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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손봉기 Oct 23. 2022

여행의 실무

로마는 하루 만에 세워지지 않았다.

출발 3개월  항공과 숙박을 확보하고 상품을 출시하면서 여행의 실무가 시작된다. 특히 유럽 21 상품의 경우 모객의 윤곽이 잡히고 출발이 확정되면 매우 섬세하고 힘든 실무 과정이 기다린다.


실무 과정의 첫 순서는 런던픽업 버스를 예약한 후 런던에서 파리로 가는 유로스타를 예약하면서 시작한다. 매일 요금이 오르기 때문에 빠르게 예약하면 할수록 수익이 많아지기도 하지만 취소가 들어오면 환불이  안되어 그만큼 수익이 감소하기도 한다.



다음으로 파리에서 스위스, 스위스에서 베니스, 베니스에서 피렌체, 피렌체에서 로마까지 정확한 이동날자와 시간에 맞추어 20명을 내외의 기차표를 예약하고 발권해야 한다.  각 나라별 예약과 결제 시스템이 상이해 몇 번씩이나 다시 예약하고 결제를 해야 하는 지루한 과정이다.


영문이름과 여권번호 등 수 없이 많은 과정을 거쳐 결제 버튼을 누르는 순간 카드 한도가 안된는 등 여러가지 알 수 없는 이유로 결제가 안되면 담당자는 미쳐버린다. ㅎ


하지만 이것으로 실무과정이 끝이 아니다.  다음으로 로마에서 부다페스트 항공을 예약해야 한다.


온라인으로 부다페스트 항공예약은 여권상 영문 이름과 여권번호 그리고 생년월일이 하나라도 틀리면 안 되는 긴장된 작업이다. 또한 매일 요금이 오르기 때문에 피 마르는 작업이기도 하다.


항공 예약이 끝나면 로마 공항과 부다페스트 공항 픽업 작업을 진행해야 하며 이후 부다페스트에서 비엔나, 비엔나에서 프라하 그리고 프리하 공항까지 기차를 예약해야 한다.  지루한 이 모든 과정은 1막에 불과하다.


이동에 관련한 실무 작업이 끝나면 20명 인원의 각 도시별 방문지에 대핸 예약 및 발권을 시작해야한다.



일정에 따른 시간에 맞추어 영국박물관과 루브르 박물관 그리고 베르사유 궁전의 입장권과 입장시간을 예약해야 한다. 다음으로 스위스 페러글라이딩과 피렌체 두우모, 로마 바티칸 박물관까지의 예약을 완성해야한다.  


여행 출발 2주 전이 되면 모객을 마감하고 유럽 왕복 항공권을 발권하게 되는데 그 과정에서 취소가 들어오면 좌석당 취소 수수료를 물어야 하고 새로운 고객의 신청이 들어오면 기존 항공요금의 2배 이상을 지불하며 항공권을 예약하고 발권한다.  


마지막으로 비용은 얼마 되지 않지만 사고가 나면 배상책임이 커서 여행자 보험을 가입할 때까지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다.


실무의 시간이 끝나면 고객에게 입금 요청과 함께 결제를 진행하고 단톡방을 열어서 모임 장소와 시간 그리고 준비물과 환전 등을 공지하면서 인솔자에게 공을 넘긴다.  


인솔자들은 주어진 일정에 따라 매일 돌발적인 변수를 감수하면서 예정된 일정을 소화해야 한다. 예약된 픽업버스가 오지 않거나 파업 등으로 기차 운행이 중단되면 모든 실무가 수포로 돌아간다.


물론 이 모든 업무는 상품기획과 홈페이지 관리 및 마케팅 그리고 상담업무를 담당하는 구성원들의 도움없이는 결코 이루어질수 없다.


여행을 좋아하고 여행자의 만족한 얼굴을 그리지 못하는 사람에게 여행사의 실무는 버티기 힘든 일상이지만 여행과 사람을 좋아하는 사람에게 이 모든 과정은 꿈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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