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일상여행

안녕

by 손봉기

우피치 미술관의 보티첼리와 미켈란젤로 그리고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그림 해설을 들으면서 아침을 시작한다.


구청의 유럽 강의 때문이다. 전날에 이미 두 곳의 구청을 돌면서 강의한 내용이지만 만족하지 못한다.


미켈란젤로의 고귀한 불만이 생각난다.


그는 가족을 비롯하여 메디치 가문 그리고 교황과의 불화 속에 어렵게 작품활동을 하면서도 자신의 작품에 단 한 번도 만족을 느낀적이 없다. 그래서 그는 무덤에 다음과 같은 글을 남겼다.


제발 나를 가만히 있게 해다오.
제발 내앞에서 조용히 해다오.


오늘은 보티첼리의 <비너스의 탄생>을 해설하는데 하품을 하고 문자를 하는 분들의 모습이 보인다. 아직까지 내가 많이 부족해 보인다.


1시간 강의를 하고 휴식시간에 강의를 들으시는 분들에게 양해를 구했다.


다음 달 25일, 유럽 출장 때문에 10회 강의 중 8회밖에 못한다고 말씀드렸다. 보강을 원하신다면 앞으로 강의 시간을 30분 일찍 시작하고 30분 늦게 마치겠다고 하니 대부분이 동의하신다.


강의를 마치고 사무실에서 일하고 있는데 유럽을 3번이나 함께 여행했던 고객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오랜만에 저녁을 함께했다.


며칠 전까지 남편분과 북스페인과 남프랑스를 여행한 그분은 여행 중 고생했던 이야기를 하신다.


저녁을 먹으면서 술이 몇 순배 돌자 처음으로 내 전화부에 기록된 그분의 이름을 보여드렸다.





나 말고 몇 사람이 더 있냐고 물어보셔서 없다고 말씀드리니 그냥 웃으신다.


헤어지면서 올 여름에 북유럽 여행을 함께 하자고 제안드렸다. 여행의 초보에서 만나 여행의 고수가 된 그분들과 이번 여행이 마지막이 될지 모른다고 생각했다.


이제 아름다운 이별을 할 시점인지도 모른다.

헤어지면서 인사를 했다.



고맙습니다.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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