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의 노래
후배가 오랫동안 노력 끝에 중고 마켓에서 만년필을 구입했다고 연락이 왔습니다. 디지털로 로봇이 외로운 부모님과 끝말잇기를 하는 세상에서 만년필을 왜 구입하냐고 물었습니다.
술집을 경영하고 인테리어를 했으며 뷔페에서 요리사를 하고 조정래의 한강에 빠졌던 그는 최근에 구입한 김훈의 <칼의 노래>를 필사하고자 만년필을 구입했다고 합니다.
필사를 하려는 목적이 무엇이냐고 물으니 자신이 평생 간직한 한 줄을 적기 위해서라고 합니다.
평생의 한 줄이 무엇이냐고 다시 물으니 모르겠으며 찾고 있는 중이라고 말합니다. 그리고 만년필을 구입한 또 다른 이유로 먹고사는 일상에 무너진 자신을 지키기 위해서라고 부연합니다.
후배 이야기를 들으면서 만년필을 하나 구입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세상의 행복은 너무 멀리있고 자신의 운명에 대한 사랑만이 남아 있는 현실을 서로 확인하며 헤어졌습니다. ㅋ
오늘은 다행히 술이 취해서 쇳소리가 나는 이명 없이 평안한 잠을 잘 수 있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