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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손봉기 Nov 23. 2020

뉴욕 자연사 박물관

지구의 탄생과 인간의 기원

온 세계가 별들로 가득 차 있다.


나는 지금 우주 깊숙한 곳에서 황홀감에 빠져 있다. 내 앞에 수많은 운석이 떠다니며 끊임없이 다른 운석과 부딪히고 점점 큰 별이 되거나 파편으로 남는다. 갑자기 대 운석 중 하나가 지구로 맹렬히 돌진한다. 어마어마한 크기의 대 운석은 대기권에서 불타 사라지지 않고 엄청난 속도로 지구로 낙하한다. 잠시 후 마침내 지구와 충돌해 상상할 수 없는 큰 화염을 만들고 이 화염의 큰 파편들이 자전하는 지구의 흐름에 따라 전 육지로 퍼져 나간다. 육지에 있는 모든 생물들이 화염에 죽는다. 차마 눈뜨고 볼 수 없는 참혹한 광경이다.



반구체로 생긴 뉴욕 자연사 박물관의 헤이든 극장이다. 의자가 거의 눕듯이 되어 있는 3-D 입체 영화관에서 관람한 <우주의 충돌>의 한 장면이다. 이 영화는 2억 5천만 년 전 지구에서 일어난 일을 입체적이고 생생하게 보여준다. 당시 운석의 대충돌로 지구 상에 존재하는 대부분의 생물들이 죽는 과정을 보여주며 그때 공룡들이 죽어 화석으로 남게 된 사실을 보여준다.


우주에 있는 운석의 수는 모래사장의 모래알만큼이나 많다. 그중 행성의 인력에 이끌려 지구로 접근하는 운석의 수는 많지만 실제로 지표면에서 충돌을 일으키는 수는 아주 적다. 설령 운석이 대기권 안으로 들어왔다 하더라도 운석은 대기층을 지나며 고온을 받아 대부분 불타서 사라진다. 대기권에서 불붙은 운석이 다 타지 않고 지구로 떨어지면 그 피해는 엄청나다. 운석의 충돌 규모가 1km이면 한반도 규모의 크기가 완전히 파괴되며 오랜 기후의 변화를 가져온다. 만약 규모가 충돌 규모가 10km이면 인류 자체가 멸망한다.


다행히 현재 인류가 만든 우주정류장에서 우주선을 보내 중력에 의해 운석을 지구 밖으로 내보낸다는 시나리오로 영화가 끝난다.  



 <박물관은 살아있다>라는 영화로 잘 알려진 뉴욕 자연사 박물관은 전시품 3,600만 점을 소장하고 있는 세계 최고의 자연사 박물관이다. 이곳을 방문하면 침략자로부터 새끼를 보호하기 위해 앞 발을 들고 있는 모습을 실제 화석으로 짜 맞춰 재현해 놓은 12미터 길이의 바로사우로스와 1925년 미국 남부 해안에서 잡힌 150톤이 넘는 암 고래를 재현한 푸른 고래를 감상할 수 있다.  


하지만 뉴욕 자연사 박물관의 진정한 재미는 따로 있다. 박물관을 시대 순으로 관람하면 지구와 생물의 탄생부터 공룡 시대를 거쳐 포유류인 인간의 진화까지 한눈에 보여준다.



먼저 박물관 별관인 로즈 지구 우주센터를 방문하면 1층 전시실에 태양계의 항성인 태양과 수금지화목토천해명의 행성을 감상할 수 있다. 줄무늬가 형성되어 있는 토성은 태양계에서 가장 밀도가 작은 행성으로 물에도 뜰 정도라고 한다. 이 행성은 자전 속도가 빨라 표면에 줄무늬가 형성되어 있지만 태양계에서 가장 많은 위성을 가지고 있다. 최근 명왕성은 퇴출되었는데 그 이유는 행성의 크기가 달 보다 작기 때문이다.


로즈 지구 우주센터의 2층에 있는 빅뱅 체험관으로 들어가면 지구의 탄생과정을 보여준다.  



