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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손봉기 Nov 17. 2020

뉴욕 여행 1

세계 경제와 문화의 중심지

뉴욕은 세계에서 가장 풍요로운 도시이다. 이 곳을 다녀가는 관광객이 하루 400만 명이 넘고, 1년에 1억 명이 넘는다. 하지만 뉴욕은 언제나 상쾌한 공기로 싱그럽게 빛나며 현대적인 세련미를 뽐낸다. 뉴욕 하면 가장 먼저 떠 올리는 것이 타임스퀘어이다. 타임스퀘어에 있는 네온사인 광고비가 하루에 1억원이 넘는다고 하니 가히 이곳을 자본주의 꽃이라 할 수 있다.


1904년 뉴욕 타임스의 본사가 이 곳에 들어오면서 타임 스퀘어로 불리게 된 이곳은 1980년 대까지 성인영화관과 성인용품 상점 그리고 스트립스 공연장이 즐비한 범죄 소굴이었다.



하지만 1899년 오스카 해머슈타인이 이곳에 최초로 극장을 세우면서 브로드웨이 공연문화가 시작되었다. 이후 타임스 스퀘어와 인근 지역은 공연장과 극장 그리고 상점과 음식점 등이 집중되어 미국에서 가장 번화한 거리가 되었다.



타임스퀘어는 어느 한 지점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브로드웨이와 7번가 그리고 47번가 등이 만나는 지역을 말하는 것으로 24시간 꺼지지 않는 화려한 LED 전광판과 전 세계에서 몰려든 관광객들로 활기를 띤다. 관광객들을 위해 만든 광장의 빨간 계단에 앉아서 반짝이는 광고판과 발 디딜 큼 없이 몰려든 관광객을 보고 있으면 그제야 여행자는 자신이 뉴욕에 왔다는 사실을 실감한다.


다음은 월스트리트로 이동한다.



1609년에 영국의 항해가 헨리 허드슨이 네덜란드 서인도 회사의 명령을 받아 신대륙을 탐험하면서 현재의 뉴욕이 있는 아메리카 대륙의 동부에 도달하였다. 그 이후로 네덜란드 이주민들이 증가하면서 이 곳을 뉴암스테르담이라 불렀다. 하지만 이 곳에 살고 있었던 인디언들이 뉴암스테르담을 습격하고 공격하였으며 이에 당시의 총독은 이를 막기 위해 커다란 울타리 벽을 설치했다. 이후 세월이 흘러 울타리 벽은 사라졌지만 이 곳은 영어의 벽의 의미를 지닌 월 스트리트로 부르게 되었다.



월스트리트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곳이 뉴욕 증권거래소이다. 이 곳에 오면 수많은 사람들이 헤드셋을 낀 채 소리를 지르고, 손에 종이를 든 채 일하는 모습을 누구나 떠 올린다. 1년 365일 뉴스에서 경제소식을 전할 때마다 등장하는 이 곳은 2차 세계 대전 후 미국이 초 강대국으로 떠오르면서 두각을 나타냈으며 현재까지 전 세계 경제의 중심지로 역할을 하고 있다.


월가의 랜드마크로 <돌진하는 황소> 동상이 있다. 황소상의 뿔과 고환을 만지면 큰 부를 얻는다는 속설이 있어서 사람들이 하도 만져 반질반질하게 빛나고 있다.



생명력과 번식력이 좋은 황소는 적을 향해 공격할 때 뿔을 들어 올려 돌진하는데 이를 증시에서 불 마켓이라 부르며 상승장을 의미한다. 이에 반해  베어 마켓은 끝없이 추락하는 약세장을 의미한다. 18 세기 초 보스턴에서 열리던 곰 가죽 시장에서는 가끔 물건이 동나면 영악한 상인들은 가죽은 며칠 뒤에 주겠다는 조건을 달아 곰의 가죽을 미리 팔았다. 하지만 가죽 값이 비싸지면 곰 사냥꾼들이 더 열심히 사냥하여 가격은 곧 다시 떨어진다. 상인들은 비싼 값에 미리 판 곰 가죽을 싼 가격에 고객들에게 팔아서 이득을 보았다. 그 이후 베어마켓은  공매도를 하는 투기꾼이라는 뜻을  가지게 되었다.



2017년 3월 뉴욕의 한 금융사에서 여성을 날을 맞이하여 황소상 앞에 소녀상을 세웠다. 여성의 유리천장을 비판하고 여성의 리더십 증진을 표현하기 위해 설치한 소녀상의 제목은 <SHE>이며 그 아래 <SHE makes a difference>라고 쓰인 원판을 설치했다.


