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일상여행

마지막 광대

연출가 또는 예술가

by 손봉기

1889년 파리 만국 박람회 당시 세관원을 하면서 한 번도 미술을 공부하지 않았던 루소가 그린 자화상에서 그는 광대처럼 우습고 크게 그려진 모습으로 만국 박람회 당시 들어왔던 각 국가의 깃발이 펄럭이는 배와 조각 같은 구름 아래에 우뚝 서 있다.


그 뒤로 당시 처음으로 만들어진 철교와 애드벌룬이 새로운 세상이 도래했음을 보여주고 있다.


루소는 자신이 예술가라 생각하면서 자신의 느꼈던 세상을 그려나갔지만 사람들은 그 우스꽝스러운 모습에 그를 무시했다. 하지만 세월이 흘러 오늘날 예술의 중심지 파리에서 그는 최고의 예술가의 반열에 올라있다.


작품에서 모든 배경을 무시하고 거인처럼 우뚝 서 있는 그의 모습과 팔레트에 감긴 강렬한 엄지 손가락 그리고 오른손에 든 붓이 그의 부라린 두 눈과 함께 화가의 자부심을 강렬하지만 동화처럼 순수하게 보여주고 있다.


여행업에서 25년을 일하면서 그 끝에 무엇이 있냐고 묻고는 여행을 통해서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주어서 행복했다고 스스로 대답한다.


또한 여행자들이 여행에서 주인공이 될 수 있도록 세심하게 배려하고 가이드한 결과 여행자들의 얼굴에 만족의 미소가 떠오를 때 가장 감동적이었다고 생각한다.


여행 가이드는 루소처럼 여행자들의 마음을 헤아리고 그 욕구를 만족시키는 연출가이자 예술가이다.


바람 부는 들판에 흔들리는 꽃처럼 각자의 사연과 아픔을 가지고 오는 여행자들에게 바람같이 없는 듯 함께 있어주고 여행지에서 만나는 아름다움을 함께 공유하며 낯선 길에서 결국 스스로가 가장 아름다우며 소중하다고 느낄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여행 가이드의 일이다.


내가 살고 있는 현재에서 여행 가이드가 연출가나 예술가가 못 된다면 루소처럼 광대는 되어야겠다. 그 과정에서 내가 나를 사랑하고 여행업을 꿈꾸는 미래의 세대와 꿈을 나눌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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