하나의 응축된 작은 점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엄청난 소리와 함께 폭발해 자꾸 커지고 그 과정에서 쿼크가 생겨나고 이로 인해 양자나 중성자 그리고 원자가 생기고 마지막에는 물질이 생겨났으며 이 물질들이 모여서 별이 되는 과정을 생동감 있게 보여준다. 빅뱅 이론을 발표한 허블은 천체망원경을 통해 같은 별자리가 점점 멀어지는 것을 통해 우주가 계속 팽창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내었다.  


지구의 암석과 다른 행성에서 가져온 암석을 조사한 결과 태양계 전체가 만들어진 46억 년 전에 지구가 생겨났다. 태양과 그 주위를 돌고 있는 태양계의 행성들은 거대한 먼지 구름이었는데 이후 굉장한 열과 압력이 발생해 지구가 만들어졌다. 탄생 직후의 지구는 격렬히 불타는 붉은 덩어리였다. 시간이 지나면서 운석의 충돌이 잦아들고 지표면이 서서히 식어가면서 지구에 얇은 지각이 형성되었다.


이제 박물관 본관으로 이동하여 4층에 있는 웰라치 전시실로 이동하여 진화 분류표를 받고 생물의 기원에 대한 영상을 감상하자.


지구가 생기고 약 10억 년 간 지구에는 생물이 살지 않았으며 대기에는 산소가 없었다. 또한 해로운 태양의 자외선으로부터 생물을 보호해 줄 오존층도 없었다. 하지만 지구 내부는 강한 열 때문에 용암과 가스가 형성되어 지구 밖으로 분출되었다. 이와 같은 활동이 반복되면서 뜨거운 수증기가 지표면을 덮었고 이 뜨거운 수증기가 응축되면서 웅덩이를 만들고 점차 강과 호수 그리고 바다가 되었다.


대기 중 산소는 없었으나 물속에서는 생물을 먹여 살릴 여러 가지 유기물이 만들어지며 생명의 출현이 뒤따랐다. 그 후 지구는 물이 풍부해졌고 지표면에는 생명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질소와 수소로 이루어진 대기가 생겼다. 오늘날 발견된 화석층에서 당시 생물의 흔적이 발견되었다.


약 5억 7천만 년 전 고생대에 뼈 없는 생물로부터 몸속에 뼈대를 가진 어류가 처음 생겨났으며 다양한 해양 생물이 번성했다. 어류는 생존을 위해 이빨이 지닌 턱을 발달시켰으며 몸속의 뼈대로 근육을 움직였는데 몸속에 뼈대가 생긴 것은 생물의 진화에서 커다란 사건이었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3억 5천만 년 전 물속의 서식처에서 건조한 뭍으로 옮겨가는 과정에서 최초의 네 발 달린 양서류와 파충류가 탄생했다. 물속에서만 살아가던 어류가 육지로 진출하는 대사건이 일어났다. 이후 항상 따뜻했던 지구의 기후가 변화무쌍해지면서 계절의 구분이 생기자 고생대 말에 파충류의 일부가 냉혈 동물에서 벗어나 초기의 원시 포유류로 진화했다. 지구 탄생 40억 년이 넘어서야 육상동물이 본격적으로 번성하기 시작했다.


이제 박물관 4층에 있는 웰라치 전시실로 이동하여 약 5억 7천만 년 전에 생긴 척추동물부터 인간이 포함된 포유류까지 진화과정을 차례로 살펴보자.


전시실 곳곳에는 진화 분류표에 따른 생물의 분류와 특징을 알려주는 안내판이 있다. 진화 분류표의 번호 순서대로 관람하면 인류 이전의 생물부터 포유류의 탄생까지 그 흐름을 한눈에 볼 수 있다.  제일 먼전 척추동물의 기원 전시관으로 이동하면 이빨이 생긴 턱과 근육을 움직이는 초기 동물의 형태를 감상할 수 있다.  



