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차 초보 엄마의 단상
오늘로 24일 차 초보 엄마. 아가와 함께 집에 온 뒤 일주일이 지났다. 3시간 이상 푹 잠들지 못하니 하루의 24시간이 낮과 밤으로 구분되지 않고, 아가와 함께하는 것 외엔 할 수 있는 일이 없으니 한 주의 요일이 어떻게 지나가는지도 모른다.
아가를 보러 외할머니가 왔다 가셨다. 내가 낳은 아가를 보면서 할머니는 나의 아가일 때, 그리고 나의 엄마가 아가일 때를 회상하셨다. 내가 아이를 낳았다는 사실이 정말 기쁘고 행복하면서도, 내가 사랑하는 할머니는 그만큼 더 나이가 드셨다는 게 속상하다.
나를 위해 반찬을 해다 주시는 할머니에게 죄송하다 했더니, 나를 위한 것도 그렇지만 요즘 바쁘게 일하며 딸 산바라지 하는 나의 엄마가 할 일을 대신해주시는 거라고 했다. 그렇게 바쁘게 일하고 오는 엄마는 항상 내 몸 회복이 먼저라며 손목 아프니 엄마가 집에 있을 때만큼은 내게 아무것도 못하게 하신다.
할머니에게 아직도 아가는 우리 엄마이고, 엄마에게 아직 나는 아가이고. 손주가 아무리 예뻐도 결국 자기 자식이 제일인지라 다들 자식 고생 덜 시키려 애쓰고 계신다. 이 순간들을 매일같이 보고 있으니 아가의 존재만큼 시간이 흐르고 있다는 게 실감이 난다. 나는 이렇게 소중한 내 자식에게 앞으로 무엇을 어떻게 해줄 수 있을까. 아직 한 달도 채 되지 않은 초보 엄마는 나의 엄마와 할머니를 보면서 배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