본래 황소상은 힘과 자유를 상징하는데 이 소녀상 때문에 마치 황소상이 차별과 권력을 상징하는 모습처럼 되어버렸다는 비판으로 이후 황소상은 뉴욕 증권거래소와 더 가까운 위치로 이전하였다고 한다.


다음으로 그라운드 제로로 이동하자. 그라운드 제로라는 이름은 원래 핵무기가 폭발한 바로 아래나 위를 뜻하는 용어였으나 이후 대 재앙의 현장을 가리키는 말로 사용된다.



그라운드 제로에 도착하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이 새로 지워진 월드 트레이드 센터이다. 기념비적 성격을 가진 102층짜리 초고층 건물은 이집트의 오벨리스크나 거대한 칼을 연상시킨다. 이 건물의 바닥면적은 가로 세로 모두 61m로 20층까지는 정사각형 형태의 튼튼한 콘크리트 벙커로 만들어져 있어 차량을 이용한 테러 공격에 대비하였다. 또한 건물은 20층에서부터 정사각형이 서서히 8 각형으로 변화하지만 정상은 다시 정사각형으로 건축되어 새련된 아름다움을 자랑한다.


건물의 높이는 앞서 무너진 쌍둥이 빌딩과 같이 1776피트(541m)로 이는 미국이 독립한 해를 상징한다. 초고속 엘리베이터를 타고 102층 전망대에 오르면 뉴욕 맨해튼이 한눈에 내려다 보인다.   



9.11 테러로 붕괴된 두 개의 쌍둥이 빌딩이 서 있던 자리에 초 대형 폭포 2개가 있으며 그 안에 각각 거대한 구멍이 있다. 쌍둥이 빌딩인 세계 무역센터가 무너진 자리를 파서 정사각형의 구멍으로 물이 쏟아져 내리며 폭포를 이루고 있다. 빈 공간은 한 때 그 자리에 서 있던 건물과 테러로 목숨을 잃은 희생자들의 부재를 상징한다.


2,983명의 희생자 이름은 원래 폭포 아래에 새겨질 예정이었으나 무덤에 묻힌 것 같다는 유족의 의견을 들어 두 개의 폭포를 둘러싼 난간에 새겨 놓았다.  


남쪽 폭포 뒤로 박물관이 보인다.



박물관 안으로 들어오면 테러 당시의 모습을 생생하게 볼 수 있다. 박물관에는 생존자들이 대피할 때 이용했던 계단과 불에 탄 소방차 그리고 녹아버린 건물 잔해까지 사건 당시의 모습을 고스란히 전시해 놓았다.



희생자 2983명의 이름과 사진 그리고 프로필이 전시돼 있는 갤러리엔 정적만이 흐른다.



그라운드 제로에 있는 오큘러스 지하철 역은 세계무역센터 역의 또 다른 이름으로 하루 25만 명의 통근객이 오고 가는 뉴욕에서 가장 큰 환승역이다. 어린아이가 두 손으로 새하얀 새를 받쳐 날리는 모습을 형상화한 지하철 역의 외부는 테러 희생자를 기리는 마음을 표현한 것이다.


오큘러스 내부로 들어가면 타원형 구조로 가운데에는 커다란 광장이 있고 양옆으로 고급 브랜드 숍들이 줄지어 서 있다. 뼈만 남은 커다란 고래 배 속에 들어와 있는 것처럼 느껴지는 내부는 매년 9월 11일 추모행사가 열릴 때면 유리창을 열어 눈을 뜬 모습을 연출한다. 오큘러스는 라틴어에서 유래한 단어로 눈이라는 뜻이다.


그라운드 제로의 기념 폭포와 박물관 그리고 오큘러스로 이어지는 모습들은 미국인들이 좌절에서 희망으로 나아가는 의지를 담고 있다.    


오늘의 마지막 일정으로 브루클린 다리로 이동한다.



1883년에 완공한 브루클린 다리는 길이가 무려 1,825m로 세계에서 가장 긴 현수교로 도보로 다리를 건너는 것이 가장 낭만적이다. 바닥이 나무로 된 다리를 건너면 미국을 대표하는 영화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메리카> 의 포스터에 나오는 장소가 나온다. 이것에 도착하면 여행자들은 사진 찍기에 여념이 없다. 사진의 백미는 다리 사이로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을 넣어서 찍은 것이다.



뉴욕에서 처음 보는 맨해튼의 야경을 보기 위해 맨해튼이 한눈에 보이는 브루클린 하이츠로 이동한다.



어둠 속에서 불을 밝히는 맨해튼의 마천루는 상상할 수 없을 만큼 아름답다. 황홀한 마천루의 빛에 눈이 먼 여행자는 이기적이면서도 지적이고 탐욕스러우면서도 아름다운 뉴욕을 응시하며 깊은 상념에 빠질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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