동 기회도 제공하여 직원들의 꿈을 실현할 수 있도록 돕는다.
2) 의미 있는 보상 체계 단순한 금전적 보상을 넘어선 '의미적 보상'이 중요하다. 제주 올레길 운영진은 가이드들에게 매월 '감동 스토리 공유회'를 열어 자신들의 서비스로 인해 변화된 여행객들의 이야기를 나눈다. 이를 통해 직원들은 자신의 일이 단순한 업무가 아닌 '누군가의 인생에 의미 있는 순간을 만드는 일'임을 깨닫게 된다.
3) 학습하는 조직 문화 구글의 'Googler Reviews and Development (GRAD)' 프로그램처럼, 정기적인 피드백과 성장 기회 제공이 필수다. 국내 관광업계에서도 이러한 접근이 확산되고 있다. 경주의 한 게스트하우스는 매주 '서비스 개선 아이디어 회의'를 열어 직원들의 창의적 제안을 적극 수용하고, 좋은 아이디어에 대해서는 실행 권한과 예산을 함께 제공한다.
"변화에 대응하는 유연함이 경쟁력이다"
관광업계의 가장 큰 고민 중 하나는 계절성이다. 성수기에는 인력이 부족하고, 비수기에는 인건비 부담이 커진다. 하지만 이 문제를 창의적으로 해결한 사례들이 있다.
디즈니랜드는 연간 수십만 명의 시간제 근로자와 계절 근로자를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핵심은 '코어 직원 + 유연 직원' 구조다. 전체 직원의 60%는 정규직 코어 직원으로, 이들은 디즈니의 서비스 철학과 운영 시스템을 완벽히 체화한 사람들이다. 나머지 40%는 성수기에 투입되는 유연 직원들로, 이들도 동일한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체계적인 교육 시스템이 마련되어 있다.
1) 지역 협력 네트워크 구축 강원도 평창의 스키리조트들은 '계절별 인력 공유 시스템'을 운영한다. 겨울 스키시즌과 여름 휴양시즌의 인력 수요가 다른 점을 활용해, 서로 다른 업종 간 인력을 순환 배치한다. 스키 강사들은 여름에 래프팅 가이드로, 여름 리조트 직원들은 겨울에 스키장 서비스 직원으로 활동한다.
2) 멀티 스킬 교육 시스템 부산의 한 해양레저 업체는 모든 직원이 최소 3가지 이상의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교육한다. 요트 운항 기사가 다이빙 강사 자격도 갖추고, 카페 직원이 간단한 장비 정비도 할 수 있게 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적은 인원으로도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되었다.
3) 디지털 플랫폼 활용 최근에는 '관광업계 전용 긱 워크 플랫폼'들이 등장하고 있다. 숙련된 관광업 경험자들이 필요한 시기에만 특정 업체에서 일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이를 통해 업체는 인건비 부담을 줄이고, 워커는 유연한 근무를 실현할 수 있다.
"지속적 학습이 차별화된 서비스를 만든다"
2025년 현재, 관광업계 교육 트렌드는 'AI 기반 맞춤형 학습'과 '마이크로러닝'으로 변화하고 있다. 단순히 매뉴얼을 암기하는 교육에서 실전 상황에 맞는 판단력과 창의성을 기르는 교육으로 진화하고 있다.
싱가포르 정부는 관광업 종사자들을 위한 혁신적인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주목할 점은 'VR을 활용한 서비스 시뮬레이션 교육'이다. 가상현실 환경에서 까다로운 고객, 응급상황, 문화적 갈등 등 다양한 시나리오를 반복 학습할 수 있게 한다. 이를 통해 실제 상황에서도 당황하지 않고 적절히 대응할 수 있는 역량을 기른다.
1) 단계별 역량 개발 프로그램
기초 단계: 기본 서비스 매너, 안전 교육, 지역 문화 이해
중급 단계: 문제 해결 기법, 상황별 대응법, 언어 능력 향상
고급 단계: 리더십 개발, 창의적 서비스 기획, 멘토링 스킬
2) 동료 학습(Peer Learning) 시스템 최고의 서비스 사례는 현장에서 나온다. 경험 많은 직원들이 신입직원의 멘토가 되어 실질적인 노하우를 전수하는 시스템이 효과적이다. 제주의 한 펜션 체인은 '서비스 장인' 제도를 운영하여, 우수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직원을 인정하고 그들이 후배들을 가르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3) 고객 피드백 기반 맞춤 교육 실제 고객 리뷰와 피드백을 분석하여 개인별 맞춤 교육을 실시한다. 예를 들어, "친절하지만 전문성이 부족하다"는 피드백을 받은 직원에게는 전문 지식 교육을, "지식은 풍부하지만 소통이 어렵다"는 피드백을 받은 직원에게는 커뮤니케이션 스킬 교육을 집중 제공한다.
"기술이 발달할수록 사람의 온기는 더욱 소중해진다."
AI와 자동화 기술이 발달할수록 관광업계에서 인간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기계가 할 수 없는 '공감', '창의성', '순간의 판단력'이야말로 관광사업의 진정한 경쟁력이기 때문이다.
관광진단체계모델에서 인적서비스는 단순한 운영 요소가 아니라 전체 시스템의 '심장' 역할을 한다. 환경적 여건에서 파악한 지역 특성과 인적자원을 바탕으로 조직을 구성하고, 핵심 관광 콘텐츠를 가장 매력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서비스를 기획한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이 궁극적으로는 고객에게 감동적인 경험을 선사하여 재방문과 추천으로 이어지게 하는 것이다.
2025년, 관광업계는 새로운 전환점에 서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며 더욱 성숙해진 고객들의 눈높이에 맞추려면, 이제는 단순한 서비스를 넘어 '인생의 특별한 순간'을 만들어주는 수준의 인적서비스가 필요하다.
여러분의 관광사업에서 인적서비스는 어떤 모습인가? 단순히 일을 처리하는 사람들인가, 아니면 고객의 꿈과 추억을 함께 만들어가는 동반자들인가?
다음 연재에서는 관광진단체계모델의 마지막 운영체계 요소인 'IMC(통합적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에 대해 다룰 예정이다. 어떻게 우리의 매력적인 관광 콘텐츠와 훌륭한 인적서비스를 효과적으로 알리고 소통할 것인지에 대한 이야기다.
"사람은 떠나지만 감동은 남는다. 그 감동이 다시 사람을 부른다."
이것이 인적서비스가 가진 진정한 힘이다.
다음 글에서는 운영체계 네 번째 글로 통합 마케팅에 대한 내용이 되겠습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리겠습니다.
관광사업 모델에 대한 강연, 이를 적용한 지자체 및 민간 컨설팅이 필요하시면 정란수 프로젝트 수 대표/(주)미래관광전략연구소 소장에게 연락주세요~ naked38@naver.com 입니다~
관광사업 진단체계 모델에 대한 해설과 적용은 매주 월요일에 연재하도록 합니다. 본 연재글에 대해 의견이 있으시면 언제든지 댓글로 달아주세요~ 환영합니다.
또한, 이와 별개로 워낙 최근 우리 사회가 혼돈의 시간을 지나고 있지요? 이제 드디어 파면이 결정되면서 서서히 비정상에서 정상의 시대로 발전할 듯 합니다. 관광도 역시 보는 관점에 따라 쟁점도 많고 논란도 많은데요. 매주 목요일에는 관광의 쟁점과 미래에 대한 이야기도 연재를 하도록 하겠습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