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문

『세상을 바꾼 화가 마네』 153화

by 오래된 타자기



15장-8
(1879-1880)



인상파 화가들의 재정 상태는 최악의 상황에 이르렀다. 이를 입증한 것이 드루오 경매장에서 인상주의 작품이 단 두 점밖에 팔리지 않았다는 사실이었다. 온 파리에 인상파 화가들이 파탄 났다는 소문까지 떠돌기 시작했다.


미술품 경매일을 이어가던 에흐네 오슈데는 다시 한번 파탄지경에 이르고 말았다! 이번에는 오페라 가에 위치한 그가 소유한 작품 판매장에서였다. 수중에 있는 돈마저 모두 날린 경우라서 그는 너털웃음밖에 나오지 않았다. “쬐금 돈을 만져봤다”고 돌려 말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그는 다시 한번 법정 소송에 따른 입찰로 남아있던 세 번째 컬렉션들을 모두 처분해야만 하는 상황이었다. 이후에 작품들은 뿔뿔이 흩어질 것이다.


Ernest Hoschedé et sa fille Marthe par Manet.jpg 에두아르 마네(Édouard Manet)가 그린 미술품 중개인 에흐네 오슈데(Ernest Hoschedé)와 그의 딸 마흐뜨(Marthe), 1875.


오슈데는 곤경에서 벗어나기가 쉽지 않다는 걸 깨달았다. 그가 800프랑에 구매한 모네의 「해 뜨는 인상」은 겨우 210프랑에 낙찰되었다. 그가 소유하고 있던 마네의 그림들 또한 도합 500프랑에 낙찰됐다. 뒤랑 휘엘에게서 3,000프랑에 구매했던 작품들이다. 오슈데의 파산은 그에게 목을 매단 화가들 모두에게 사형선고나 다를 바가 없었다. 깊은 좌절감이 그들을 깊은 절망의 구렁텅이에 빠지게 만들고 말았다.


Impression, soleil levant (1872), musée Marmottan Monet.jpg 클로드 모네, 「해 뜨는 인상(Impression, soleil levant)」, 1872, 파리 마르모탕 모네 미술관(Musée Marmottan Monet) 소장 전시.


포레에게 판 작품들의 경우엔 결과가 더 좋지 않았다. 입찰에 부친 마네의 그림 3점은 입찰 가격이 너무 낮아 이를 구매한 이들에게서 포레가 2점을 다시 사들이는 어처구니없는 상황마저 벌어졌다. 3번째 작품도 상황이 호전되지 않기는 매한가지였다.


포레는 그래도 「풀밭 위의 점심식사」를 산 장본인이었다. 「목욕」이란 제목으로 온갖 스캔들을 일으킨 작품이었다. 작품이 처음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지도 어언 15년이 다 되어가고 있었다. 흐르는 세월을 막을 수는 없었다. 센세이션을 일으킨 작품을 마네는 모든 수단과 방법을 다 동원해서라도 기억 속에서 지우고 싶었다. 그것도 한시바삐. 모든 걸 다 잊고 앞을 향해 나아가고 싶은 맘뿐이었다.


1863, Le Bain ou Le Déjeuner sur l'herbe.jpg 에두아르 마네, 「목욕 또는 풀밭 위의 점심식사(Le Bain ou Le Déjeuner sur l'herbe)」, 1863, 파리 오르세 미술관(Musée d’Orsay).


친구들은 어떤 상황일까? 그들과 함께 그림 그리던 때가 눈에 선했다. 그렇다. 이제 그들은 늙고 병들었으며 명을 달리 한 사람까지 생겨났다.


기이하게도 공화정 체제의 정부 들어서 체제를 비방하고 중상 모략한 이의 장례식마저도 국장으로 치르는 아이러니가 속출했다. 마네는 화폭에 그 모든 풍경을 담고 싶을 정도로 감명이 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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