다음으로 동물의 진화 단계 중 양서류와 포유류에 포진해 있는 공룡 전시실을 감상하자.    



공룡의 진화의 출발점은 엉덩이에 구멍이 생긴 것으로부터 시작한다. 이로 인해 양서류의 거북이나 도마뱀처처럼 다리가 옆으로 뻗은 원시적인 걸음이 아니라 몸 아래에서 효과적으로 다리를 움직일 수 있었다. 다음으로 3개의 발가락이 생겨 신속하게 이동하는 것은 물론 먹이를 포착할 수 있었다. 그리고 턱으로 난 치열이 뺨 안쪽으로 생겨나 볼에 잎을 물고 보다 효과적으로 씹을 수 있었다. 이러한 과정에 이빨에 매끄러운 감촉과 광택이 나는 에나멜이 형성되었다. 많은 진화 단계를 거쳐 지구의 주인으로 우뚝 선 공룡들이 지구 상에 사라져 화석으로 남게 된 이유는 앞서 보았듯이 대 운석 중 하나가 자전하는 지구와 충돌해 멸종되었다는 것이 대부분의 과학자들의 생각이다.  


공룡이 자리를 비운 지구 상에 대량 멸종에서 살아남은 포유류가 새로운 강자로 등장했다. 당시 포유류는 쥐만 한 크기로 주로 땅 속에서 활동하여 지구 재난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다. 포유류 중 400만 년 전쯤 되어서야 비로소 오늘날 사람과 같은 유인원의 공통 조상인 영장류가 진화해 지구 무대 위로 등장했다. 이러한 사실을 포유류 전시실에서 확인할 수 있다.



포유류 전시관은 디오라마 기법으로 다양한 동식물을 그 시대에 맞는 환경과 함께 그대로 재현해 박물관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곳이다. 디오라마 기법이란 당시의 자연환경을 마치 무대 장치처럼 그림이나 조형물을 이용해 배경으로 만들고 그 안에 동물을 박제로 만들어 동물원에 와 있는 듯한 효과를 나타내는 것을 말한다.


이제 2층 인류 전시관으로 이동하여 인류의 진화를 알아보자,



남녀 침팬지가 즐거운 모습으로 데이트하는 장면을 조각한 전시물이 있는 인간 생물관 전시실은 인류의 진화과정을 시대별로 재미있게 전시해 놓았다. 인류 진화의 시발점은 영장류 가운데 보노보와 침팬지로 이들은 인간의 DNA 염기와 95 퍼센트 일치하며 대략 650만 년 전 집단을 이루어 상호 커뮤니케이션을 중요시하며 살았다. 이후 처음 인류인 오스트랄 피테쿠스가 300만 년 전에 출현하였는데 이들은 도구를 사용하였다. 오스트랄 피테쿠스는 손재주 있는 사람이라는 뜻이다.


다음으로 똑바로 서서 걸었다는 뜻의 이름을 가진 호모 에렉투스가 50만 년 전에 나타났으며 이들은 아프리카와 유럽 그리고 북경 등지에서 골고루 분포했다. 중국의 유적지에서는 이들이 불을 사용한 흔적이 발견되었다. 또한 그들은 동굴 생활을 하였으며 돌도끼와 돌칼을 만들어 사용했다. 다음으로 호모 사피엔스는 약 15만 년 전에 출현한 것으로 사냥과 식물 채집을 하였다. 이들은 여름에 천막을 쳤고 겨울에는 오두막을 지었다. 마지막으로 4만 년 전에 출현한 호모 사피엔스 사피엔스는 슬기로운 사람이라는 뜻으로 예술 활동을 하였는데 이것이 사람과 동물을 구분하는 가장 중요한 점이다.  


뉴욕의 자연사 박물관은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는 거대한 무의 공간에서 우주의 빅뱅으로 지구가 탄생하고 생물체가 출현하였으며 생물체의 진화로 인한 인간이 탄생하는  과정을 과학적이며 쳬계적으로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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