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콘서트 공연장

『세상을 바꾼 화가 마네』 156화

by 오래된 타자기

[대문 사진] 마네, 「카페-콘서트 공연장 스케치」, 파리 오르세 미술관.



15장-11
(1879-1880)



카바레를 함께 드나들던 더 없는 동반자인 말라르메와 함께 마네는 블랑슈 거리에 들어선 스케이트장에까지 찾아갔다. 근심 걱정은 물론 괴로움이나 슬픔 따위조차 한 방에 날려버릴 장면들을 스케치하기 위해서였다.


마네는 그곳에서 한 시간이고 두 시간이고 죽치고 앉아 스케치를 했다. 졸라가 이야기하는 참으로 현대적이고 생생한 묘사가 돋보이는 자연주의 스타일의 작품들이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약간 차가운 느낌마저 불러일으키는 작품들이 이로써 탄생했다.


두 사람은 라이흐호펜 카바레도 드나들었다. 라이흐호펜 카바레는 로슈슈아르 대로에 면해 있었으며, 종업원들 모두가 여자였다! 두 사람은 라이흐호펜 카바레는 물론 몽마르트르 아래쪽 브라스리들이나 카페 공연장들도 찾아다녔다.


이때 완성한 그림이 「라 브라스리」를 비롯하여 「맥줏집 여종업원」, 「선술집 술꾼들」, 「책 읽는 여인」 같은 작품들이다.


15-1 Study for bar at the Folies Bergere, 1882.jpg
15-2 La Serveuse de bocks, 1878-1879.jpg
15-3 Le Bouchon, 1878.jpg
15-4 La Lecture de l'illustre, 1879.jpg
마네가 그린 「라 브라스리」를 비롯하여 「맥줏집 여종업원」, 「선술집 술꾼들」, 「책 읽는 여인」.


마네는 거의 실성한 사람처럼 카페 풍경을 담은 그림들을 그려갔다.


1878-1879, Coin de café-concert.jpg
1878-1879, Au Café, Café-concert.jpg
에두아르 마네(Édouard Manet), 「구석진 테이블(Coin de café-concert)」, 「공연장 카페(Au Café-concert)」, 1878-1879. [1]


향락의 장소들뿐만 아니라 음울하기까지 한 장면들을 담은 그림들을 만약에 전시까지 한다면? 누가 그걸 사가겠는가?


1878, Au café, cabaret de Reichshoffen (Ellen Andrée).jpg 에두아르 마네(Édouard Manet), 「라이흐호펜 카베라 공연장 내 카페 풍경(Au café, cabaret de Reichshoffen)」, 1878. [2]


16-2 Huîtres et champagne, 1878.jpg
16-1 Chanteuse de café concert, 1878.jpg
16-3 Journaliste (Chez Tortoni), 1878.jpg
마네가 카페, 바, 브라스리에서 그린 일련의 그림들인 「굴과 샴페인」, 「가수」, 「토르토니 카페에서 기사를 쓰는 기자」, 1878.


1877, Le Skating.jpg 에두아르 마네(Édouard Manet), 「스케이트장(Le Skating)」, 1877.


마네는 이제 마구잡이로 그림을 그리는 지경에까지 이른 것일까? 카페 한쪽 구석진 곳에 이젤을 세워놓고 그림을 그리다 보니 아픈 다리의 통증은 더 심해져 갔다. 하루 종일 그림만 그리다 보니 쉽게 지치고 피곤해져서 밤에는 잠조차 제대로 잘 수 없는 지경이었다.


결국 아틀리에에 앉아서 그림을 그릴 수밖에 없는 상황에 이르자 파스텔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이 일련의 과정 속에 파스텔 색조와 같은 부드러운 빛으로 완성한 그림이 바로 「가슴을 드러낸 금발의 여인」이다.


1878, La Blonde aux seins nus.jpg 에두아르 마네(Édouard Manet), 「가슴을 드러낸 금발의 여인(La Blonde aux seins nus)」, 1878.


또한 기력이 고갈된 상태에서 몇몇 작품이 탄생하기도 했다. 여자의 살색 피부를 묘사하기엔 파스텔만 한 것이 없었다. 다리의 통증을 떨쳐버리고 지친 심신을 달래기 위해 멋진 여자들과 한바탕 소용돌이에 빠져 들어가는 것만큼 좋은 일도 없었다.


시대가 시대인지라 보들레르 풍을 좋아했던 관계로 마네는 모델로서 완전히 벌거벗은 몸을 한 여자들보다는 주름장식이 된 야하고 멋진 옷을 입거나 목걸이를 한 차림 또는 모자를 쓰고 어깨에 모피나 천으로 된 목도리를 두른 여인네들을 더 선호했다.







[1] 로슈슈아르(Rochechouart) 대로에 자리 잡은 라이흐호펜(Reichshoffen) 카바레 풍경을 담은 그림들로 모두 1878-1879년 시기에 완성한 작품들이다.


[2] 사내 옆에 앉아있는 여인은 모델이자 배우이자 몸 파는 여인이기도 했던 앨렌 앙드레(Ellen André)다. 그녀는 완벽한 몸매를 지닌 여인으로 유명하여 마네를 비롯하여 드가, 르누아르 등 인상파 화가들의 작품 모델을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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