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한 편의 시

영면(永眠)

어머니! 편안히 잠드소서

by 오래된 타자기


나뭇가지가 흔들립니다.

메마른 나뭇가지

온몸으로 흔들립니다.


그토록 원하시던 길이신가요

사무치도록 그리워하시던 곳인가요


알 길 없는

저승 저 너머 세상

어떤 세상 기다리고 있을지를

도저히 가늠 조차 할 수 없는


길을 떠나셔야 했나요

굳이 옷고름 부여잡고 걸어가셔야만 했나요


세상 하직할 때

준비해 두신 말씀이 고작

형제 싸우지 말고 잘 살라는

부탁이셨던가요


막심한 불효자식

다 내려놓겠습니다

다 비우도록 하겠습니다


당신께서 향한 저 물굽이

해도 안 뜨는 캄캄한 황천길을 향해


머리 풀고

옷을 쥐어뜯으며

짚신마저 집어던지고


따라가렵니다

따라만 가렵니다


펑펑 울어 불어 터진 볼에

불어오는 한기를 뚫고

기어이 당신 가신 저세상

따라만 가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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