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의 순간
서른 살이 되어서 시작한 유럽여행 가이드를 20년이 넘게 하면서 부초처럼 유럽을 다니다가 코로나로 3년동안 꼼짝없이 한국에 있었다.
그 시간동안 다행히 아버지의 임종을 지킬 수 있었고 불안한 노후를 보내는 어머니와 함께할 수 있었다. 또한 평소에 느끼지 못했던 아내의 사소한 감정부터 아들의 눈물도 보았다. 그 모든 것은 나에게 선물이었다.
최근 다시 유럽을 다녀오면서 유럽의 일상과 한국의 간헐적인 일상중 어느 것이 나의 삶인줄 모를정도로 삶이 다시 흔들린다. 그렇게 살아가는 나에게 5백년전 마키아 벨리의 삶과 그의 이야기가 나를 위로한다.
마키아벨리는 말년에 모든 관직에서 배제되자 동네의 친구들과 싼 포도주를 마시고 소소한 도박을 즐기며 하루를 보냈다. 하지만 밤이되면 옛날 관복을 입고 서재로 들어가 고전에 탐독했다. 그리고 다음과 같이 이야기했다.
너의 별을 따라가라.
가난도 죽음도 두렵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