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동 용궁사
과거에 매달리지 말고, 미래를 원망하지도 말라.
과거는 이미 사라졌고, 미래는 아직 오지 않았다.
부산 여행의 필수 코스라고 불리는 용궁사를 찾았다. 차에서 내려 입구로 들어서자 길 양가로 십이지상과 일주문이 나온다.
자축인묘 등 시간을 상징하는 12가지 동물을 사람 모습으로 표현한 십이장상은 갑옷을 입고 큰 칼을 잡고 잡귀로부터 절을 보호한다. 사찰의 출입구이자 성과 속을 하나로 이어주는 일주문은 진리의 세계로 들어오는 사람들을 환영한다.
일주문을 지나자 108가지의 번뇌가 사라지고 정신이 맑아진다는 108 계단이 나온다.
바다로 이어지는 108 계단의 석등을 따라 한발 한 발 내려서자 마치 용궁으로 가는 듯 신비롭다.
108 계단 끝에는 부처님의 16명의 제자가 조각되어 있는 나한상들이 있고 그 앞으로 세 개의 작은 연못이 있다. 연못에 동전을 던져 넣으면 소원이 이루어진다는 전설에 연못과 그 주위로 동전이 수북하다.
연못 위에 있는 용문 석교를 지나자 진신 사리탑이 바다를 배경으로 서 있다.
3층 석탑으로 이루어진 진신사리탑은 1997년 스리랑카에서 모셔온 부처님의 진신사리 7 과를 봉안하고 있다.
바다를 배경으로 하는 진신 사리탑의 아름다움에 한참을 빠져 있다가 돌아서니 위대한 영웅을 모시는 대웅전이 우뚝 서있다.
대웅전의 처마를 장식하는 단청은 나무로 만들어진 처마를 벌레로부터 보호하고 부식을 막으며 건물의 위엄을 보여준다.
특히 봄과 용을 나타내는 청색과 새와 여름을 나타내는 적색 그리고 가을과 호랑이를 상징하는 백색과 겨울과 현무를 나타내는 흑색으로 장식되어 세상에서 가장 화려한 장식을 보여준다.
대웅전 안으로 들어가면 중앙에 석가모니 부처님의 조각상이 있고 오른쪽으로는 지혜의 상징인 사자상을 밑으로 둔 문수보살과 왼쪽으로 덕을 상징하는 코끼리상을 밑으로 둔 보현보살이 보인다. 그리고 그 뒤로 불경 속 수많은 인물들이 담겨 있는 탱화가 보인다.
유럽의 성당처럼 우리나라의 절 장식 역시 건축물과 조각 그리고 회화로 이루어져 있다.
대웅전을 나와 외벽을 보니 부처님의 일생을 한글 설명과 그림으로 보여준다.
벽화에는 부처님이 태어나서 용으로부터 물세례를 받는 모습부터 인간의 생로병사를 본 후 출가를 하고, 왕이었던 아버지의 회유와 세명의 아름다운 여인을 유혹을 물리치고 깨달음을 얻은 후 누워서 열반에 드는 모습을 차례로 보여준다.
대웅전 옆에 부처가 열반한 모습을 보여주는 광명 와전불이 있다.
옆으로 편하게 드러누운 채 열반에 드신 부처님의 모습에서 깨달은 자의 여유와 편안함이 묻어난다.
대웅전에서 내려와 관음상을 보기 위해 오른쪽으로 돌아가면 용궁단과 포대 보살상 그리고 쌍향수불이 차례로 나타난다.
산신각인 용궁단은 바다의 용왕을 숭배하는 것으로 산사에 있는 절에서는 호랑이를 숭배한다
용왕단 옆으로 보이는 포대 보살상은 10세기에 중국에 실존했던 정흥대사의 조각상으로 그는 평생 누추하게 입고 떠돌아다니며 자루에 시주받은 것을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며 어려운 중생들을 도왔다.
이후 배가 나오고 얼굴이 후덕하여 복을 부르는 상으로 많은 사람들로부터 사랑을 받고 있다.
두 그루의 멋진 향나무 사이에 있는 쌍향수불에는 약사여래불이 있다. 약사여래불은 중생의 마음과 유체적 병고를 치유해 주시는 부처로 이곳이 터가 좋고 영험하다 하여 많은 불자들이 찾는다.
쌍향수불을 지나 계단을 따라 오르면 거대한 해수관음보살이 나온다.
해수는 바다를, 관음은 관세음보살의 약칭으로 세상 고통의 소리를 들어 중생을 구제하는 보살을 말한다. 해수관음보살은 항상 큰 바닷가 외로운 곳에 상주하는 보살로 깨달음을 얻어 부처가 될 수 있었으나 중생들의 고통을 외면하지 못해 보살로 남았다.
관음보살은 어리석고 고통받는 사람들을 구하기 위해 스스로 속박을 가져 자비를 실현하는 보살이 되었다.
중생들은 힘들고 외로울 때마다 나무 관세음보살을 외치며 자신들의 고난을 이겨나갔다.
말할 수 없이 큰 사랑을 가진 관음보살에 위로받으며 해안 산책로를 걷는데 길 끝에 살아 있는 생물을 자신의 터로 돌려보내는 방생터가 나온다.
방생터 중앙에 몰려오는 파도에 조금의 미동도 없이 깊은 생각에 빠진 지장보살이 보인다.
지장보살 역시 득도하여 부처가 될 수 있으나 지옥중생을 모두 구제하고자 보살로 남아 중생들에게 자비를 베푸는 보살이다.
바다 위에 떠 있는 해동 용궁사는 천혜의 아름다움과 부처님의 자비 그리고 관음보살과 지장보살의 중생에 대한 큰 사랑으로 이곳을 방문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위로와 희망을 전한다.
나무 관세음보살
관세음보살에게 귀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